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27(알아보기)

“도대체 꿈속에서는 보는 것일까, 아는 것일까”*라는 바르트의 말이 인상 깊다. 바르트가 쓴 글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바르트가 쓴 글이다. 그럼에도 말이라 하고 싶은 이유는, 고서를 읽는 것은 옛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은 말의 형태일 것이다. 그래서 난 글보단 말이라 적길 좋아한다.

바르트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면서 그것은 어머니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바르트가 사진 속에서 본 어머니는 그가 알고 있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소리다. “때때로 나는 어머니의 얼굴의 한 부분, 코와 이마와의 비례, 팔과 손의 움직임 등을 알아보았다.”** 이처럼 바르트는 부분으로 어머니를 알아보았지만 온전한 어머니의 모습을 알아보진 못했다.

Sisyphys (1548–49) by Titian, Prado Museum, Madrid, Spain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작가는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사르트르는 “지각에서는 대상은 본질적인 것으로, 주체는 비본질적인 것으로 주어진다. 한데 주체가 창조 행위를 통해서 본질성을 추구하고 그것을 획득하게 되는 경우에는 대상이 비본질적인 것으로 되고 만다”***라고 했다. 바르트가 어머니의 사진을 보며 느끼고 생각한 본질로의 다가감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본다는 것은 지각 행위이고 안다는 것은 창조 행위이다. 결국, 바르트는 사진을 보며 어머니를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니까 어머니의 본질을 찾으려 하면 할수록 대상은 비본질적인 것이 되고 만다는 사르트르의 말을 반복해 듣게 된다.


*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조광희 옮김, 열화당, 1986, 69쪽
** 앞의 책, 70쪽
*** 장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1998,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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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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