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R

R은 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친구들이 놀러 왔고 

밤늦게까지 재잘거리며 즐거워했다. 

R은 내가 R 나이 때 했음 직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경험하지 못 한 일을 겪었을 때 

우리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R이 중학교에 다니지 못 했을 때 

나와 M은 당혹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두렵기까지 했다. 


지금 느끼는 편안함은 아마도 

R이 나 그리고 M도 겪었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모른다.



물론 안도감 반대편에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입학을 기다리는 R을 보고 있으면 

R이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상상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우리는 잊고 싶은 어떤 장면이

아무런 이유 없이 불현듯 떠올라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종종 겪는다.

이는 마치 뫼비우스 띠의 서로 다른 면에서

상상과 의지가 무한의 궤적을 

조용히 걷고 있는 듯 하다.



고요한 바다가 무서운 이유는 

파도가 범람하는 성난 바다를 알기 때문이다. 

지금의 평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불안해해도 미래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과거와 같다.

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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