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진 작품도 좋지만…흰 참새를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라는 기사를 읽어 보셨는지?

기사는 사진을 찍는 사람(사진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네)이 사진에 찍히는 대상에 가하는 폭력을 다루고 있다. 춘천에 흰 참새가 발견된 모양이다. 전국에서 몰려온 많은 사람들이 흰 참새를 찍기 위해 너도나도 셔터를 눌렀는데 문제는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개방된 장소에 모이를 두고 참새를 유인해 촬영하는 방식 탓에 참새가 천적에 노출돼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기사는 "정말로 자연을 사랑한다면 당장, 편하게 찍기 위해 연출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 그대로 지켜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라는 공감되는 말로 마무리된다.

여기까지는 특별히 주목할 점은 없어보인다. 단지 해당 기사에 첨부된 몇 장의 사진이 좋은 글의 의도와 맞물리지 않는다. 생태 사진을 찍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지목하면서 정작 사진을 그것을 어기고 있다. 아무리 보도를 목적으로 한 사진이라 할지라도 굳이 그곳에 있던 사진가와 동일한 시선 그러니까 글에서 말하는 폭력적으로 찍은 사진을 기사와 함께 첨부하는 게 옳은 일일까.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퓰리처상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은 전시다. 타인의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퓰리처상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 대부분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 발생한 어떤 흔적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진을 보면 꽤 아름답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 상황을 이해하는 정보를 통해 사진을 이해했다면, 적확히는 그 상황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감당하지 쉽지 않다.

마음이 뒤숭숭해서 기분전환으로 사진전을 검색했는데 그게 하필 퓰리처상 사진전이라니. 참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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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존

사진을 읽는다는 것. 글쓰기. R을 알아가는 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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