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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텍스트'를 시작하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시작하며

자유학습/이미지와 텍스트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늘 흥분되고 즐거움이 즐김으로 변화되는 사태이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율학습을 지원하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바쁜 일이도 일이거니와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인과 함께 지원한 자율학습이 채택되어 이렇게 첫 글을 쓰고 있다.명칭은 ‘자율학습’이다. 하지만 난 이것을 ‘자유학습’이라 부르고자 한다.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것은 억압으로부터 시작된다. 학창 시절, 메마른 시멘트 바닥에서 퍼지는 인공의 냄새를 맡으며 어쩔 수 없이 했던 자율학습의 삭막한 경험 탓인지도 모른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 이것이 ‘자유학습’의 의미이다.앞으로 기록할 글들은 발제한 내용이나 지인과 함께 토론한 결과물 혹은 혼자만의 생각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늘 흥분되고 즐거움이 즐김으로 변화되는 사태이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율학습을 지원하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바쁜 일이도 일이거니와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인과 함께 지원한 자율학습이 채택되어 이렇게 첫 글을 쓰고 있다.명칭은 ‘자율학습’이다. 하지만 난 이것을 ‘자유학습’이라 부르고자 한다.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것은 억압으로부터 시작된다. 학창 시절, 메마른 시멘트 바닥에서 퍼지는 인공의 냄새를 맡으며 어쩔 수 없이 했던 자율학습의 삭막한 경험 탓인지도 모른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 이것이 ‘자유학습’의 의미이다.앞으로 기록할 글들은 발제한 내용이나 지인과 함께 토론한 결과물 혹은 혼자만의 생각이..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너무도 빨리 역사화 되는 현대의 시간을 말하는 영화 '루시'

너무도 빨리 역사화 되는 현대의 시간을 말하는 영화 '루시'

보고 읽고 쓰기/영화

우리는 왜 ‘교육’을 받는가? 이를 좀 더 능동적으로 바꿔 말하면, 우리는 왜 ‘학습’을 하는지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루시’는 합성약품이 그녀의 몸을 변화시키기 전까지는 한 개인에 불과했다. 합성약품은 서서히 루시의 모든 기억을 되살리며 감성을 폭발시킨다. 병원에서 뱃속에 있는 합성약품을 꺼내며 어머니와 통화 때 흘렸던 눈물이 아마도 한 개인으로써 흘렸던 마지막 눈물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잠시 뿐, 루시는 점점 감각을 상실하며 마치 로봇과 같은 말과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루시는 갑작스런 몸의 변화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며 불안에 사로잡힌 상태였다. 뇌과학 박사인 노먼과 통화하던 루시는 그에게 이 혼란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답을 묻는다. 노먼은 망설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왜 ‘교육’을 받는가? 이를 좀 더 능동적으로 바꿔 말하면, 우리는 왜 ‘학습’을 하는지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루시’는 합성약품이 그녀의 몸을 변화시키기 전까지는 한 개인에 불과했다. 합성약품은 서서히 루시의 모든 기억을 되살리며 감성을 폭발시킨다. 병원에서 뱃속에 있는 합성약품을 꺼내며 어머니와 통화 때 흘렸던 눈물이 아마도 한 개인으로써 흘렸던 마지막 눈물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잠시 뿐, 루시는 점점 감각을 상실하며 마치 로봇과 같은 말과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루시는 갑작스런 몸의 변화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며 불안에 사로잡힌 상태였다. 뇌과학 박사인 노먼과 통화하던 루시는 그에게 이 혼란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답을 묻는다. 노먼은 망설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는가?..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

보고 읽고 쓰기/책

‘스몰 토크’라는 형식을 빌린 탓인지 책도 작은 형태이다. 예술에 종사하는 a와 일반인 b의 대화록이다. 예술 내부에서 익숙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a와 예술과는 거리가 먼 b의 대화를 한 쪽에 아래위로 나열하거나 두 쪽에 좌우로 나열했다. 아쉬운 점은 b의 ‘일반인’ 설정이 다소 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책에서 소개된 b는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았고 예술을 좋아하며 예술 내부의 시선을 마뜩찮게 바로 보는 자이다. 즉 a의 시선에서 예술 내부를 뺀 이가 b이 할 수 있다.중간 지점에서 a가 점점 b를 닮아가고 있다. 가끔은 b와 a를 혼동하게 된다. a가 말해야할 것을 b가 말하거나 b가 말해야할 것을 a가 말한다. 무거운 대화로 예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주제가 가벼운 것은..

