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는 더 이상 빨래만은 아니리라.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금창동에 벽화가 조성된 지 약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작년, 쇠뿔고갯길에 조성된 모든 벽화를 보고 싶어 일대를 돌아다닌 일이 있었다. 보고 싶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고 그것을 사진으로나마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총 32개의 벽화가 금창동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아직 모든 벽화를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그 욕망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욕망이라는 것은 참 요상하다. 꺼진 듯해도 활활 타오르니 말이다. 인천골목문화답사를 다녀오던 중 '오후의 바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벽화와 나와의 거리는 10m, 적당한 거리이다. 이 적당한 거리에서 벽화를 보니 작은 변화가 보였다. 내 기억 속의 '오후의 바람'은 벽 전체를 온전히 드러내며 그 기품을 과시하고 있다. 헌데, 무엇인가 그것을 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