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씬을 진단하는 책 그리고 책이 되었으면 하는 보고서

박평종이 쓴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달콤한책, 2013)을 다시 훑어봤다. 첫 느낌은 참 바른말인데 곧이곧대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두 번째는 사진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책을 읽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쉽고 간결하게 적었다는 얘기다. 다시 읽으니 ‘우리 사진의 풍경과 역사’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일제강점기부터 2000년대 한국사진사를 간략하지만 핵심을 빠트리지 않고 잘 말해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제강점기 당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사실상, 모든 것이 단절되었다. 근대화는 자신의 뜻보다는 다른 이의 뜻에 따라 진행됐다. 어떻게 보면 단절은 약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지 모른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인색한지도 모르겠다. 권력의 사전에는 이런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가 출간된 지 3년이 지났다. 이 책의 의미를 뒤늦게 곱씹어보면 그동안 쉬쉬했던 말이 글을 통해 일반인에게 잘 전달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일반인이 얼마나 이 책을 사서 읽었는지가 관건이겠지만. 그런데 이후 이와 비슷한 말이나 글을 기대했지만 들려오지 않았다. 아마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포토닷 매거진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이기원이 연재하고 있는 ‘변두리 사진 보고서’를 즐겨 읽는다. 박평종이 거시적으로 두루두루 사진씬을 진단했다면, 이기원은 미시적으로 두루두루 사진씬을 진단하고 있다. 그러니까 ‘변두리 사진 보고서’는 말 그대로 좀 더 깊숙이 사진씬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진단하고 있다.

박평종이 평론을 묶어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를 출간 했듯, 이기원 또한 보고서를 묶어 『변두리 사진 보고서』를 출간하면 어떨까 싶다. 아, 다른 글이 여러 개 더 있구나. 같이 다 묶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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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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