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고 쓰기/책' 카테고리의 글 목록 86개

주형일: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주형일: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 읽고 쓰기/책

감상(문)을 쓸 땐 주로 옆에 책을 놓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엔 감상의 대상인 책이 없다. 조금 난처한 상황인데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의도이다. 과연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늘 궁금했다. 적확하게 말하면 개념이다. 개념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 앞서 생각하고 정리한 선구자의 도움이 필요함은 당연하다.지금부터 적는 글은 오로지 기억을 통해 적는 상념의 성격이다. 상념은 여러 가지 생각인데 그 생각이 내가 감상을 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다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이미지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려 한다.이미지에 대해..

감상(문)을 쓸 땐 주로 옆에 책을 놓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엔 감상의 대상인 책이 없다. 조금 난처한 상황인데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의도이다. 과연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늘 궁금했다. 적확하게 말하면 개념이다. 개념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 앞서 생각하고 정리한 선구자의 도움이 필요함은 당연하다.지금부터 적는 글은 오로지 기억을 통해 적는 상념의 성격이다. 상념은 여러 가지 생각인데 그 생각이 내가 감상을 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다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이미지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려 한다.이미지에 대해..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

보고 읽고 쓰기/책

‘스몰 토크’라는 형식을 빌린 탓인지 책도 작은 형태이다. 예술에 종사하는 a와 일반인 b의 대화록이다. 예술 내부에서 익숙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a와 예술과는 거리가 먼 b의 대화를 한 쪽에 아래위로 나열하거나 두 쪽에 좌우로 나열했다. 아쉬운 점은 b의 ‘일반인’ 설정이 다소 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책에서 소개된 b는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았고 예술을 좋아하며 예술 내부의 시선을 마뜩찮게 바로 보는 자이다. 즉 a의 시선에서 예술 내부를 뺀 이가 b이 할 수 있다.중간 지점에서 a가 점점 b를 닮아가고 있다. 가끔은 b와 a를 혼동하게 된다. a가 말해야할 것을 b가 말하거나 b가 말해야할 것을 a가 말한다. 무거운 대화로 예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주제가 가벼운 것은..

‘스몰 토크’라는 형식을 빌린 탓인지 책도 작은 형태이다. 예술에 종사하는 a와 일반인 b의 대화록이다. 예술 내부에서 익숙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a와 예술과는 거리가 먼 b의 대화를 한 쪽에 아래위로 나열하거나 두 쪽에 좌우로 나열했다. 아쉬운 점은 b의 ‘일반인’ 설정이 다소 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책에서 소개된 b는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았고 예술을 좋아하며 예술 내부의 시선을 마뜩찮게 바로 보는 자이다. 즉 a의 시선에서 예술 내부를 뺀 이가 b이 할 수 있다.중간 지점에서 a가 점점 b를 닮아가고 있다. 가끔은 b와 a를 혼동하게 된다. a가 말해야할 것을 b가 말하거나 b가 말해야할 것을 a가 말한다. 무거운 대화로 예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주제가 가벼운 것은..

메리 워너 메리언: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메리 워너 메리언: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보고 읽고 쓰기/책

사진 역사를 다룬 책은 꽤 많이 출간된 상태다. 논문 형식이나 시간 흐름을 따른 형식 또는 에피소드를 다룬 형식도 있다. 크게 이슈가 될 만한 얘기를 주요 내용으로 다룬 책도 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총 100가지 명사를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환점이 됨직한 이슈도 다루고 있어 후자 형식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각 장은 몇 페이지를 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꽤 흥미로운 소재를 선택한 탓인지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익히 알고 있던 것에 새로운 사실을 덧붙이거나 몰랐던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술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비행기나 텔레비전과 달리 사진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미 사진에 필요한 많은 기술이..

사진 역사를 다룬 책은 꽤 많이 출간된 상태다. 논문 형식이나 시간 흐름을 따른 형식 또는 에피소드를 다룬 형식도 있다. 크게 이슈가 될 만한 얘기를 주요 내용으로 다룬 책도 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총 100가지 명사를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환점이 됨직한 이슈도 다루고 있어 후자 형식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각 장은 몇 페이지를 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꽤 흥미로운 소재를 선택한 탓인지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익히 알고 있던 것에 새로운 사실을 덧붙이거나 몰랐던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술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비행기나 텔레비전과 달리 사진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미 사진에 필요한 많은 기술이..

브랜던 스탠턴: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

브랜던 스탠턴: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

보고 읽고 쓰기/책

노란 책등에 굵은 검정 글씨가 눈에 띤 사진책이다. 왼쪽부터 시작되는 책등은 제목과 원제목은 고딕체를 사용했고 원제목은 굵게 표현했다. 지은이와 옮긴이는 명조체로 오른쪽 자리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노란색에 뭔가 끌렸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노란색에서 라임 느낌이 떠올랐다. 스무드하면서 톡 쏘는 느낌이랄까. 사진 한 장과 한 문장이, 많게는 몇 문장이 함께 한다. 예전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블로그 형식 같아 굳이 책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 생각만 나열된 문장은 사진을 보는 내내 ‘이것은 이렇게 봐! 저것은 저렇게 봐!’라는 식의 강요로 느꼈다. 그런데 스탠턴의 사진과 글은 분명 블로그 형식이지만 강요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마도 그 말들은 사진과 뗄 ..

