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법칙, 결과, 사례

가추법이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한 귀납법과 연역법을 조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하다. 귀납 추론은 법칙을 연역 추론은 결과를 도출해내는 추론방식이다. 전자는 경험적 사실로부터 진리 가능성을 따지지만, 후자는 논리적 타당성을 따진다.

귀납 추론은 사례와 결과를 보고 법칙을 도출한다. 귀납 추론의 진리 여부는 늘 경험하지 못 한 사례와 결과에 의존하기 때문에 법칙의 진리를 증명할 수 없다. 연역 추론은 법칙과 사례에서 결과를 도출한다. 법칙과 사례 그리고 결과는 논리적 타당성을 따르며 전제로부터 필연성을 가진 결과를 이끌어 낸다.

연역법(법칙과 사례에서 결과를 도출)

법칙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은 모두 하얗다.
사례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귀납법(사례와 결과를 보고 법칙을 도출)

사례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법칙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은 모두 하얗다.

가추법(법칙과 결과를 보고 사례를 도출)

법칙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은 모두 하얗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사례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움베르트 에코·토머스A 세벅 엮음, 김주환·한은경 옮김,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이마, 2016, 29, 202쪽

책에 소개된 세 가지 추론의 예시를 보면, 과연 이런 사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추론들을 구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법칙, 사례, 결과의 각 내용은 동일하다. 무엇을 근거로 시작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에 따라 추론이 구분된다.

먼저, 귀납법을 살펴보자. 소개된 사례는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이다. 다음 결과는 “이 콩들은 하얗다”이며 두 명제를 통해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은 모두 하얗다”라는 법칙을 추론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주머니에 있는 모든 콩들을 하나씩 꺼내어 확인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철수가 주머니에서 딸기 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물자, 옆에서 이를 보던 영희는 자기도 딸기 사탕을 하나 달라고 철수에게 말한다. 하지만, 철수가 주머니에서 꺼낸 사탕은 딸기 사탕이 아니라 레몬 사탕이다. 영희는 무심코 귀납 추론에 따라 철수의 주머니에 딸기 사탕이 있다고 추론한 것이다.

연역법은 법칙으로 시작한다. 즉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은 모두 하얗다”라는 명제를 시작으로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라는 사례를 이어 붙인다. 두 명제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논리적으로 도출된 “이 콩들은 하얗다”라는 결과는 참이다. 보드 게임을 하면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 법칙은 규칙과 같다. 하나의 기호이다. 인공적이며 자의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보드 게임은 시계 방향으로 차례가 돌아간다. 고스톱은 시계 반대 반향으로 진행한다. 보드 게임에서 참인 진행 방향은 고스톱에서는 거짓이다. 어쨌든, 연역 추론은 명제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두 명제를 통해 절대적으로 필연성을 가진 결과를 이끌어 낸다. 영희가 철수의 행동을 보고, “철수의 주머니에서 나온 사탕은 모두 딸기 사탕이다”라는 규칙을 만들고 “이 사탕은 철수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라는 사례를 들어 결국, “이 사탕은 딸기 사탕이다”라는 결과를 추론할 수 있다. 물론, 영희가 세운 가설이 레몬 사탕이면 도출한 결과는 논리적으로 참일지라도 실제 철수가 가진 사탕은 딸기 사탕이므로 사실이 아니다.

가추법의 시작은 연역법과 같이 법칙에서 시작하지만 결과를 통해 사례를 찾는 것이다. 귀납법과 같이 결과를 통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추법은 경험적 사실인 결과로부터 법칙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닌 사례를 찾는다. 시작은 연역법과 같고 귀납법과 같이 결과를 살펴보지만 결과는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인 사례이다. 귀납법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반복해 동일한 결과를 도출 후 법칙을 이끌어낸다. 연역법은 하나의 가설로부터 시작해 또 다른 가설로부터 결과를 도출한다. 그럼 가추법은 어떤가? 가추법의 또 다른 다음 사례를 보면 좀 더 이해가 쉽다. “주머니 속의 콩은 모두 하얗다”라는 관찰(주 전체의 역할을 담당함)에서 나아가 찬장의 흰 콩 한 줌을 보고 흰 콩이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위의 책,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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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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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 글쓰기 구성이 신기합니다. :)

      • 워드프레스에서는 단 나누기 기능을 지원하는데요. 티스토리에는 그런 기능이 없어서 CSS 속성 가운데 column-count 속성을 이용해 좌우로 펼쳐보이도록 구성했습니다.

        읽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개인 블로그는 이런 맛에 운영하니 나름 괜찮아 보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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