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카테고리의 글 목록 27개

B사감을 만난 운수 좋은 날

B사감을 만난 운수 좋은 날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오랜만에 외출은 지인의 뜻하지 않은 약속 때문이었다. 가볍게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B사감을 만나게 된 운수 좋은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사감은 현진건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여자기숙학교 기숙사 사감이다. 그녀는 못 생겼다고 하던데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마디로 핑크빛이다. 프리즘에 다른 빛은 없고 온통 핑크빛만 존재한다고 할까.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3일까지 이 열리고 있다. 처음엔 그가 누군가 싶었는데 전시장에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이 사람이 사진 잡지에서 봤던 그 사람이구나 싶었다. 사진의 매력은 역시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남에 있는데 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 컸다. 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로 각인되는 현상을 사진으로 직접 목격하니 그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

오랜만에 외출은 지인의 뜻하지 않은 약속 때문이었다. 가볍게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B사감을 만나게 된 운수 좋은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사감은 현진건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여자기숙학교 기숙사 사감이다. 그녀는 못 생겼다고 하던데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마디로 핑크빛이다. 프리즘에 다른 빛은 없고 온통 핑크빛만 존재한다고 할까.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3일까지 이 열리고 있다. 처음엔 그가 누군가 싶었는데 전시장에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이 사람이 사진 잡지에서 봤던 그 사람이구나 싶었다. 사진의 매력은 역시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남에 있는데 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 컸다. 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로 각인되는 현상을 사진으로 직접 목격하니 그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

이상엽 변경의 역사 토론회를 갔다 오다.

이상엽 변경의 역사 토론회를 갔다 오다.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3월 5일, 사진가 이상엽의 변경의 역사(The History on Frontier 1679-2015) 토론회를 갔다 왔다. 당일, 비 예보를 듣긴 했는데 막상 작은 우산 하나를 들고 상경하려니 발걸음이 무겁다. 그나마 갈 수 있었던 건 같이 가는 지인 때문이다. 함께 가는 이가 없었으면 여지없이 방구석에서 청승맞은 비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일우스페이스에 도착한 것은 약 2시 50분. 찬찬히 사진을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가기로 했었는데 비 탓인지, 마음 탓인지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늘 정해진 대로 흐르진 않기 때문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게는 꽤 긴 시간이었다. 하루, 한 달, 일 년 그리고 셀 수 없는 시간을 축으로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는 사진. 좋았다. 무엇보다 같은 장면..

3월 5일, 사진가 이상엽의 변경의 역사(The History on Frontier 1679-2015) 토론회를 갔다 왔다. 당일, 비 예보를 듣긴 했는데 막상 작은 우산 하나를 들고 상경하려니 발걸음이 무겁다. 그나마 갈 수 있었던 건 같이 가는 지인 때문이다. 함께 가는 이가 없었으면 여지없이 방구석에서 청승맞은 비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일우스페이스에 도착한 것은 약 2시 50분. 찬찬히 사진을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가기로 했었는데 비 탓인지, 마음 탓인지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늘 정해진 대로 흐르진 않기 때문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게는 꽤 긴 시간이었다. 하루, 한 달, 일 년 그리고 셀 수 없는 시간을 축으로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는 사진. 좋았다. 무엇보다 같은 장면..

노기훈 미장센, 흐릿한 또는 또렷한 사람들

노기훈 미장센, 흐릿한 또는 또렷한 사람들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뭘 보여주려는 걸까요? 분명, 사진가는 거기 있었을 테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거기 없었으니 잘 모르죠. 사진만으로 상황을 알기는 참 어려운데 이 사진은 또 불친절하군요. 도통 읽을 수 있는 게 없어요. 짤막한 사진 제목만 있는데 그것도 또 불친절해요. 그냥 장소만 알려주고 있어서 말이죠. 몇 년 전 사진입니다. 물론 사진 제목으로 알았죠. 장소는 서울역 광장이나 청계광장 그리고 자유광장(인천 자유공원)입니다. 왜 사람들을 흐릿하게 찍은 건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광장과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모임 풍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 서울역 광장에 현수막이 하나 보입니다. 그렇다면, 집회 풍경입니다. 미장센 사람들은 시끄럽지만 광장은 말이 없다. 집회나 시위가 열리는 현장에..

