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도서대출 확인증으로 본 (내) 흔적의 의미
이 책을 도서관에서 대여했을 때, 다른 이가 이 책을 빌린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단순한 '대출 확인증'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버리고 싶지 않더군요. 그냥 그때 기억이 떠올라서요. 지금은 책갈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너무 무정한가요.
무엇이든 오래 간직하려면 그것을 잘 써야한다고 들었습니다. 상자에 넣어 놓거나 액자에 넣어 놓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 시간의 흔적이 남질 않으니까요. 아, 사람의 흔적이라고 해야겠군요.
헌책도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빛바래고 누렇게 된 헌책도 느낌이 좋지만 그 책을 읽었던 사람의 흔적, 그러니까 낙서라든지 일부분이 꼬깃꼬깃해진 것이라든지 그런 것이죠. 언젠가 낡고 헐어 더 이상 제 몸을 지탱하지 못할 수 있겠죠. 그렇게 사라지는 것은 애석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헌책도 좋아하지만 새 책도 좋아합니다. 새 책에 때가 묻을까 싶어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는 느낌, 아마 새것을 사면 다들 그러지 않나요. 시간이 지나면 차차 처음 흥분이 가라앉고 진정으로 책과 만나게 되겠죠. 그러다가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제가 흔적이란 이런 순환인 것 같습니다.
2015.03.30 10:56 신고
종이책으로만 느끼는 감성이네요. ㅎㅎ 주말 잘 보내셨나요?
2015.03.30 12:34 신고
독서모임도 하고 부개산도 다시 올라 땀 좀 흘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