‘스몰 토크’라는 형식을 빌린 탓인지 책도 작은 형태이다. 예술에 종사하는 a와 일반인 b의 대화록이다. 예술 내부에서 익숙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a와 예술과는 거리가 먼 b의 대화를 한 쪽에 아래위로 나열하거나 두 쪽에 좌우로 나열했다. 아쉬운 점은 b의 ‘일반인’ 설정이 다소 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책에서 소개된 b는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았고 예술을 좋아하며 예술 내부의 시선을 마뜩찮게 바로 보는 자이다. 즉 a의 시선에서 예술 내부를 뺀 이가 b이 할 수 있다.중간 지점에서 a가 점점 b를 닮아가고 있다. 가끔은 b와 a를 혼동하게 된다. a가 말해야할 것을 b가 말하거나 b가 말해야할 것을 a가 말한다. 무거운 대화로 예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주제가 가벼운 것은..

스완네 집쪽으로: 몸짓

스완네 집쪽으로: 몸짓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글로 쓴 몸짓이다. 아직 첫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앞으로 인용할 문구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몸짓은 비언어를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신체 언어 혹은 보디랭귀지를 뜻한다. 우리는 언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곤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언어가 신체 언어이다.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목적보다 서로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 말을 한다. 말하는 것이 그저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면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국에서 열심히 보디랭귀지를 통해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줬으면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다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글로 쓴 몸짓이다. 아직 첫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앞으로 인용할 문구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몸짓은 비언어를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신체 언어 혹은 보디랭귀지를 뜻한다. 우리는 언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곤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언어가 신체 언어이다.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목적보다 서로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 말을 한다. 말하는 것이 그저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면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국에서 열심히 보디랭귀지를 통해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줬으면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다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른 R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른 R

집생

지난 주 R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렀다. 어떻게 보면 학교 밖에서 치른 첫 시험이다. 앞으로 R이 학교 안에서 시험을 치를 일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R은 무사히 생애 첫 시험을 치렀다.시험이 있기 며칠 전부터 과거 출제된 문제를 풀었다. ‘오늘은 몇 쪽까지 풀었어.’ ‘오늘은 또 몇 쪽까지 풀었어.’ 시험이 다가올수록 R도 긴장한 모양이다. 퇴근한 나에게 꼬박꼬박 그날 푼 문제를 말해준다. 아마도 R은 그렇게 말함으로써 긴장을 해소하고 있었는지 모른다.‘R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을까?’ 나와 M은 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학교 밖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불안감의 연속이다. 물론, 이 고민은 나와 M만의 고민이다. R이 이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기엔 아직 어리다. 그럼에도 R이 느꼈으면..

지난 주 R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렀다. 어떻게 보면 학교 밖에서 치른 첫 시험이다. 앞으로 R이 학교 안에서 시험을 치를 일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R은 무사히 생애 첫 시험을 치렀다.시험이 있기 며칠 전부터 과거 출제된 문제를 풀었다. ‘오늘은 몇 쪽까지 풀었어.’ ‘오늘은 또 몇 쪽까지 풀었어.’ 시험이 다가올수록 R도 긴장한 모양이다. 퇴근한 나에게 꼬박꼬박 그날 푼 문제를 말해준다. 아마도 R은 그렇게 말함으로써 긴장을 해소하고 있었는지 모른다.‘R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을까?’ 나와 M은 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학교 밖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불안감의 연속이다. 물론, 이 고민은 나와 M만의 고민이다. R이 이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기엔 아직 어리다. 그럼에도 R이 느꼈으면..

밝은 방: 27(알아보기)

밝은 방: 27(알아보기)

보고 읽고 쓰기/밝은 방

“도대체 꿈속에서는 보는 것일까, 아는 것일까”*라는 바르트의 말이 인상 깊다. 바르트가 쓴 글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바르트가 쓴 글이다. 그럼에도 말이라 하고 싶은 이유는, 고서를 읽는 것은 옛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은 말의 형태일 것이다. 그래서 난 글보단 말이라 적길 좋아한다. 바르트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면서 그것은 어머니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바르트가 사진 속에서 본 어머니는 그가 알고 있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소리다. “때때로 나는 어머니의 얼굴의 한 부분, 코와 이마와의 비례, 팔과 손의 움직임 등을 알아보았다.”** 이처럼 바르트는 부분으로 어머니를 알아보았지만 온전한 어머니의 모습을 알아보진 못했다.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

“도대체 꿈속에서는 보는 것일까, 아는 것일까”*라는 바르트의 말이 인상 깊다. 바르트가 쓴 글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바르트가 쓴 글이다. 그럼에도 말이라 하고 싶은 이유는, 고서를 읽는 것은 옛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은 말의 형태일 것이다. 그래서 난 글보단 말이라 적길 좋아한다. 바르트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면서 그것은 어머니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바르트가 사진 속에서 본 어머니는 그가 알고 있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소리다. “때때로 나는 어머니의 얼굴의 한 부분, 코와 이마와의 비례, 팔과 손의 움직임 등을 알아보았다.”** 이처럼 바르트는 부분으로 어머니를 알아보았지만 온전한 어머니의 모습을 알아보진 못했다.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