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목소리가 사라진 복면가왕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MBC가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같은 방송사에서 복면가왕 시스템을 모방해 간접광고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덕분에 그동안 외면했던 MBC를 그 시간만큼은 기다리게 된다. 여러모로 MBC 입장에서는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기획 의도는 널리 알려졌듯 유명가수라는 명성 기호보다는 목소리만으로 느낄 수 있는 진정성 기호를 다시 살려보자는 것이다. 내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때문에 김연우 4집, 《Mr. Big》을 구매했던 것처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방송이 거듭되면서 알게 모르게 드러나는 명성 기호이다. 흔히 현대는 눈이 압도하는 시대이다. 옛날 눈과 귀가 조화를 이루는 시대를 맛보자는 취지가 바로 복명가왕의 취지이다. 방송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잃어버린 감각을 되살리는 방식 탓에 드러나지 않던 명성 기호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명확해지고 있다. 낯설음도 반복되면 익숙해진다.

이제는 쉽게 발각되는 명성 기호를 숨기기 위해 도전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기에 급급하다. 프로그램 의도가 무색할 정도다. 명성 기호를 숨기고 가수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나? 목소리마저 숨긴다면 이제 복면가왕은 가면 뒤 스타를 알아맞히는 것이 목적일 뿐 다른 무엇도 아니다. 가면을 벗고 터져 나오는 함성이 작다면 그동안 들었던 진정성 담긴 노래는 조용히 사라진다.

복명가왕 도전자 누구도 가면을 벗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진정성이 지켜진다. 굳이 방송에서 가면 뒤 정체를 밝힐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네티즌은 손쉽게 가면 뒤 정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네티즌이 지목한 인물과 가면 뒤 인물이 다르더라도 문제가 될 게 없다. 물론 이것이 성립되려면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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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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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2개 입니다.

      • 조금은 난해 하지만,
        얼굴 없는 노래에 더 심취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기왕 가면을 쓴다면
        모조리 같은 가면이었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 '같은 가면'이라는 말씀, 와 닿습니다. 어찌보면 청각에 의존하는 라디오가 시각화된 것이 요즘 방송의 트렌드 같습니다. 라디오의 요소를 적절히 섞어 공감을 일으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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