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탕 비수다 (485)

산곡동 벽화와 고샅

산곡동 길주로 변에 벽화가 조성되었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참여하였고 그들의 땀과 노력이 아름다운 거리를 조성했다. 오래된 페인트를 벗겨 내고 퍼팅 작업으로 벽 틈을 메우는 등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으리라. 게다가 까다로운 타일작업과 더불어 어린 아이와 함께하는 합동 작업까지 있었으니 고충이 컸을 듯하다. 산곡동 (山谷洞, Sangok-dong) "구의 중앙 서쪽에 위치하는 법정동이다. 서구 가좌동과의 경계에 원적산(165m)이 있다. 구한말 부평..

스완네 집쪽으로: 달콤한 사탕

민음사의 「스완네 집 쪽으로」으로는 두 권으로 갈무리된다. 첫 권은 (실제로는 초록 계통의 색이지만) 색이 바랜 탓인지 내게는 약간 헛구역질이 날듯한 민트색으로 보인다. 조금은 두려운 맛이지만 가끔 끌리는 날이 있는 색상이다. 특정한 색상의 이름만으로 맛이나 향을 나타내는 것이 더러 있다. 민트색도 그런 종류 가운데 하나이다. 민트의 향과 맛에 익숙해질 때쯤 나는 두 번째 색상, 그것도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보라색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이때..

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R

R은 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친구들이 놀러 왔고  밤늦게까지 재잘거리며 즐거워했다.  R은 내가 R 나이 때 했음 직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경험하지 못 한 일을 겪었을 때  우리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R이 중학교에 다니지 못 했을 때  나와 M은 당혹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두렵기까지 했다.  지..

밤에 우리 영혼은 날씨 얘기로 서로 의지한다

날씨 얘기만큼 사교적인 것도 없다. 애디와 루이스도 남들과 같이 날씨 얘기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애디 생각에 그들에게 그런 얘기는 별 의미 없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애디와 루이스는 서로나 이웃의 눈치를 보지 않고 빠르게 서로를 알아간다.재미있는 것은 이 날씨 얘기가 서로 떨어지게 되면서 중요한 얘깃거리가 된다는 점이다. 왜 하찮은 날씨 얘기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됐을까? 우리는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같..

선택의 허무감이 밀려오는 영화 인 디 에어

영화가 끝나자 허무함이 밀려왔다. ‘결국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인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나는 뭔가 다른 결말을 바라고 있었나 보다. 인류는 공동체로 생활하며 서로를 지키며 살았다. 밖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협을 공동체의 보호막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밖의 위협보다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협을 더 위협적으로 느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마도 빙헴은 그런 인류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는 자화상인지 모르겠다.그러나 ..

2017년 6월 24일

1 이상이 현실이 되면 더이상 이상이 아닌 것은 명백합니다. 이런 이유로 뭔가 기막힌 생각을 내 몸 밖으로 드러내면 그것은 어색하고 부끄럽고 어찌할 수 없는 요물로 변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다시 예전의 생각 그 자체로 되돌리고 싶기도 합니다. 부활이 과거의 어떤 존재가 다시 현재의 나타남을 말한다면, 요물을 다시 생각으로 되돌리고 싶은 소망은 어찌 보면 부활보다 더 어려울 것 같군요. 2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가 다르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질문에 따른 관찰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난해해지지만 점점 확실해지는 것도 있다. 왜 저널탐사, 즉 관찰이 중요한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걸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관찰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다. 질서는 아주 작은 균열을 발견하면 혼란으로 인식된다. 사진 작업을 하는 개인 혹은 단체 가운데 사진 작업의 목적이 ‘수집’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최대한 촬영자의 의식을 배제하고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겨 언제 사용될..

중등검정고시를 준비하는 R

3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첫 번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예상했던 대로 합격하지 못했고 두 번째 치른 시험 역시 합격하지 못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앞으로 중등검정고시를 대비해 “학교 밖에서 시험은 이렇게 치르는 구나” 정도의 경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부모 속마음이야 그렇지는 않다. 덜컥 붙었으면 얼마나 좋을까.R이 시험에 떨어진 것이 절실한 마음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아직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은 탓인지는 잘 모..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법칙, 결과, 사례

가추법이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한 귀납법과 연역법을 조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하다. 귀납 추론은 법칙을 연역 추론은 결과를 도출해내는 추론방식이다. 전자는 경험적 사실로부터 진리 가능성을 따지지만, 후자는 논리적 타당성을 따진다. 귀납 추론은 사례와 결과를 보고 법칙을 도출한다. 귀납 추론의 진리 여부는 늘 경험하지 못 한 사례와 결과에 의존하기 때문에 법칙의 진리를 증명할 수 없다. 연역 추론은 법칙과 사례에서 결과를 도..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기호학의 두 모습

기호학이란 무엇일까? 어떤 책에서는 기호학이 너무 난해해서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고 하며 꼭 그렇지는 않으니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를 안심시킨다. 또 어떤 책에서는 이런저런 이론을 들어 왜 기호학인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둘 모두 읽기 쉽고 어쩌면 내가 기호학을 알기 위해 알맞은 책일 수 있으나 지금 읽고 있는 책만큼 흥미롭지는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강의 개요는 퍼스의 몇 안 되는 추종자들이 퍼스가 펼쳐 놓은 단서들을 따라가며 서술한 것인데, ..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가추법

송효섭이 쓴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이숲, 2013)을 끝내 읽지 못했다. 위시리스트에 담아 놓았으니 때가 되면 다시 읽게 될 거라 믿는다. 아쉽게도 해당 책은 eBook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음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역시 기호학 관련 책이다. 에코와 세벅이 같이 작업한 책으로 홈스를 기호학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시작부터 난해한 문장이 많지만 다행스럽게도 eBook으로 구매할 수 있어 크레마 카르타로 볼 참이다.1913..

이미지를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유학습의 일환으로 이기원 씨를 초빙해 그의 강의도 듣고 함께 얘기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기원 씨와 세 시간 정도를 함께했는데 좀 더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서로 친밀해지는 시간도 부족했고 서로 몸담고 있는 곳도 달라 같은 방향을 보며 얘기하지 못한 것 같다.『이미지를 본다는 것』은 주형일 쓴 책 제목이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 다른 의미로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가 떠오른다. 존 버거는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