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5(사진 찍히는 자)

밝은 방: 5(사진 찍히는 자)

‘세기의 인물과 날다’ 필립할스만의 Jumping with Love , 점핑위드러브展

인물 사진은 힘들의 닫혀진 영역이다. 네 개의 상상적인 것이 그 속에서 교차하고, 대립하며 변형된다. 카메라 렌즈 앞에서 동시에 나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자이고, 내가 사람들이 나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자이며, 사진작가가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가 자신의 예술을 전시하기 위해 이용하는 자이다. 달리 말하면 이상한 행동이지만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모방하며,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누군가 내 사진을 찍도록 놓아둘 때마다) 진짜가 아니라는 느낌, 때로는 기만의 느낌이 반드시 나를 스쳐간다(어떤 악몽을 꿀 때처럼 말이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김웅권 옮김, 동문선, 2006, 27쪽.

〈사진 찍히는 자〉를 간략히 요약하면 이렇다. 촬영자와 사진 찍히는 자 사이의 내면적 사투이다. 주체이고자 하는 나와 대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촬영자와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롤랑 바르트를 화필 앞에 않혀 보기도 하고, 밖으로 나오게 하기도 하고 계단 앞에서 포즈를 취하게 하기도 한다. 더불어 촬영자는 한 무리의 어린아이를 뒷배경으로 이용하거나 벤치에 앉히며 생기가 넘치는 사진을 찍기 위해 투쟁(struggle, 어떤 대상을 이기거나 극복하기 위한 싸움)한다. 촬영자만 투쟁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찍히는 자 또한 마찬가지로 힘든 싸움의 연속이다. 그 역할을 맡은 롤랑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부르짖는다. “‘사생활’은 내가 하나의 이미지나 대상이 아닌 그 시공간의 지대에 다름 아니다. 내가 방어해야 하는 것은 하나의 주체라는 내 정치적 권리이다.”*

관련해서 필립 할스만(Philippe Halsman, 1906~1979)의 사진을 소개해 본다. 〈사진 찍히는 자〉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진은 필립 할스만의 《Jump Book》(1959)에 수록된 〈윈저 공작과 공작부인〉**이다. 사실 소개된 사진은 내가 알고 있는 사진이다. 소위 말하는 A 컷이다. 나는 A 컷 보다는 B 컷을 보았을 때 더 집중했다. 물론 A 컷이 있었기에 B 컷이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할스만이 윈저 공작(Edward VIII, 1894~1972) 과 공작부인(Wallis Simpson, 1896~1986)을 촬영할 때 점프 샷을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 대답은 “노”였다. 하지만 다음 촬영 때 그녀가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촬영자의 승리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이다. 또한, 사진 찍히는 자의 승리일 수 있다. 어찌 되었건 사진 속에서 에드워드 8세와 월리스는 행복해 보인다.

* 앞의 책, 29쪽.
** Philippe Halsman. The duchess and the duke of WINDSOR.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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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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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4개 입니다.

      • 내용은 참 어려운데.. 어찌되었건 행복해 보이는 사진입니다^^

      • 풀어 써보려 하는데 역량이 부족해서 그게 잘되지 않습니다. 말씀처럼 그것과는 별개로 사진 속 윌리엄 8세와 월리스는 즐거워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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