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2(사진의 분류 가능성)

밝은 방: 2(사진의 분류 가능성)

〈탈을 쓴 아이〉, 안동, 2009년.

한 장의 사진은 언제나 이런 동작의 끝에 있다. 그것은 그것, 그거야, 이게 그것이야!라고 말하지만 그 외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한 장의 사진은 철학적으로 변모될(언급될) 수 없다. 그것은 우연성으로 완전히 가득 채워져 있으며, 이 우연성의 투명하고 가벼운 겉모양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사진들을 보여줘 보라. 그는 곧바로 자신의 사진들을 꺼내고 이런 식으로 말할 것이다. ‘여기 좀 보세요, 이게 내 형이고, 이게 어릴 적 나예요.’ 결국 사진은 ‘보세요’ ‘봐’ ‘여기 있다’ 가 교대되는 노래에 불과하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김웅권 옮김, 동문선, 2006, 17쪽.

사진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단지, 무엇을 지시하는 그 끝에 놓여있을 뿐이다. 탈을 쓴 아이가 있다. 나는 무엇을, 어떤 것을 말하려 했을까? 나는 아이가 쓰고 있는 탈 겉 표면을 뚫고 아이의 얼굴을 생생히 바라본다. 이와는 다르게 타인은 뿔이 난 탈의 겉모습을 바라볼 것이다. 나는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만 타인은 그렇지 않다.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것과 구경꾼의 관심은 다르게 나타난다. 이것이 바르트가 말한 우연성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더불어 아이가 입고 있는 옷에 표시된 ‘TOM’이란 기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혹은 흐릿한 그림? 아니면 또 다른 무엇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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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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