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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미 요시히로, 이케다 신: DANCE EARTH, 움직여라! 그것이 시작이다

여행작가 이케다 신과 그룹 EXILE의 멤버, USA(우사, 본명: 우사미 요시히로)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여행, <DANCE EARTH>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여행, 이것의 시작을 알리는 ‘발구름’이다. ‘춤’에 관련된 여행 이야기니 그 춤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할 듯하다. 책의 여러 곳에서 지은이가 언급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애리조나의 인디언, 주니(Zuni)족의 ‘Ghost Dance’에 대한 것이다. 죽은 자와..

롤랑 바르트: 밝은 방, 세 개의 방

인간의 의식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다. 대상이 되는 인간 혹은 사물에 대한 지각, 욕망, 이해 등의 의존적 방식으로 존재한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에서는 이런 인간의 의식을 대자라고 하며 의식 밖에 있는 것,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을 즉자라고 한다. 카메라는 그 자체로 존재하며 인간의 의식 밖에 있다. 그것을 침범할 수 없고 그것은 욕구가 없다. 그러므로 '즉자'를 뜻한다. 바르트가 말한 유령 즉, 사진 찍히는 자는 의식을 가진 대자 존재이다..

노순택: 사진의 털, 룩(Rook) 앤 룩(Look)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할 때쯤, 만나게 된 책이 사진작가 노순택의 <사진의 털>이다.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감에 따라 내 마음은 요동치고 두렵기까지 했다. 빨리 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그저 책장을 덮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원하고 또 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사진은 잔잔하다. 수 없..

노순택: 어부바, 갈등과 참여 그리고 그 필연성

뭐라고 말을 시작해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다. 노순택의 <어부바>는 그렇게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사진집 제목에서 풍기는 내음은 따뜻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업힌 내 어린 시절의 사진 한 장이 떠올랐지만 이내 그 기억은 뒤틀리고 말았다. 노순택을 언급할 때 '뒤틀림'이 항상 뱀의 꼬리처럼 따라 붙는 이유가 이것인지. 齬蜉波(어긋날 어, 하루살이 부, 물결 파)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끝내 알아내지는..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플라톤의 동굴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 시작해서 다시 동굴을 찾는 것으로 끝이 나는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는 읽는 내내 나에게 태양의 빛을 비춰주었다. 풍부한 사진의 역사와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사진 작가, 비평가의 등장은 사진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하던 나에게 강렬한 다 갈래의 빛이었다. 『사진에 관하여』의 어느 것도 소중하지 않다 생각되는 글이 없어 수전 손택이 언급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256에 달하는 페이지 중 나의 흔적, 즉 밑줄..

맹자, 인간의 욕망을 끊을 수 있는 실마리

<맹자>를 읽다보면 현재를 비평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이런 마음이 드는 까닭은 혼란한 세상에 태어난 맹자의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인가 싶다. 전국시대의 혼란한 세상에 태어난 맹자는 유구한 역사동안 승승장구했던 유가가 자신의 시대에서 맥이 끊길 거 같다는 생각에 더욱 강하게 그 의지를 불태우고 사상을 전파했다. <주역>에서 언급된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이치와 맹자가 말한 일치일난(一治一亂)의 역사의 연속성이 당시 시대의..

바스 카스트: 선택의 조건,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선택의 조건'은 곧 '선택의 선택'이다. 즉, 선택의 영속성이다. 끊임없는 선택의 망설임 속에서 현대인은 불안을 느끼며 원하는 선택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행복하지 않다는 불편한 결과가 도출된다. 저자인 바스 카스트는 저널리스트이자 심리학자이다. 인문학적 현상을 과학적 근거를 들며 조목조목 풀어헤치는 모습은 상당히 신빙성을 보인다. 책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많은 연구조사 결과를 통해 그는 왜 인간이 물질적으로 풍족한 시대에서 행복하지 않은가에 대..

사토 사토루: 나의 작은 산에서 생긴 일

내 청춘 속 사치의 흔적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했다. 늘 그렇다. 이야기의 시작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던 그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언제였더라. 대학 시절, 그때인가 싶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동화 같은 소설을 읽었던 새내기 시절일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나와 책과의 만남 방법에 따라 서점에 들러 이끌리는 이 책을 집었을 것이다. ‘나의..

진동선: 사진철학의 풍경들, 다섯 가지 느낌

첫 느낌 그늘 속에서 된더위를 피하며 찾아간 서점에서 만난 흥미로운 책 하나를 소개해본다. 아직 처음 몇 페이지만을 읽었지만 느낌이 좋다. 무엇보다 이 책을 들고 온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아래 내용을 때문이었다. 하필이면 이곳을 펼치게 되었는지. "앞서 읽었던 사르트르의 『상상계』와 한번 겹쳐보라. 그리고 상상계의 주인공 피에르와 『카메라 루시다』의 주인공 어머니를 짜맞춰보라. 두 철학자의 고민과 갈등은 무엇이며, 무엇이 이들을 힘들게 하는지,..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이 책은 25년 전에 발표된 『사진에 관하여』(1977)와 이어지는 전쟁을 다룬 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또는 이미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언제가 이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관심사는 ‘사진’이라는 것의 극히 일부분의 조각이다. 사진 자체가 조각인데 그것의 조각이라니, 그뿐만 아니라 작은 일부분의 조각이라니 참, 말이 어렵다. ‘사진을 본다’는 것의 시작은 수동성이다. 내가 보려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