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기억 (7)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일요일이면 한 주의 둘째 날이자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진다. 무거운 눈꺼풀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면 어김없이 남들이 자는 시간에 슬그머니 눈이 떠진다.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요일 오후 풍경인가 보다. 나도 모르게 손에 쥐어진 텔레비전 리모컨을 발견한다. 마침 흥미로운 영화가 막 시작을 했다. 《The Giver》라는 영화로 국내에서는 《더 기버 : 기억전달자》라는 제목으로 2014년 개봉했다. 나중에 안..

영화 메멘토에서 들려주는 기억과 기억행위의 차이

현재는 의미 없어 빌어먹을 메모처럼. 기억이란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죠. 영화 메멘토(Memento, 2000) 주인공 레너드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을 앓고 있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건 이전의 일은 기억하지만 사건 이후는 오로지 10분의 삶만 기억하고 있는 셈입니다. 보통 시간은 흘러간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흘러간 시간은 과거이고 지금은 현재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레너드에..

존재와 무: 죽음-기억, 죽음-망각

변광배의 《존재와 무》에서 궁금했던 것 중 한 가지가 ‘죽음’에 관한 것이다. 의식은 두 가지 경우에 의식이 아닌 것이 되는데, 그 첫 번째가 죽음이고 두 번째가 자기기만이다. 또한 죽음이라는 것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자유로운 결정과는 대척을 이룬다. 그렇다면, 사회와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이는 삶은 어떤 의미인가. 더불어 그의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이런 것을 고민하던 중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에서 흥미로운 구절을 발견했다.죽는다는 것은 사회..

흥미를 잃어가는 기억 더듬기 놀이

요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도 여행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두 번의 제주도도 겨울이라 그 때 생각이 납니다. 노스탤지어로 치부하기에는 좀 그렇고, 어떤 이유인지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한번은 자동 필름 카메라로 기록했고, 한번은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했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옆지기가 예쁘게 책에 붙여 정리를 했죠.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디지털화된 상태로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차이가 있네요. 두 번의 방문 중..

인천골목문화지킴이, 터진개문화마당 황금가지: 쇠뿔고개 사진전

오래된 사진을 본다는 것은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감동이 느껴진다. 전시된 사진들은 대부분 일상의 소소한 풍경이지만, 세월이 지나 추억이라는 이름이 겹겹이 쌓여있다. 발가벗고 빨간 다라 안에서 노는 아이부터 특별한 날 촬영된 가족사진의 풍경은 그 옛날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비슷한 추억이 있다면 그 장소, 그 시간으로 기억을 되돌릴 수 있겠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억과는 조금 다른 상상 여행을 떠날 기회를 제공해주는 ..

촬영자와 구경꾼

문득, 작년 제주도에서 촬영한 위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제 기억과는 조금 달라 당황스럽더군요. 사실, 이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몇 번이고 올리고 싶고 또 그래 왔습니다. 제가 기억했던 풍경은 비슷합니다. 다만, 한 점으로 표현된 저 사람의 위치가 다르더군요. 제 기억 속에 사람은 조금 더 앞에 있었습니다. 사진 속 사람이 걸어온 만큼 걷고 또 걷는다면 제 기억과 같을 듯합니다. 왜 이런 착각이 생겼는지 곰곰이 ..

기억과 망각

과거 사진을 보며 기억조차 없는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영원한 ‘망각’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한 ‘기억’ 또한 없다. 하지만 망각 속에는 또 다른 이상한 성질이 있으니. 망각은 어떤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것 외에 잘못 지각하거나 없는 자극이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결국, 착각과 환각이라는 것에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고 만다. 망각의 두 얼굴 앞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