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던 스탠턴: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

브랜던 스탠턴, 『휴먼스 오브 뉴욕』, 박상미 옮김, 현대문학, 2014년

노란 책등에 굵은 검정 글씨가 눈에 띤 사진책이다. 왼쪽부터 시작되는 책등은 제목과 원제목은 고딕체를 사용했고 원제목은 굵게 표현했다. 지은이와 옮긴이는 명조체로 오른쪽 자리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노란색에 뭔가 끌렸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노란색에서 라임 느낌이 떠올랐다. 스무드하면서 톡 쏘는 느낌이랄까.

사진 한 장과 한 문장이, 많게는 몇 문장이 함께 한다. 예전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블로그 형식 같아 굳이 책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 생각만 나열된 문장은 사진을 보는 내내 ‘이것은 이렇게 봐! 저것은 저렇게 봐!’라는 식의 강요로 느꼈다. 그런데 스탠턴의 사진과 글은 분명 블로그 형식이지만 강요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마도 그 말들은 사진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탠턴이 찍은 사진 안 사람들이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착각하게 된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 중이에요. 이건 아니거든요.”

대학 때 인류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교수님이 사람은 ‘성적 이형성’이 크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겉으로 드러나는, 눈에 띄게 다른 차이가 별로 없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손을 들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기는 아주 쉬운 것 같은데요.” “그건 문화 때문이지.” 교수님이 대답하셨다.

“그림자 군단L'armée des ombres이란 뜻의 프랑스어예요.” “그 말이 어떤 의미인가요?” “굉장히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군부대 전체가 날 뒤쫓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죠. 좀 나아졌을 때 깨달았어요. 그때 날 뒤쫓았던 건 ‘그림자 군단’이었을 뿐이란 걸.”

“어떤 애가 어제 학교에 반바지를 입고 와서 교장 선생님이 완전 화가 났어요. 그래서 오늘은 반 애들이 다 반바지를 입고 왔죠.”

“나는 자랄 때 가족이 없었어요. 하지만 매일 학교에 갔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느 날 국어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네가 졸업하면 내가 널 입양하겠다. 내가 세상을 보여주마. 꿈도 꾸지 못한 일들을 하게 해주마.’ 선생님은 그 약속을 지키셨어요. 법적으로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요. 졸업하던 날, 선생님은 내 유일한 가족이었죠. 그 이후로 선생님은 날 어디든 데려가셨어요. 온갖 것을 다 하게 해주셨죠.”

굉장히 다양한 민족이 등장한다. 뉴욕은 원래 이런 곳인가? 한 도시를 수집하듯 찍은 사진책은 무엇보다 그 도시의 문화를 볼 수 있어 좋다. 내가 직접 보는 것보다 이렇게 사진을 통해 보면, 내가 볼 수 없는 어떤 것을 보게 되거나 혹은 보더라도 그저 스쳐지나갈 풍경이 다르게 다가온다. 사진의 매력은 이런 발견이자, 재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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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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