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타: 《Atta Kim: ON AIR》, 반성적 사유를 통한 시선

김아타, 《Atta Kim: ON AIR》, 위즈덤하우스, 2007

〈Flower〉는 9·11, 홀로코스트의 아이스 기념비가 녹아내린 물을 1,000개의 세라믹 그릇에 담아서 거기에 새로운 생명인 꽃을 피워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ON AIR 프로젝트는 결국 예술이 과거를 치유하고 현재와 소통하며 미래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라는 내 신념에서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50〕

언 물, 차가움, 결정, 여름 등이 나열된다. ‘얼음’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이것 모두는 관념으로 규정된 것이다. 김아타는 물을 얼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비를 만든다. 그리고 녹는 데로 두었다. 얼음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무너트리고 요즘과 관계한다. 결국, 얼음은 미래를 향하는 생명꽃으로 승화되는 배양분이 된다.

옛날 상처가 녹아내린 물을 머금고 생명이 움튼다. 상처가 치유된다. 생명꽃은 그렇게 꽃을 피웠다. 얼음꽃이 될 거라는 단어적 결과를 뒤집었다. ICP 수석 큐레이터 브라이언 왈리스는 “50명의 중국 사진가들이 중국의 변모해 가는 현실을 다양한 이미지로 보여주었다면, 아타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동양사상을 완전히 녹여서 새로운 형상으로 창조했다”〔129〕고 말했다.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것은 무엇보다도 추상적인 개념이다. 사진이 사실적이라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오히려 현실의 모습에 가깝다는 말이 맞으리라. 김아타는 그만의 독특한 ‘아타이즘’을 통해 단단히 고정된 관념을 무너트리고 새로움을 만들고 있다. 그 과정이 놀라운 것은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존재와 부재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통속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사유한 과정의 결과물을 사진으로 촬영한다. 그렇게 촬영된 대상은 놀랍게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며 고정된 관념을 무너트린다. 사진은 시각매체이다. 보이는 것만이 사진에 드러난다. 하지만 보이는 것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사진의 특성이다. 그의 사진은 굉장히 흥미롭고 놀랍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 과연, 그의 끝은 무엇이 찍힐지, 아니면 사라지게 할지. 사진 속 사유의 결과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유가 보인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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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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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2개 입니다.

      • 이분 작품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단순 장노출로 폄하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됩니다.
        아, 간만에 인사드려봅니다. 명절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개인적으로 변화를 앞두고 있다 보니 여유가 없어 본의아니게 잠수를 타고 있는 요즘입니다^^;;;

      • 저도 요즘 뜸합니다. 이것저것 잔일이 많습니다. 김아타의 사진은 생각을 잘 드러낸 결과물이더군요. 글과 사진이 이렇게 딱 들어 맞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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