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과 나 그리고 M의 상태

모처럼 롤랑 바르트의 『텍스트의 즐거움』을 읽는다. 장 폴 사르트르가 메모장에 알파벳순으로 생각을 정리했다고 하는데 바르트도 그와 비슷한 취미가 있나 보다. 『텍스트의 즐거움』은 알파벳순으로 낱말을 만들고 있고 그 자체가 바르트의 생각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오늘 읽은 낱말은 <균열>이다. 앞 장에서 즐거움과 즐김의 차이를 설명했는데 내가 아직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풀어 쓰지 못하고 있다. 즐거움은 쾌락과 연관되어 있으나 즐김은 상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도다. 그렇다고 덧셈과 뺄셈 얘기는 아니다. 안정과 불안이 더 어울린다. 즐거움과 즐김의 말들은 바르트의 『밝은 방』 마지막 말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의 힘을 없애는 방법은 일반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 사진은 안정만 남고 변화는 사라진다. 반대로 불안정한 사진은 변화를 부른다. 그렇다고 무슨 혁명과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흔들림인데, 견고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지금까지 자신을 튼튼하게 지탱한 버팀목이 사실은 자신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바르트는 자신 안에 즐거움과 즐김을 둘 다 추구하는 것은 이중 주체, 변태적 주체라고 말한다.

R은 어떤 상태일까. 나는 어떤 상태일까. M은 어떤 상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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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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