1900년 이후의 미술사: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

한스 하케, 「1971년 5월 1일 현재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 1971년. 인쇄물과 사진 142점, 지도 2점, 차트 6점, 슬라이드.

오랜만에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읽었어요. 그동안 온 신경이 독서모임에 모이다 보니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지루해서 잠시 꾸벅꾸벅 졸기도 했고 지난함을 달래기 위해 영화 감상문도 몇 자 끼적거리기도 했죠. 사실 이렇게 미술사 책을 다시 꺼낸 든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안 돼서 포기해버렸어요. 포기하니 여유가 생기더군요. 물론 포기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미술사 책 보는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미술사를 알겠다는 것이 아니고 책 보는 방법을 이제야 좀 알겠어요.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연대순으로 되어 있고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사진이니 중간에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참 지루했는데 각 연대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주석이 있더군요. 이걸 이제야 알았으니. 저도 참 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고로 〈1968b〉에서 훅 넘어와 〈1971〉로 왔습니다. 앞선 내용이 사진, 텍스트의 관계 그리고 그 둘을 합치는 작업 내용이었는데 오늘 읽은 이야기도 그것과 연결됩니다. 그렇죠. 이렇게 읽었어야 하는데. 들어가는 앞 쪽에 한스 하케의 〈1971년 5월 1일 현재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이라는 전시 사진이 보이네요. 건물 사진이 위에 있고 아래에는 어떤 텍스트가 있습니다. 작아서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군요.

다만, 책에 소개된 몇 문장을 읽어보니 해당 건물은 빈민가에 있고 그것을 소유한 자와 두세 가문의 연관을 추적해 빈민가에 제국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 같아요. 흥미로운 것은 사진과 텍스트의 출처입니다. 뉴욕공공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사실들을 모아서 전시한 거라더군요. 책에는 그게 사진인지 텍스트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 분명하게 적지 않아서 판단이 서질 않는데, 아마도 둘 다 일거라 생각이 드는군요.

해당 전시가 왜 문제가 되느냐. 한 마디로 미술관이 그동안 추구했던 중립성에 반한 행동이라는 거죠. 여기서 중립성은 미학과 관련이 있겠죠. 그러나 하케의 행동은 추한 것을 드러내는 성격이 강합니다. 여러 빈민가에 건물들은 여러 소유주가 있지만 결국 연관을 추적해 보니 한 점으로 모인다는 거예요. 이게 사실인데, 이 사실이 중립성에 맞지 않는다고 본 거죠. 흔히 아름다움을 쉽게 설명할 때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던데, 이게 더 아름답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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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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