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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질문에 따른 관찰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난해해지지만 점점 확실해지는 것도 있다. 왜 저널탐사, 즉 관찰이 중요한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걸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관찰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다. 질서는 아주 작은 균열을 발견하면 혼란으로 인식된다. 사진 작업을 하는 개인 혹은 단체 가운데 사진 작업의 목적이 ‘수집’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최대한 촬영자의 의식을 배제하고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겨 언제 사용될..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법칙, 결과, 사례

가추법이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한 귀납법과 연역법을 조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하다. 귀납 추론은 법칙을 연역 추론은 결과를 도출해내는 추론방식이다. 전자는 경험적 사실로부터 진리 가능성을 따지지만, 후자는 논리적 타당성을 따진다. 귀납 추론은 사례와 결과를 보고 법칙을 도출한다. 귀납 추론의 진리 여부는 늘 경험하지 못 한 사례와 결과에 의존하기 때문에 법칙의 진리를 증명할 수 없다. 연역 추론은 법칙과 사례에서 결과를 도..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기호학의 두 모습

기호학이란 무엇일까? 어떤 책에서는 기호학이 너무 난해해서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고 하며 꼭 그렇지는 않으니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를 안심시킨다. 또 어떤 책에서는 이런저런 이론을 들어 왜 기호학인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둘 모두 읽기 쉽고 어쩌면 내가 기호학을 알기 위해 알맞은 책일 수 있으나 지금 읽고 있는 책만큼 흥미롭지는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강의 개요는 퍼스의 몇 안 되는 추종자들이 퍼스가 펼쳐 놓은 단서들을 따라가며 서술한 것인데, ..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난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가추법

송효섭이 쓴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이숲, 2013)을 끝내 읽지 못했다. 위시리스트에 담아 놓았으니 때가 되면 다시 읽게 될 거라 믿는다. 아쉽게도 해당 책은 eBook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음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역시 기호학 관련 책이다. 에코와 세벅이 같이 작업한 책으로 홈스를 기호학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시작부터 난해한 문장이 많지만 다행스럽게도 eBook으로 구매할 수 있어 크레마 카르타로 볼 참이다.191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3호: 보이지 않는 가림막

미술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라스코 동굴벽화이다. 구석기 시대에는 문화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배적 생각이, 라스코 동굴벽화 발견으로 사실이 아님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김지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제93호)을 읽는 동안 가장 부러웠던 것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그들의 의식이었다. 국내와 어떻게 달랐을까? 국내에서는 문화재에 가림막을 만든다. 그러니까 문화재라는 공간은 안으로 들..

르몽드 디플로마티그 92호: 투명한 거리 이름들

르몽드 디플로마티그, “파리의 정치적인 거리 이름들”에 소개된 '슈발리에들라바르(Chevalier de la Barre;바르의 수호자)'란 거리가 있는지 Google Map에서 검색하니 쉽게 검색된다. 이 거리명은 1870년대 프랑스 제3공화국 때 생겼고 아직까지 살아남았다. 기사를 읽고 국내 도로명이 떠올랐다. 말 많았던 도로명 일제 정비 얘기는 잠잠해진 상태다. 나는 이 사태가 다른 사태에 묻혔을 것이고 아직 진행 중 일거라 믿는다. 내가 살고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2호: 한가로움의 은밀함

오랜만에 펼쳐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그동안 좋지 않은 일을 연달아 겪어 여유가 없었던 탓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5, 6월호는 포장비닐을 뜯지도 않은 채 간직하고 있었다. 삶이란 무엇일까? 살아가는 의미보다 살아가는 그 자체가 힘들다보니 원론적 질문은 다 부질없어 보였다. 수많은 학자들은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삶, 그 자체를 말하려 했던 것일까? 첫 지면에 소개된 “런던 예술거리의 은밀함”(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2호)에서 아트딜러인 새디 콜스는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1호: 맞춤법 검사에 ‘세월호’ 단어를 추가했다.

문서편집기에 ‘세월호’를 입력하면 수정해야할 단어라며 빨간 밑줄이 표시된다. 뭘 수정하라는 거지? 넌 세월호도 모르니? 참 답답한 녀석이군. 맞춤법 검사/교정에 새 단어를 추가한다. 이제 문서편집기도 세월호를 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답답한 녀석이다. 2주년이 돼서야 이런 생각을 했으니. 세월호 참사 2주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적어도 내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 조금씩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2호: 출발선의 의미는 없다. 이미 누군가는 앞서 있다.

줄리앙 브리고는 “미국 내 홈스쿨링 교육의 확산”(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2호)에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 향상이지만, 반대로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도 교육이라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바로 능력주의다.그가 말하는 교육은 능력주의에 기반을 둔 학교교육제도다. 능력주의는 곧 무한경쟁을 의미한다. 무한경쟁에 밀려난 한 중학생은 자퇴, 엄밀히 말하면 정원 외 관리를 희망한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고민을 묻는다. 또래 학생 혹은 비슷..

사물의 철학: 가로등

함돈균은 “가로등은 가늘고 긴 몸통 위에 빛이 발산되는 머리가 아래쪽으로 구부러진 형상이다. 굽어보는 빛이 낮은 자리로 발산되어 주위를 평등하고 넓게 비춘다.”*고 말했지만 나는 가로등을 보면 ‘소외’가 떠오른다. 내게 있어 가로등은 차도 곳곳에 있는 그것이다. 낮 동안 자동차로 숨겨진 차도는 밤 동안 가로등 빛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도 차도의 존재를 진정 알 수 있는 때는 가로등이 존재를 드러내는 밤일게다. 낮 동안 비추는 빛으로 본 차도는 ..

말하기의 다른 방법: 읽었던 책을 다시 마주하는 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처음 느낀 감동을 다시 마주하는 경우는 드문데 흘러간 시간만큼 내가 달라진 게 이유일지 모른다. 지난 날, 책을 마주하고 있는 나와 지금, 책을 마주하고 있는 내가 같다면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하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그럼에도 다시 책을 꺼내들고 읽는다. 혹시나 처음 읽을 때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나 느끼지 못한 감정이 내가 다시 책과 마주하는 동안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존 ..

이미지의 운명: 불친절한 읽기

맥락이라는 말을 자주 본다. 맥락은 ‘혈맥이 서로 연락되어 있는 계통’을 뜻하기도 하지만 보통 ‘사물이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을 말한다. 책 읽고 쓰기, 그러니까 서평에 나타나는 맥락은 여러 꼭지가 어떤 입장으로 이어져 있는지 살펴봄을 뜻할 것이다. 책 읽는 사람은 이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 읽는 책뿐만 아니라 관련 책도 찾아 읽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언니는 전공자이거나 또 다른 관심으로 책읽기를 시작한 사람일 것이다. 책을 읽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