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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개인주의자가 외친 유레카

사람들은 남의 것을 가질 때보다 자신의 것을 내어 주는 데에 더욱 인색하다. 다시 말해서 남의 것을 갖지 않는 것은 주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살아오면서 법 없이 살고자 노력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 짧고도 짧은 글을 읽다 보니 느끼는 바가 많다. 개인주의가 타락하여 이기주의로 변모하지 않게 나와 삶 그리고 타인을 바라보고 있다 생각했지만, 나의 자만심이었다고 고백한다. 나 혼자 산다면 개인주의자이건 이기주의자이건 ..

니코마코스 윤리학: 노여움에 있어 모자라거나 지나친 사람

휴일, 아이와 아이스크림 쌓기 놀이를 하다 최근에 읽고 있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내용 중 ‘온후함’에 대해 생각이나 그 얘기를 해 볼까 한다. 아이가 심심했는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구석에 처박혀 있던 아이스크림 쌓기 놀이를 꺼내왔다. 이런 게임은 혼자 하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같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옆에서 봐주면서 응원을 하거나 쌓았던 아이스크림이 무너지면 과장연기와 함께 아쉬워 해줘야 재미가 있다. 몇 번 쌓기와 무너짐을 반복하던 아이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도덕적인 덕과 지적인 덕

철학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밑줄을 긋게 되고 질문이나 그것에 대한 나만의 풀이를 적다 보면 한 장을 넘기기가 쉽지않다. 독서의 좋은 습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선사한 소중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 아날로그적이어서 낭만도 있겠지만 나는 디지털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책에 적힌 글씨는 그것대로 의미가 있고 이렇게 온라인에 남는 흔적은 또 다른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모든 좋은 것을 가져야 비로소 보이는 문제

“사실 친구가 없다면 다른 모든 좋은 것들을 가졌다 하더라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시작으로 오늘은 ‘우애’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한다. 최근 나에게 생긴 큰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과의 관계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본다면 ‘사랑’이다. 앞서 소개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친구와의 우정을 최고의 선(善)으로 말했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은 사랑을 ..

맹자: 잔혹하고 우매한 두 군주

『맹자』를 읽다 보면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 자주 등장한다. 두 임금은 중국의 신화 속 군주로 훌륭한 군주를 가리켜요순과 같다고 말하며 성군(聖君)을 칭송한다. 나는 요순(堯舜)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해 공자 또는 맹자가 자주 언급함은 그리 탐탁지 않지만 이루 상 편의 ‘7 ˙2 요순의 도로써 나라를 다스려라’에서 맹자가 말한 다음 구절은 마음에 와 닿는다. 백성에게 포악하게 구는 것이 심할 경우는 군주 자신은 시해당하고 나라는 망하게 되..

맹자: 고전을 읽는 이유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많으니 그 이유도 다양할 듯하다. 자기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소설을 읽기도 한다. 시도 한 편 읽는다면 또 즐겁기만 하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문장을 읽어 내리며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문도 생기고 질문도 생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의문과 질문에 대한 답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읽고..

니코마코스 윤리학: 행복을 추구하는 올바른 방법은 중용에 다가감이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기존 10부에서 6부로 줄여 출간된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홍석영 풀어씀, 풀빛, 2005년)은 나와 같이 인문학 또는 철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입문 초보자에게 적절한 지침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철학에 흥미가 생겨 이런저런 문헌을 읽었지만 이해했다니 보다 머리가 복잡해졌다는 결론이 더 컸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했던 머리와 심란했던 마음이 다소 진정됨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하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우리가 지금보다 더 즐겁게 살아갈 방법을 알게 된다면,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 기뻐하는 기분 따위는 자기 자신 안에서 깔끔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타인에게 고통이 되는 것을 생각해내는 일도 아예 사라질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016-4-7 R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요즘은 어떤 얘기든지 R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몸은 이미 성년이지만 생각이나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다. R의 친구는 ..

프리드리히 니체는 넉넉한 삶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을 알고 있다.

나를 풍요롭게 해줄 대상을 찾지 말고, 나 스스로가 풍요로운 사람이 되려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의 능력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자 풍요로운 인생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2016-4-7 R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라 책을 건네줬는데 다행히 잘 읽어다는 답이 돌아왔다. 비슷한 책이 있으면 또 건네 달라는 말과 함께. 지금 R은 어떤 대상이 아닌 자신 안에서 즐거움 혹은 즐김을 찾고 있다. 아직 R은 그..

함돈균의 <사물의 철학> 중 ‘부채’를 읽고

함돈균의 〈사물의 철학〉 중 ‘부채’ 생각이 흥미롭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명사이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이 손으로 움켜쥘 수 있는 물건처럼 어딘가 놓여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희망은 ‘아직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발적 의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순간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공중의 부채 바람, 한 순간의 반짝이는 자기 각성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129〕 앞서 ‘복권’이 네잎클로버(행운)의 다른 해석이라면 ‘부채’는 ‘희망’의 다른 ..

기호학이란 무엇인가: 텍스트

도대체 ‘텍스트’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늘 궁금했다. 김경용은 기호학 입장에서 텍스트의 다양한 개념을 설명하고 또 다양한 의미를 말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텍스트는 의미 창출의 모반 matrix”〔175〕이다. 모반 그러니까 매트릭스는 ‘저자의 죽음’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자궁의 의미와 가깝다. “기호학에서는, 기호의 조직원리를 코드 code라고 부르고, 코드에 의해 생산된 산물을 일반적인 말로 텍스트 text”〔15〕라 한다. 코드에 의해 ..

기호학이란 무엇인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제4장 현실의 축조〉 부분인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는 기호를 통해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음을 말한다. 현실을 축조하는 데 사용된 수단은 이미지, 범주, 은유, 환유다. 해당 수단의 자세한 설명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다음 구절이다. “이것은 마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가라앉아서 거의 공리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그런데 포스트모던 시대라는 오늘에 와서 이것이 아직도 유효한가 하는 심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