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20(비의지적인 특징)

카카오페이지에서 매일 한 편 무료 만화를 즐겁게 보고 있다. 즐겁게 보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다. 극 중 암흑가 보스인 주인공 피터팬을 제거하기 위해 비밀스러운 조직, 유다야 신디케이트가 초능력자를 동원해 그를 쫓는 장면이 있다. 무려 초능력자가 등장한다. 소개된 초능력자는 달 뒷면을 촬영할 정도로 상상할 수 없는, 불가능한 능력을 가진 자이다. 그럼에도 피터팬을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하며 애를 먹는다.

초능력은 늘 신비하다. 대게 이런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뜨거운 대화 주제가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지만, 혹시 모른다는 불확실한 판단을 은근히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식할 수 없지만 실재하고 있다고, 아니 실재할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바르트가 정의한 ‘푼크툼’이 불확실하거나, 체계적이지 못해 미신이라는 혹평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능력자가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달 뒷면을 촬영하는 능력이 없어도 달 뒷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푼크툼은 의지적인 사실이기 보다 비의지적인 사실이다. 즉 달 뒷면이 실재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더불어 현실에 있을 법한 일을 바탕으로 푼크툼은 존재한다.

바르트는 이런 비유를 썼다. “오르페우스를 흉내내자면, 사진가가 인도하여 나에게 주는 것을 그 자신이 뒤돌아 보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푼크툼이 사진가의 의도에 의해 의지적이 된다면, 그것은 푼크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지적인 푼크툼은 여덟 조각으로 죽음을 맞은 오르페우스가 된다.


*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조광희 옮김, 열화당, 1986,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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