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마코스 윤리학: 노여움에 있어 모자라거나 지나친 사람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홍석영 옮김, 풀빛, 2005

휴일, 아이와 아이스크림 쌓기 놀이를 하다 최근에 읽고 있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내용 중 ‘온후함’에 대해 생각이나 그 얘기를 해 볼까 한다.

아이가 심심했는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구석에 처박혀 있던 아이스크림 쌓기 놀이를 꺼내왔다. 이런 게임은 혼자 하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같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옆에서 봐주면서 응원을 하거나 쌓았던 아이스크림이 무너지면 과장연기와 함께 아쉬워 해줘야 재미가 있다.

몇 번 쌓기와 무너짐을 반복하던 아이는 살짝 화를 내거나 성질을 내기 시작한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심정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보는 나도 안타까움에 거들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우리는 이렇게 간단한 놀이에서도 그 놀이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으레 화를 내곤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화 내는 정도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마땅히 화를 내야 할 때 마땅한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이 온화함이며, 노여움을 표현하는 올바른 태도이다. 이에 비해 지나치게 화를 내는 것은 성급함이라 할 수 있고, 화를 내는 데에 모자란 것은 무성미라고 할 수 있다.

화를 내는 아이를 바라보는 자가 누구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상황에서의 화냄은 온화함에 속한다. 만약 아이가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놀이 도구를 던져버렸다면 성급함이라 할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무성미에 속하게 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떨까. 음식점에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 그 아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즐거웠던 식사는 불안해지고 온화했던 얼굴은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흐뭇하게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부모는 무성미에 속한다 볼 수 있다. 더불어, 인상을 찌푸리기만 하고 서둘러 음식점을 나오는 우리 또한 무성미 하다고 말할 수 있다. 양쪽 모두 마땅히 화를 내야 할 때 화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아쉬운 결론이 나오는 건 아닌지.

이미지 맵

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0개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