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텍스트' 텍스트가 없던 시대의 상상적 사고

“기술적 영상은 장치를 이용해 만들어진 그림이다.” 이것은 빌렘 플루서가 기술적 영상을 정의한 것인데 사진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우리는 사진기를 이용해 사진 그러니까 그림을 만든다. 사진기로 생산된 그림은 실제와 너무도 흡사하다. 우리가 그림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것은 그림 표면위에 있는 어떤 대상의 흔적인데 그것을 통해 세계를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는 것과는 다르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림은 전역사적이고 기술적 영상은 탈역사적이다. 그림은 텍스트가 생기기 전 우리와 세계를 매개했고 기술적 영상은 텍스트 이후에 우리와 세계를 새롭게 매개하고 있다. 개념화에 따른 텍스트 사고를 배제한 그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이미 텍스트 시대를 거쳐 기술 영상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없었던 시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쉽게 그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통해 만들어진 벡터 이미지이지만 손으로 그린 방식과 가장 유사한 이미지라 생각되는 그림이다. 나는 이미지를 보면서 선인장, 산, 태양 그리고 지평선 혹은 사막이라는 낱말들을 떠올린다. 아마도 텍스트가 없던 시대에서 이 그림을 본다면 (대상의 이해여부를 떠나) 나와는 다른 것을 떠올릴 것이다. 즉 선인장이라는 낱말이 아닌 그가 실제 본 선인장을 떠올릴 것이다. 나는 텍스트적 사고를 하고 있으며 텍스트가 없던 시대에 사는 나는 상상적 사고를 하고 있다.

신고

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이미지 맵

    자유학습/이미지와 텍스트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