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잘 오던 버스가 오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할 때는 모든 게 멈춰버린다. 초조함에 배가 요동을 친다. 다행스러운 것은 요동의 신호가 배고픔의 신호니 참을만했다는 점이다. 참다 보니 초연해진 것일까? 뛸 법도 한데 뚜벅뚜벅 걸음을 고집했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불안하면 큰일이 아닌가.

계단을 올라 조금은 익숙한 장소에 발을 들여 놓았다. 벌써 꽤 많은 사람이 저마다 구역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아직은 어색하구나. 혼잣말을 해본다.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니 같이 인문학 강의를 수강하는 선생님께서 넌지시 안쪽 자리를 가리킨다.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작은 배려는 큰 힘이 된다.

"배다리 사진 프로젝트 워크숍은 개인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학습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서 공동된 주제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도시인문학을 접목시켰다. 이 프로젝트는 인천의 해안선을 주제로 1년간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 출판, 아카이브를 목적으로 하는 사진창작워크숍 형태의 수업이다.

사진창작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건너야 할 ‘강’ 이를테면 자신의 작품에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취한다. 질문은 다름 아닌 작품의 주제의식이라 일컫는 문제제기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본 과정은 미리 답을 정해놓고 창작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사진공간 배다리' 2014년 창작 워크숍 (해안선 프로젝트) 촬영단 모집”. 사진공간 배다리.

프로젝트의 개요는 이렇다. '해안선'을 도시인문학적 견해를 통해 질문하고 작품의 주제의식을 찾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물론, 사유하는 주체는 나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몫이다. 다양한 사유의 장이 펼쳐지고 그것이 작품으로 도출된다면 아름답지 않겠는가? 주체로서의 '내'가 (모순된 말이지만)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