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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는 더 이상 빨래만은 아니리라.

'오후의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는 더 이상 빨래만은 아니리라.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금창동에 벽화가 조성된 지 약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작년, 쇠뿔고갯길에 조성된 모든 벽화를 보고 싶어 일대를 돌아다닌 일이 있었다. 보고 싶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고 그것을 사진으로나마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총 32개의 벽화가 금창동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아직 모든 벽화를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그 욕망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욕망이라는 것은 참 요상하다. 꺼진 듯해도 활활 타오르니 말이다. 인천골목문화답사를 다녀오던 중 '오후의 바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벽화와 나와의 거리는 10m, 적당한 거리이다. 이 적당한 거리에서 벽화를 보니 작은 변화가 보였다. 내 기억 속의 '오후의 바람'은 벽 전체를 온전히 드러내며 그 기품을 과시하고 있다. 헌데, 무엇인가 그것을 가리고 있다...

금창동에 벽화가 조성된 지 약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작년, 쇠뿔고갯길에 조성된 모든 벽화를 보고 싶어 일대를 돌아다닌 일이 있었다. 보고 싶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고 그것을 사진으로나마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총 32개의 벽화가 금창동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아직 모든 벽화를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그 욕망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욕망이라는 것은 참 요상하다. 꺼진 듯해도 활활 타오르니 말이다. 인천골목문화답사를 다녀오던 중 '오후의 바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벽화와 나와의 거리는 10m, 적당한 거리이다. 이 적당한 거리에서 벽화를 보니 작은 변화가 보였다. 내 기억 속의 '오후의 바람'은 벽 전체를 온전히 드러내며 그 기품을 과시하고 있다. 헌데, 무엇인가 그것을 가리고 있다...

나무 전봇대의 흔적

나무 전봇대의 흔적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아마도 '나무 전봇대의 흔적'이라 적어 놓지 않았다면 이 사진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으리라. 나 또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신식 전봇대 옆에 잘려 나간 나무 밑동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인천 중구에는 아직 나무 전봇대가 그 구실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이 녀석처럼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신식 전봇대를 세우며 옆에 나무를 잘랐는지도 모르겠지만, 비슷한 흔적을 앞서 말한 중구와 동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명히 드러난 나이테에 이끼가 끼어 있다. 한쪽 구석은 까맣게 불탄 흔적이 어떤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할 수 있다.

아마도 '나무 전봇대의 흔적'이라 적어 놓지 않았다면 이 사진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으리라. 나 또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신식 전봇대 옆에 잘려 나간 나무 밑동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인천 중구에는 아직 나무 전봇대가 그 구실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이 녀석처럼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신식 전봇대를 세우며 옆에 나무를 잘랐는지도 모르겠지만, 비슷한 흔적을 앞서 말한 중구와 동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명히 드러난 나이테에 이끼가 끼어 있다. 한쪽 구석은 까맣게 불탄 흔적이 어떤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할 수 있다.

낙서

낙서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새로 바른 시멘트벽 위에 아이들의 낙서가 중구난방으로 적혀있다. 골목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낙서는 해석되는 것도 있고 해석이 힘든 경우도 종종 있어 그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무엇보다 이 사진에서 의미 있는 것은 '창문'을 주제로 촬영하다 이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네모 반듯하게 칠해진 시멘트 뒤에는 아마도 창문이 있었으리라.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창문이 없어지고 그 공간 위에 칠판이 생겨났다. 이것을 기가 막히게 찾은 아이가 수학 문제로 보이는 기호를 열심히 적어 놓았다. 녀석은 이곳을 선점하고 최초로 낙서하는 즐거움을 만끽했을 게다

새로 바른 시멘트벽 위에 아이들의 낙서가 중구난방으로 적혀있다. 골목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낙서는 해석되는 것도 있고 해석이 힘든 경우도 종종 있어 그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무엇보다 이 사진에서 의미 있는 것은 '창문'을 주제로 촬영하다 이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네모 반듯하게 칠해진 시멘트 뒤에는 아마도 창문이 있었으리라.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창문이 없어지고 그 공간 위에 칠판이 생겨났다. 이것을 기가 막히게 찾은 아이가 수학 문제로 보이는 기호를 열심히 적어 놓았다. 녀석은 이곳을 선점하고 최초로 낙서하는 즐거움을 만끽했을 게다

골목의 간격

골목의 간격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아마도 이 정도 간격이 내가 생각하는 골목인 듯하다. 두 사람이 지나가기는 힘들지만 서로 지나갈 수 있는 간격. 이번 답사에서는 주로 단방향의 진행으로 내가 생각했던 양방향 경험을 할 수 없었지만, 이 골목길에서 마주 오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 보면 내가 상상했던 그 골목과 매우 흡사하다. 너무 좁아도 너무 넓어도 '골목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모호해질 듯하다. 골목은 서로 다니며 부딪히고 살아 숨 쉬는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2016-4-6 사진 속 풍경은 깔끔하지만 주변 풍경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구도심 속 흔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버려진 폐가가 많고 정리되지 않은 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최근, 그러니까 지금 글을 덧붙여 적는 2016년에 이곳에서 예술 활동을 하던 몇몇 집단이 자리를 비운..

아마도 이 정도 간격이 내가 생각하는 골목인 듯하다. 두 사람이 지나가기는 힘들지만 서로 지나갈 수 있는 간격. 이번 답사에서는 주로 단방향의 진행으로 내가 생각했던 양방향 경험을 할 수 없었지만, 이 골목길에서 마주 오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 보면 내가 상상했던 그 골목과 매우 흡사하다. 너무 좁아도 너무 넓어도 '골목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모호해질 듯하다. 골목은 서로 다니며 부딪히고 살아 숨 쉬는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2016-4-6 사진 속 풍경은 깔끔하지만 주변 풍경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구도심 속 흔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버려진 폐가가 많고 정리되지 않은 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최근, 그러니까 지금 글을 덧붙여 적는 2016년에 이곳에서 예술 활동을 하던 몇몇 집단이 자리를 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