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22(사후에 그리고 침묵)

점점 책 전체를 둘로 나누면 앞부분에 해당하는 끝 지점이 가까워진다. 관련 있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요즘, 『현상학이란 무엇인가』(그린비, 2011)를 짬짬이 읽고 있다. 더불어 올해는 에드문트 후설이 쓴 국내 번역본을 읽어볼 참이다. 후설 필독서라고 하는 책들은 모두 오래된 책이라 판이 끊겼다.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뒤를 돌아 뭔가를 찾고 싶은데 정작 뒤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없는 셈이다. 어쨌든, 현상학에서 언급하는 ‘환원’, 그것이 바르트가 책 앞부분에서 떠난 출발이자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투디움은 결국 언제나 약호화되지만”* 푼크툼은 그렇지 않다. 푼크툼은 내가 이름 지을 수 없는 것, 은연 중 숨어 있다가 홀연히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그 선명함에도 불구하고 뒤늦게야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푼크툼이다. 이것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지금은 확실하게 ‘이것이다’ 싶은 것이 없다. 그래서 후설 책을 읽고 싶어졌다.


*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조광희 옮김, 열화당, 1986, 54쪽
* 앞의 책,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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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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