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질문에 따른 관찰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난해해지지만 점점 확실해지는 것도 있다. 왜 저널탐사, 즉 관찰이 중요한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걸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관찰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다. 질서는 아주 작은 균열을 발견하면 혼란으로 인식된다.

사진 작업을 하는 개인 혹은 단체 가운데 사진 작업의 목적이 ‘수집’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최대한 촬영자의 의식을 배제하고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겨 언제 사용될지는 모르지만, 훗날 가치 있는 작업이길 바란다. 꽤 그럴 듯하다. 늘 의문이 드는 것은 ‘의식 배제’의 가능성이다. 촬영자가 의식적으로 의식을 배제하며 무의식적으로 촬영을 하면 무덤덤하고 객관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사실, 아무런 생각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

전제와 중간 결론은 우리 지식의 일부로 존재해 온 것이 아니라 적당한 관찰로 밝혀졌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체 그림의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적당한 질문을 통해서 잠재적 지식의 뭉텅이로부터 전제를 도출해 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중 일부가 적절한 관찰이라는 형태를 띠고 자연을 향해 묻는 질문이 된다. 잠재적 지식의 여러 항목이 반드시 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숨이 있을 필요는 없다. 그저 관찰될 수 있었지만 여태까지 관찰되지 않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움베르트 에코·토머스A 세벅 엮음, 김주환·한은경 옮김,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이마, 2016, 251-252쪽

사진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의미 없는 ‘수집’은 의미 없는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 차라리 의미 없는 ‘수집’을 의미 있는 ‘인식’으로 재인식한 구경꾼이 진정한 촬영자라고 생각하는 게 더 그럴 듯하다. 촬영은 단지 무엇을 찍는 것이 아니다. 왜 찍는지에 대한 질문이 우선이다. 질문에 따라 대상을 관찰 후 촬영한 결과물이 곧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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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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