뭘 보여주려는 걸까요? 분명, 사진가는 거기 있었을 테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거기 없었으니 잘 모르죠. 사진만으로 상황을 알기는 참 어려운데 이 사진은 또 불친절하군요. 도통 읽을 수 있는 게 없어요. 짤막한 사진 제목만 있는데 그것도 또 불친절해요. 그냥 장소만 알려주고 있어서 말이죠. 몇 년 전 사진입니다. 물론 사진 제목으로 알았죠. 장소는 서울역 광장이나 청계광장 그리고 자유광장(인천 자유공원)입니다. 왜 사람들을 흐릿하게 찍은 건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광장과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모임 풍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 서울역 광장에 현수막이 하나 보입니다. 그렇다면, 집회 풍경입니다. 미장센 사람들은 시끄럽지만 광장은 말이 없다. 집회나 시위가 열리는 현장에..

‘지금여기’의 <타임라인의 바깥> 전시를 보고

‘지금여기’의 <타임라인의 바깥> 전시를 보고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지금여기’의 는 영상 위주로 구성된 전시였어요. 독특했던 건 관람자가 정면으로 영상과 마주하며 앉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간이의자예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스펙터클한 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그랬나 봅니다. 생각보다 전시장은 넓더군요. 찾는 길은 스마트폰 지도를 이용해서 잘 찾아갔는데 잠시 길을 찾지 못해 지체했지만 누군가 다녀간 이야기에 올린 사진을 봐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마침 주인장을 바깥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들을 수 있었죠. 전시장 바깥 모습이 주차장 같아서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 이전에는 봉제 공장이기도 했다더군요. 재미있게 본 작품은 공석민의 이예요. 물걸레로 도심 인도를 쓱쓱 닦는 영상인데 아무래도 이번 전시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또 하나 있는..

‘지금여기’의 는 영상 위주로 구성된 전시였어요. 독특했던 건 관람자가 정면으로 영상과 마주하며 앉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간이의자예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스펙터클한 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그랬나 봅니다. 생각보다 전시장은 넓더군요. 찾는 길은 스마트폰 지도를 이용해서 잘 찾아갔는데 잠시 길을 찾지 못해 지체했지만 누군가 다녀간 이야기에 올린 사진을 봐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마침 주인장을 바깥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들을 수 있었죠. 전시장 바깥 모습이 주차장 같아서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 이전에는 봉제 공장이기도 했다더군요. 재미있게 본 작품은 공석민의 이예요. 물걸레로 도심 인도를 쓱쓱 닦는 영상인데 아무래도 이번 전시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또 하나 있는..

이창훈: 또 다른 풍경 - 헤테로토피아, 같지만 다른 풍경

이창훈: 또 다른 풍경 - 헤테로토피아, 같지만 다른 풍경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존재들의 비평행적 진화 : 왜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가? 아마도 이번 주제는 ‘세계 책의 수도 인천’과 무관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두운 조명 아래서 전시 소개 글을 읽는데 애를 먹었다. 놓인 인쇄물이 흐릿한 탓이다. 작품을 비추는 조명의 도움으로 어렵게 글을 읽었다. 그건 그렇고 재미있는 전시이다. '책'으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이창훈의 '또 다른 풍경-헤테로토피아'를 즐겁게 봤다. 나는 작업에서 소마미술관의 인공연못 물을 해수(海水)로 바꾸어 채우는 작업을 하였다. 해수는 원래에 있어야 할 곳에서는 생명의 원천이라는 근원적 요소로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단지 그곳에서 옮기어져 새로운 이곳 장소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서 작용한다. 생..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존재들의 비평행적 진화 : 왜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가? 아마도 이번 주제는 ‘세계 책의 수도 인천’과 무관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두운 조명 아래서 전시 소개 글을 읽는데 애를 먹었다. 놓인 인쇄물이 흐릿한 탓이다. 작품을 비추는 조명의 도움으로 어렵게 글을 읽었다. 그건 그렇고 재미있는 전시이다. '책'으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이창훈의 '또 다른 풍경-헤테로토피아'를 즐겁게 봤다. 나는 작업에서 소마미술관의 인공연못 물을 해수(海水)로 바꾸어 채우는 작업을 하였다. 해수는 원래에 있어야 할 곳에서는 생명의 원천이라는 근원적 요소로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단지 그곳에서 옮기어져 새로운 이곳 장소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서 작용한다. 생..

