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16/09 (7)

'이미지와 텍스트' 노동으로써의 편지, 그림엽서 그리고 전보

편지 지금 내가 써내려가는 하얀 공책처럼 편지지에 손 글씨로 써내려간 글은 편지를 받는 이(수신자)를 위한, 수신자만을 위한 말의 흔적이다. 수신자는 편지에 적힌 글씨를 통해 글을 쓴 이(발신자)를 떠올린다. 선명하지는 않겠지만, 수신자는 마지막으로 봤던 발신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편지를 읽는다. 수신자는 발신자가 그의 손으로 쓴 글 표면의 굴곡을 따라 발신자를 만난다. 편지는 단지 말의 흔적이기 보다는 발신자의 신체이자 곧 그 자체를 엿볼 수 있는..

'이미지와 텍스트' 머리말

‘카드’를 접두어로 사용하는 ‘카드뉴스’는 어떤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매체의 한 형식이다. ‘카드뉴스’는 결코 ‘카드’만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뉴스’와 같이 기존에 존재했던 장르, 즉 그것을 설명하는 서술어가 따라붙는다. 앞으로 우리는 19번에 걸쳐 학교 밖 사람들을 대상으로 ‘카드’ 형태를 빌려 ‘교육’을 고민할 것이다.먼저 살펴볼 것은 ‘카드’를 구성하고 있는 그림과 텍스트의 고유한 특성이다. 현실에 기반을 둔 그림과 텍스트가 합쳐지면 현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시작하며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늘 흥분되고 즐거움이 즐김으로 변화되는 사태이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율학습을 지원하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바쁜 일이도 일이거니와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인과 함께 지원한 자율학습이 채택되어 이렇게 첫 글을 쓰고 있다.명칭은 ‘자율학습’이다. 하지만 난 이것을 ‘자유학습’이라 부르고자 한다.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것은 억압으로부터 시작된다. 학창 시절,..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너무도 빨리 역사화 되는 현대의 시간을 말하는 영화 '루시'

우리는 왜 ‘교육’을 받는가? 이를 좀 더 능동적으로 바꿔 말하면, 우리는 왜 ‘학습’을 하는지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루시’는 합성약품이 그녀의 몸을 변화시키기 전까지는 한 개인에 불과했다. 합성약품은 서서히 루시의 모든 기억을 되살리며 감성을 폭발시킨다. 병원에서 뱃속에 있는 합성약품을 꺼내며 어머니와 통화 때 흘렸던 눈물이 아마도 한 개인으로써 흘렸던 마지막 눈물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잠시 뿐, 루시는 점점 감각을 상실하며 마치 로봇과 같..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

‘스몰 토크’라는 형식을 빌린 탓인지 책도 작은 형태이다. 예술에 종사하는 a와 일반인 b의 대화록이다. 예술 내부에서 익숙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a와 예술과는 거리가 먼 b의 대화를 한 쪽에 아래위로 나열하거나 두 쪽에 좌우로 나열했다. 아쉬운 점은 b의 ‘일반인’ 설정이 다소 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책에서 소개된 b는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았고 예술을 좋아하며 예술 내부의 시선을 마뜩찮게 바로 보는 자이다. 즉 a의 시선에서 예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