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18(스투디움과 푼크툼의 공존)

FINLAND. Village of Naarva. Students of a country school during their recreation. 1948. © Werner Bischof/Magnum Photos

존 케이지. 그가 버섯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전에서 음악(music)과 버섯(mushroom)이 서로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두 단어는 서로서로에게 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단어는 묶여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각하기에 아주 어려운 공현전(共現前)의 방식입니다. 환유적인 것도 아니고, 대조적인 것도 아니고, 인과적인 것도 아닌 공현전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논리성이 없는 연속, 하지만 논리의 파괴를 의미하지 않는 연속. 즉 중립적인 연속. 이것이 바로 하이쿠 모음집의 바탕일 듯합니다.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 변광배 옮김, 민음사, 2015, 75쪽

오늘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봅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에 수록된 여러 말들은 『밝은 방』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비록 바르트가 말하는 ‘공현전’은 하이쿠에 대한 얘기지만, 이번 장에서 말하고 있는 ‘스투디움과 푼크툼의 공존’에 대한 설명으로도 좋을 듯합니다. 서로 “환유적인 것도 아니고, 대조적인 것도 아니고, 인과적인 것도 아닌” 스투디움과 푼크툼은 이렇게 공존함을 말합니다.


※ 1950년 워너 비숍이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촬영한 소녀의 사진이 좋았지만, 매그넘 사이트에서 구할 수 없어 다른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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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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