임재홍 사진전: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 지속되는 전쟁

임재홍 사진전: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 지속되는 전쟁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는 것은 참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나는 왜 고통을 느낄까? 고통은 연민이거나 동정이거나 불쾌감을 떨쳐버리려는 방어기제일 수 있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그 고통의 정체인지요. 갤러리류가헌에서 임재홍 사진전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를 목격한 날엔 고통으로 어찌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사진기를 들 여유조차 없었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차분하게 사진을 보는 내가 이해되지 않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불쾌한 고통으로 치부할 사건은 아니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제가 고민했던 것은 과연 사진에 등장하는 ‘영식’을 6. 25전쟁 이후 남아있던 플라스틱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한 개인으로 봐야하냐는 것입니다. ..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는 것은 참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나는 왜 고통을 느낄까? 고통은 연민이거나 동정이거나 불쾌감을 떨쳐버리려는 방어기제일 수 있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그 고통의 정체인지요. 갤러리류가헌에서 임재홍 사진전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를 목격한 날엔 고통으로 어찌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사진기를 들 여유조차 없었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차분하게 사진을 보는 내가 이해되지 않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불쾌한 고통으로 치부할 사건은 아니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제가 고민했던 것은 과연 사진에 등장하는 ‘영식’을 6. 25전쟁 이후 남아있던 플라스틱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한 개인으로 봐야하냐는 것입니다. ..

커플천국을 떠올리는 대림미술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커플천국을 떠올리는 대림미술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대림미술관에서 린다 매카트니(Linda Louise McCartney, 1941-1998) 사진전이 있습니다. 제가 전시 소식을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해보니 사진전 소식을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알았더군요. 꽤 많은 사진전이 년 초부터 알게 모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처 홍보가 되지 않아 못 본 사진전도 있고 이렇게 홍보를 통해 알게 된 사진전도 있고 말이죠. 대림미술관은 경복궁역 3호선에서 도보 5분 거리입니다만 제가 서울 지리를 여전히 잘 몰라 종각역 1호선부터 걸어왔어요. 돌아왔기 때문에 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위안을 삼아봅니다. (물론, 경복궁역에서 다른 쪽을 찍을 수 있었겠죠. 그래도 새삼 걸어가서 이렇게 찍지는 않았겠죠. 그런 거죠.) 린다의 사진은 감성을 북돋아주는 사진일거라 짐작하고..

대림미술관에서 린다 매카트니(Linda Louise McCartney, 1941-1998) 사진전이 있습니다. 제가 전시 소식을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해보니 사진전 소식을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알았더군요. 꽤 많은 사진전이 년 초부터 알게 모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처 홍보가 되지 않아 못 본 사진전도 있고 이렇게 홍보를 통해 알게 된 사진전도 있고 말이죠. 대림미술관은 경복궁역 3호선에서 도보 5분 거리입니다만 제가 서울 지리를 여전히 잘 몰라 종각역 1호선부터 걸어왔어요. 돌아왔기 때문에 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위안을 삼아봅니다. (물론, 경복궁역에서 다른 쪽을 찍을 수 있었겠죠. 그래도 새삼 걸어가서 이렇게 찍지는 않았겠죠. 그런 거죠.) 린다의 사진은 감성을 북돋아주는 사진일거라 짐작하고..

아트선재센터 외벽에 설치된 ‘노순택 살려면 vs 왔으면’ 대형 사진

아트선재센터 외벽에 설치된 ‘노순택 살려면 vs 왔으면’ 대형 사진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미처 몰랐습니다. 사진작가 한성필 개인전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건물 외벽에 노순택 님 사진으로 추정되는 것이 눈에 띠였거든요. 알고 보니, 아트선재센터에서 2013년 11월부터 진행하는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라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식은땀을 흘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식은땀을 흘리지 않을 수는 없겠더군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거든요. 노순택 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 본 사진이라 긴가민가했지만, 워낙 자신만의 형식, 색깔이 있어 참 기억되는 사진가입니다.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소개에 따르면 “배너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 내부의 정규 전시 공간과 달리, 관람의 영역이 미술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장되고, 주변 환경 및 공공 장소에 예술이 개입”됨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

미처 몰랐습니다. 사진작가 한성필 개인전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건물 외벽에 노순택 님 사진으로 추정되는 것이 눈에 띠였거든요. 알고 보니, 아트선재센터에서 2013년 11월부터 진행하는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라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식은땀을 흘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식은땀을 흘리지 않을 수는 없겠더군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거든요. 노순택 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 본 사진이라 긴가민가했지만, 워낙 자신만의 형식, 색깔이 있어 참 기억되는 사진가입니다.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소개에 따르면 “배너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 내부의 정규 전시 공간과 달리, 관람의 영역이 미술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장되고, 주변 환경 및 공공 장소에 예술이 개입”됨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