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텍스트' 현실에서 만난 램프의 요정 지니

양면의 물성이 있는 엽서는 디지털 코드로 변환되어 단면의 물성을 띈다. 물론, 그 물성은 스크린(모니터)을 매개로 한다. 막연히 존재할 것 같으나 볼 수 없는 디지털 코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시화되고 스크린을 통해 물성을 부여받는다. 이러한 변화로 수신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일까? 손으로 종이의 표면을 매만지는 행위는 발신자를 어루만지는 애무와 다를 바 없다. 만약 발신자가 보낸 엽서가 향기가 나는 종이라면 그 향기는 곧 발신자에게서 맡을 수 있는 향기가 된다.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손으로 램프를 어루만지면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나는 마법과 같다.

그러나 디지털 코드가 가시화된 엽서(스크린)를 문지른다고 해서 램프의 요점 지니가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왜 그럴까? 이미 마법은 실현된 상태이기 때문은 아닐까? 스크린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는 세계는 현실이 디지털 코드로 변환되어 산출된 세계이기 때문이다. 마법이 이뤄진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고 램프의 요정 지니를 또다시 불러내려 하고 있는 셈이다. 현실과 가상은 늘 상대적이다. 이미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고 있다. 스크린의 파워를 켜는 행위는 요술램프를 매만지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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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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