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한번은,』

가끔은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한번은,』이라는 책에 그의 영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사물의 상태」, 촬영감독은 앙리 아르캉이었다. 그가 소개한 한 컷의 사진 속에는 늙은 노인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잡고 있다. 노인도 빛이 발하고 있었지만, 그의 두 손 앞에 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사물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팔과 어깨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머지 빛을 발하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한번은,』

흥미로운 시선의 이끎에 빨간 표시를 붙였다. 그 짧은 순간, 표시 안쪽으로 원치 않은 작은 먼지가 따라 붙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에 실오라기 몇 개까지 작은 공간을 점거했다. 제거해보려 손톱으로 표시를 긁어 보았지만 요지부동이다. 잠시 녀석들과 사투를 벌였지만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내가 빨간 표시를 붙이기로 마음먹었던 그 시간의 뒤편을 간직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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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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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2개 입니다.

      • 요새 올려주시는 책들에 실린 사진들 정말 좋네요. 예전에 사둔 사진집 몇권은 책꽂이에서 나올 생각을 못하는데, 게으른 주인만나 책장신세인게 미안해 집니다^^;;;

      • 저도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큰 감흥을 얻었던 사진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시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도 미안하고 사진가에게도 송구스럽고 그런 마음이 듭니다. 그럼에도 간직하고 있으면 다시 볼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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