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탕 비수다 (485)

카르페 디엠(Carpe diem)

웃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머뭇거려진다. 분명, 나 또한 그 시기를 지나쳐왔고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살아오면서 힘든 시간은 항상 존재한다. 다만,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그 힘든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라 믿을 수밖에 없을 뿐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사실, 고통과 불안은 끊임 없이 지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를 즐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제철 사진

제철 음식과 같이 사진에도 엄연히 제철사진이 존재한다. 땡볕에 말리는 고추 사진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사진을 취미로 삼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런 제철사진을 촬영한 게 몇 개나 되는지 도통 헤아릴 수 없다. 무의식적으로 때가 되면 수박과 같은 제철 과일을 먹듯이 사진도 그렇게 담겼나 보다. 제철 과일이건 음식이건 입맛에 맞는 것을 먹듯이 제철 사진도 취향이 있나 보다. 아마도 내 기억에 위와 같이 땡볕에 고운 빛깔을 내뿜고 있는 고추 사진..

안정을 찾기 위한 세상 비틀기

안정감을 찾기 위해 전봇대를 바로 세웠지만 역시 그것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기준을 무엇으로 정하냐에 따라 보이는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니 그 공포에 치를 떤다. 세상을 바로 세운다면 쓰러질 듯한 전봇대는 나를 겨냥하리라. 세상의 비틀림보다 그것이 더 두려웠다. 근접한 거리에서 나를 겨냥하는 육중한 전봇대의 위압감. 바로 지금, 나를 향해 쓰러지는 전봇대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마음이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 년 만에 촬영한 구름 사진이 이런 대비라니. 아직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인지, 마음이 간 곳이 이곳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대상을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대상은 그저 홀로 존재할 뿐. 온전히 그것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마음을 주지 않으면 부질없는 짓일 터인데. 마음을 주고 담은 사진이 이것이라니. 나도 내 마음이 가고자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2016-4-6 한창 사진을 찍던 때였고 다른 한편으로 사진을 계속 찍어야 ..

스펙터클로 소비된 선인체육관

한 무리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또 한 무리에서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 1973년 10월에 준공된 동양 최대 규모의 돔형 선인체육관은 그렇게 사라졌다. 스펙터클한 광경이었으리라. 옹기종기 모여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청년들은 그것을 증명하듯 환호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굉장한 구경거리가 비교적 짧게 끝나서인지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예정되었던 발파 해체 시각에서 지연됨에 따라 또 그것 나름 데로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결국, 이렇..

꿈틀거리는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부평미군기지에 새로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국방부에서 관리하던 부평미군기지 관리권을 인천시로 이전한다는 내용이다. 경인일보는 "이번 협약에 따라 시는 토지매입금 4천915억 원(시비 33.3%, 국비 66.7%)을 올해부터 2022년까지 10년에 걸쳐 국방부에 분납"된다고 보도하며 토지매입금에 대한 상세한 부분을 보도했으며 추가적으로 부평미군기지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을 주안점으로 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인천일보는..

관심의 대상

사진 속의 문을 보고 걸쇠를 오른쪽으로 밀고 문을 앞으로 당겨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론적인 것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편, 단단히 잠긴 문으로 시작해 답답함을 느끼고 억압된 세상을 생각했다면, 윤리적인 것에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얗게 칠한 페인트와 선홍의 대조에 더 시선이 느껴진다면, 아름다운 것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대체로 사진은 가장 먼저..

소유된 '헌책방 가는길'은 결국 사라질 운명인가?

네이버 카페 쇠뿔고갯길에 따르면 쇠뿔고갯길에 그려진 서른세 개의 벽화는 금창동 원주민의 이야기, 1980년대 여성 사회진출의 유일한 장소, 이 두 가지 주제로 조성되었다.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다른 벽화에서 어느 정도 차별성을 두고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바라보는 이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그렇지만 사라진 '헌책방 가는길'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 '소녀'였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낯설기..

사자문고리

'사자문고리'로 검색을 하니 꽤 다채로운 사진이 펼쳐진다. 본 듯하거나 그렇지 않은 듯하고 알쏭달쏭할 뿐이다. 사실, 옛날에는 주변의 사물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늘 그곳에 있었으니 지금도 같은 상황이겠지만, 시간이라는 녀석 앞에 서면 옛날과 같은 무관심을 유지하기는 힘든가 보다. 그런 의미에서 잠시, 과거의 문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실제 그런 의미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리저리 문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다양창窓

'창'은 마음과 연결되는 그 어떤 것의 표상이다. 굳이 '문'이라는 것으로 끝맺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선자가 소통을 위해 존재한다면 후자는 행동과 실천을 위해 존재한다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창문'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한 부름이 아닌가 싶다. 창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타인은 아래와 같은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창은 그 모습이 달라도 결국 순수 그 자체이다. 하지만 창을 감싸고 있는 그 무엇은 제각각 그 형태가 다르다. 그러..

반가움

이제 골목길에서 아이를 만난다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 몇 번의 방문 속에서 단 한 번도 아이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내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이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벽을 타고 돌다 만난 화분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2016-4-6골목길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변도 마찬가지다. 학원을 다니는지, 집 안에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아이를 보기 쉽지 않다. 아마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어찌 보면 ..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이 책은 25년 전에 발표된 『사진에 관하여』(1977)와 이어지는 전쟁을 다룬 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또는 이미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언제가 이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관심사는 ‘사진’이라는 것의 극히 일부분의 조각이다. 사진 자체가 조각인데 그것의 조각이라니, 그뿐만 아니라 작은 일부분의 조각이라니 참, 말이 어렵다. ‘사진을 본다’는 것의 시작은 수동성이다. 내가 보려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