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나라보다 살기 안전한 나라

3월 2일,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야당이 진행한 무제한토론이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국회 본회의 통과 소식을 들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무제한토론을 지지한 이들은 허무감에 빠질 새도 없이 4월 총선에서 뭔가 변화가 일길 기대한다.

살기 좋은 나라를 그토록 원했는데 이제는 살기 안전한 나라를 부르짖어야 하니 얼마나 허무한가! 안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러니까 안전은 누굴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 또는 내 가족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도 안전하면 괜찮은지,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안전해야 살기 안전한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은 안전을 보장받아야할 대상에 불평등을 조장한다. 국가가 원하는 목소리를 내는 개인은 안전을 보장받지만, 그렇지 않은 개인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실체가 없는 허상이 실존하는 개인을 감시한다. 이렇게 되면, 개인은 현실에만 존재할 뿐이다.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 현실과 관계할 수 없을뿐더러 다른 이도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결국, 서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 물론,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오직 한 목소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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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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