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부재

길을 지나가면서 눈길을 끌었던 장소이다. ‘자전거’라고 운을 띄워 놓고 굳이 장소라고 말하는 이유는 있다. 여러 가지 사물이 관계되어 있다. 자전거만으로는 내가 본 것을 말하기 힘들 듯하다. 지나갈 때마다 항상 자전거가 있었다. 넓은 가리개가 항상 덮여있었다. 아마도 먼지가 쌓이지 말라고 그리했을 것이다. 행여나 비가 와도 걱정이 없어 보였다.

이곳은 오래된 동네이다. 자전거도 그리 신형은 아니었다. 매번 지나칠 때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듯 꽁꽁 묶어 놓은 사슬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넉넉히 덮어 놓은 가리개도 답답하지만은 않았다. 사슬이 풀리고 가리개가 걷힐 날이 과연 올까 싶었다. 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놓여 있었다. 이대로는 슬프니까. 자전거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날이 왔다. 자전거는 부재하고 있지만 어디선가 달리고 있을 것이다. 기다렸던 그 누군가를 태우고 말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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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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