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1(사진의 특수성)

밝은 방: 1(사진의 특수성)

아주 오래전 어느 날 나는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 제롬의 사진(1852)을 우연히 보았다. 그때 나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놀라움을 드러내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황제를 보았던 두 눈을 보고 있다.’ 때때로 나는 그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않는 것 같았기에(이처럼 삶은 작은 고독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는 그것을 잊어버렸다. 사진에 대한 나의 관심은 보다 교양적인 양상을 띠었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김웅권 옮김, 동문선, 2006, 15쪽.

〈뒷짐지고 있는 아이〉, 인천, 2009.

〈탁자에 놓인 인형과 장난감〉, 인천, 2009.

나는 롤랑 바르트가 쓴 글을 읽으면 알 수 없는 기쁨이 솟아난다. 마치 바르트가 황제를 본 제롬의 눈을 보며 놀라워했던 것처럼. 그는 구경꾼 처지에서 사진을 이해해보려 했다. 나 또한 그를 따라 구경꾼 입장에서 그가 쓴 책을 이해해보려 한다. 번번이 읽을 때마다 생각이 달라진다. 그래서 학문에 관련된 글쓰기는 아니다. 기록 하나이고, 메모 하나이고, 저널 하나이다. 흩어진 조각이 모이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무척 궁금하다.

첫 꼭지는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난해한 문장 탓에 첫 만남은 고통스러웠다. 이후로도 꾸준히 다시 읽으며 책을 탐독했다. 그러다 문득 섣부른 결론을 내렸다. “그래, 모든 것은 바로 이 첫 장에 있었구나.”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지시할 수 있는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있었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더할 수 없이 문화에 따른 관심으로 시작된 내 사진은 이렇게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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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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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4개 입니다.

      • 음. 일단 좀 어려운 말인거 같습니다. 계속 생각좀 해봐야겠습니다^^;;

      • '느긋한 모임'을 위해 정리한 글입니다. 《밝은 방: 사진에 관한 노트》에 관심있는 사람이 모여 담론을 가지는 모임이예요. 오늘 그 모임이 있어서 부랴부랴 정리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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