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과 M과 나는 각자 다른 행성에 살고 있다.

도무지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고 있다. 아마도 지금 내 손가락은 흐트러진 걸 바로잡고 싶은 의지를 실천하는 중일 게다. R은 정원 외 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65일 동안 무단결석을 하면 R은 이제 학생 신분을 벗는다. 물론, 몇 차례 학교에서 오는 통지를 받아야 한다. 또 몇 번 담임선생님에게 확인 전화를 받아야한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R도 M도 나도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사람은 뭔가 하지 않으면 사물 취급을 받는다. 또한 제 몫을 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다. 우리는 사는 동안 저마다 해야 할 몫이 있다. 어떻게 보면, 그 몫은 대부분 고정되어 있다. 그런데 R은 정해진 몫이 아닌 다른 몫을 찾고 있다. 그래서 그런 R을 바라보는 M도 나도 힘들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아직 이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R은 M과 내가 자기를 대할 때 예전과 다른 태도에 당황한다.

지금은 R도 M도 나도 서로 너무 멀리 있어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있다. 마치 저마다 다른 행성 외계인이 된 것 같다. 익숙한 언어가 뒤죽박죽 섞여 전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충돌도 잦고 언성도 높아지고 서운한 감정이 쌓이고 있다. 그럼에도 조금씩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배움은 실패할 것이라는 점이다.

결코, 저마다 달리 의미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제대로 얘기할 순 없다. 설령, 내가 정확하게 다른 이에게 얘기를 전달해도 듣는 이는 그것을 다르게 이해한다. 가끔 서로 이해의 코드가 맞는 경우가 있는데 그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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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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