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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공간, 냉장고

유통기한이 일 년이나 남은 것도 냉장고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유통기한이 일 년이나 지나있다. 냉장고는 참으로 마법의 공간이다. 2016-4-7 철학자 강신주 또한 문학평론가 함돈균과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다. 냉장고가 없었다면 마법과 같은 시간을 경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한한 소비를 위해 무한한 도축과 포획도 없었을 것이다. 냉장고가 ‘부활’과 ‘보존’의 타임머신만은 아닐 것이다. 과연 냉장고라는 저장고가 없었더라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동물..

장소사색을 하게 해준 눈빛포토에세이 《경동시장》

에세이, 짧은 논문 눈빛포토에세이 《경동시장, 그 사회적 공간》을 소개한 기사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한겨레 사진마을 “논문으로 찍은 사진, 사진으로 쓴 논문”이란 제목으로 색다른 포토에세이라 소개를 합니다. 논문이란 말을 적어 놔서 아찔합니다. 사실, 에세이라는 말은 짧은 논문을 뜻하기도 합니다만, 독자층이 얇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는데, 에세이라는 말이 와 닿더군요. 대뜸 하이데거의 ‘존재의 토폴로지’가 떠..

이미지가 떠오르는 공간,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

올해가 아마 두 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는 말 그대로 책을 찾는 길손과 지킴이 혹은 주인의 만남의 공간이다. 작년에는 어색함에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했다. 숫기가 없는 내 탓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잔치 내내 쭉 같이했다. 앉아만 있었지만. 요즘 읽는 책은 이해하기 바쁘다.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글은 그림을 보듯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데, 머리로 쓴 글은 그게 참 어렵다. 머리로 쓴 글은 이래서 참 머리가 아프..

관계 안에서 다양함을 드러내는 공간

요즘 '시간'보다는 '공간'에 대해 관심이 있다. 아직 앎이 부족하여 어떤 장소 개념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조금씩 공간을 사물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기 위해 그 벽을 허물고 있다. 이것이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간이라는 것이 어떤 것들의 사이에 있는 비어 있는 곳이라 알고 지낸 게 몇십 년인데, 하루아침에 이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새로운 공간 개념을 알면서 우리의 존재 그리고 삶에 대한 움직임이 참 중요하다는 것..

아스팔트 고추 말리기

주말에 화수동을 걷다 보니 곳곳에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몇 차례 지나간 태풍 탓에 고추 말리기는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집 안은 물론 사람이 지나다니는 골목마다 고추가 널려있다. 간혹 너른터에 널린 고추는 그나마 양반이다. 마땅한 공간이 없는 집은 사람 지나는 곳과 집 경계에 고추를 올려놓기도 한다. 내가 사는 곳도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다만, 아파트라는 공간 특성상 쉽지 않은 듯하다. 지상은 자동차가 빽빽이 자리 잡고 있어 수돗가 좁..

공간과 시간

‘사진’은 지극히 공간적인데 어찌하여 시간을 얘기할 수 있는지. 지금 하는 이야기는 ‘시간’에 관한 것이다. 시간은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각적인 사진은 시간을 말할 수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얘기한다. 이런 점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에 대한 사유, 즉 시간은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라는 사유는 타당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한..

허탈한 '사진의 우연성'과의 만남

방금, 한 잔의 커피 속에서 '다양성'을 목격했다. 정확히 말한다면 네 개의 얼음이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 작은 잔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동그란 얼굴에 기포를 머금은 녀석, 커다른 꽁지를 보이는 녀석, 꽁지를 감춘 녀석 그리고 극히 일부만 보이는 녀석. 한 잔의 일회용 컵 속에서 이런 다양성을 만날 수 있다니. 하지만, 정작 내 곁에 사진기는 없었다. 2015-11-23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밖을 나선다. 그리고 커피를 다 마셨을 때 사건이..

사자문고리

'사자문고리'로 검색을 하니 꽤 다채로운 사진이 펼쳐진다. 본 듯하거나 그렇지 않은 듯하고 알쏭달쏭할 뿐이다. 사실, 옛날에는 주변의 사물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늘 그곳에 있었으니 지금도 같은 상황이겠지만, 시간이라는 녀석 앞에 서면 옛날과 같은 무관심을 유지하기는 힘든가 보다. 그런 의미에서 잠시, 과거의 문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실제 그런 의미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리저리 문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