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미 요시히로, 이케다 신: DANCE EARTH, 움직여라! 그것이 시작이다

우사미 요시히로 _ 이케다 신, 《DANCE EARTH》, 에이지21, 길, 2013

여행작가 이케다 신과 그룹 EXILE의 멤버, USA(우사, 본명: 우사미 요시히로)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여행, <DANCE EARTH>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여행, 이것의 시작을 알리는 ‘발구름’이다. ‘춤’에 관련된 여행 이야기니 그 춤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할 듯하다. 책의 여러 곳에서 지은이가 언급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애리조나의 인디언, 주니(Zuni)족의 ‘Ghost Dance’에 대한 것이다.

죽은 자와 재회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둥글게 모여 한마음으로 추는 춤. / 아주 오래 전 인디언은 평화를 얻기 위해 몸을 바쳐 고스트 댄스를 추었다. / 그리고 그 춤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부족들을 화해로 인도했다. / 부족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불가결한 의식이었으리라. / 그러나 결집하고 단결하는 인디언을 본 백인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정부는 / 의식을 위한 모든 춤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 그렇게 그들 위에 군림하려 했고, / 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 69쪽.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댄스라는 것은 이런 불가결한 의식이 내포된 개념은 아니리라. 머나먼 타국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금지하였듯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이 말은 이케다 신이 정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듯 ‘이성’에 대한 것은 이케다 신의 몫이다. 그렇다면 ‘감성’을 담당할 자가 필요한데 지은이가 두 명이니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난 소개하면서 '마이 네임 이즈 우사!'라고 했더니, 일순 좌중이 술렁였다. 이유가 뭐였을까? / 그때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 ‘우사는 우리말로 구린내라는 뜻이야.' /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얼음장이 한 방에 깨졌다! 실은 USA(우사)라는 이름은 여러 나라에서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 미국과 수교를 맺지 않은 쿠바에서도 'USA(미국)가 쳐들어왔다!'라며 장난을 치기도. ― 67쪽.

이미 일본에서 최고의 댄서로 인기를 누리는 USA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그의 열정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일본어로 ‘우사’는 도쿄의 도사를 이르는 말 혹은 괴로움, 슬픔을 뜻한다고 한다. 진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이렇듯 그 자체가 이야깃거리가 된다. 춤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그 순수함이 결국 감성으로 표출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이성과 감성을 오고 가며 적절히 그 균형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버팔로 반지, 가족 그리고 86년간 이어 온 축제에서 외국인이 처음 춤을 춘 사실. 애리조나에서의 이 모든 순간이 환희의 연속이다. 처음 사진으로 만난 USA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서서히 그 벽이 무너졌다. 나의 두터운 편견이었음을 고백한다. 내가 춤에 대해 생각했던 편견이 그들의 이성과 감성을 만나며 차츰 변화했다.

정전도 잦고, 물은 하루에 두 번밖에 나오지 않는다. / 변기 물도 내려가지 않고, 샤워는 꿈도 못 꾼다. / 세네갈에서 사는 거, 솔직히 불편하다! 하지만, /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도, 소중한 것은 무엇이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107쪽.

과연, 이것을 내가 버릴 수 있을까? 포기할 수 있을까? 이것이 비단, 가치관의 차이일까? 수 많은 질문이 나를 찌른다. 이런 불편함을 감당할 수 없기에 우리, 아니 나는 USA와 같은 순수와 열정을 갖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엇인가를 좋아함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넘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사진 속에 웃는 아이가 등장한다. 꽤 영악해 보이는 녀석도 보이지만 그것도 괜찮다. 문득 아이의 웃음 넘어 노란 벽이 보인다. 그리고 그곳에는 갈색의 창문이 놓여있다. 창문 아래로 알 수 없는 아이의 낙서가 눈에 띈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해독할 수는 없지만 낯설지 않은 우리네 풍경에 조금 느슨해진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흔한 담벼락 낙서를 만나 별이 된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FUTURE(미래)를 불안해하기보다는 / 돌이킬 수 없는 PAST(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 지금 이 순간, PRESENT(현재)를 후회 없이 즐기자. ― 118쪽.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며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래는 어떠한가? 미래는 그것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다. 미래가 존재할 필연적 이유도 없을뿐더러 과거와 같이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불안하고 얽매이기보다는 간절함으로 두려움을 초월할 때 진정한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정(靜)’은 고요함 혹은 휴식을 뜻하기도 하고 깨끗하게 함을 말하기도 한다. 반대로 ‘동(動)’은 움직임, 흔들림 그리고 동요와 감응을 통해 시작을 알리는 뜻이다. USA는 세계 곳곳에서 춤을 소통의 언어로 삼아 흔들리고 고요함을 찾고 감응하고 자신을 정화함을 반복했다. 흔들리는 사진. 내 마음이 동요되고 그것에 감응한다. 이제 시작이다.

"자!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본능이여! 눈을 떠라!" ― 77쪽.

이미지 맵

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보고 읽고 쓰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1개 입니다.

      • 예전, 여행에세이를 읽고 적었던 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책을 만날 때 인천에서는 아시아실내무도대회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취재 목적으로 스포츠댄스 입장표가 생겨 책으로 느꼈던 감동을 눈으로 목격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