노란 책등에 굵은 검정 글씨가 눈에 띤 사진책이다. 왼쪽부터 시작되는 책등은 제목과 원제목은 고딕체를 사용했고 원제목은 굵게 표현했다. 지은이와 옮긴이는 명조체로 오른쪽 자리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노란색에 뭔가 끌렸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노란색에서 라임 느낌이 떠올랐다. 스무드하면서 톡 쏘는 느낌이랄까. 사진 한 장과 한 문장이, 많게는 몇 문장이 함께 한다. 예전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블로그 형식 같아 굳이 책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 생각만 나열된 문장은 사진을 보는 내내 ‘이것은 이렇게 봐! 저것은 저렇게 봐!’라는 식의 강요로 느꼈다. 그런데 스탠턴의 사진과 글은 분명 블로그 형식이지만 강요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마도 그 말들은 사진과 뗄 ..

이런 사진도 사진인가! 그런데 사진이다

이런 사진도 사진인가! 그런데 사진이다

보고 읽고 쓰기/책

처음 그의 사진을 보고 느낀 것은 ‘이런 것도 사진인가!’라는 낮잡아봄이 있었다. 물론, 사진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니 그 어디쯤 그의 사진이 속해있다는 것조차 부정했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진가라면 평범한 세상의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의 사진에는 보통 볼 수 있는 풍경과 사물이 그것 그대로 있다. 처음이 두 번이 되고 또다시 보고, 횟수가 늘어갔다. 뭐라 이름 지을 수 없는 사진 속 모습. 때때로 이름 지을 수 있는 사진 속 모습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부딪침을 반복하다가 불현듯 사진전, ‘JA.’가 떠올랐다. 김영석 작가는 전시 서문에서 사진은 “사진 그대로의 이미지를 우리가 바라..

처음 그의 사진을 보고 느낀 것은 ‘이런 것도 사진인가!’라는 낮잡아봄이 있었다. 물론, 사진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니 그 어디쯤 그의 사진이 속해있다는 것조차 부정했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진가라면 평범한 세상의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의 사진에는 보통 볼 수 있는 풍경과 사물이 그것 그대로 있다. 처음이 두 번이 되고 또다시 보고, 횟수가 늘어갔다. 뭐라 이름 지을 수 없는 사진 속 모습. 때때로 이름 지을 수 있는 사진 속 모습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부딪침을 반복하다가 불현듯 사진전, ‘JA.’가 떠올랐다. 김영석 작가는 전시 서문에서 사진은 “사진 그대로의 이미지를 우리가 바라..

사진의 이해,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마지막에 의미하는 것

사진의 이해,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마지막에 의미하는 것

보고 읽고 쓰기/책

나는 이것을 보는 행위가 기록으로 남길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정했다라는 말은 이제 이것이 유심히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는 나의 믿음은, 이미 그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보여 주지 않기로 한 모든 것들에 비례한다라고 풀어써야 할 수도 있다. 존 버거, 『사진의 이해』, 제프 다이어 엮음, 김현우 옮김, 열화당, 2015, 35쪽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마지막에 의미하는 것은, 본다는 의지보다 보여준다는 의지이다. 존 버거는 사진을 꼭 예술작품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여길 수 있다고 일러 준다. 그가 생각하는 사진은 예술 틀 바깥에 있다. 예술 틀 바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깥에는 소유할 수 없고, 결코 그럴 수 없는 진실(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이 존재한다. 예술은 늘 자세한 것을 두루 쓰..

나는 이것을 보는 행위가 기록으로 남길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정했다라는 말은 이제 이것이 유심히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는 나의 믿음은, 이미 그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보여 주지 않기로 한 모든 것들에 비례한다라고 풀어써야 할 수도 있다. 존 버거, 『사진의 이해』, 제프 다이어 엮음, 김현우 옮김, 열화당, 2015, 35쪽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마지막에 의미하는 것은, 본다는 의지보다 보여준다는 의지이다. 존 버거는 사진을 꼭 예술작품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여길 수 있다고 일러 준다. 그가 생각하는 사진은 예술 틀 바깥에 있다. 예술 틀 바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깥에는 소유할 수 없고, 결코 그럴 수 없는 진실(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이 존재한다. 예술은 늘 자세한 것을 두루 쓰..

시뮬라시옹, 홀로코스트

시뮬라시옹, 홀로코스트

보고 읽고 쓰기/책

보드리야르가 역사 사건의 부활에 영화보다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차가운 중간매체, 즉 텔레비전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유대인 학살 장면을 방영한 TV 프로, 「홀로코스트」를 제시한다. 역사의 학살 사건이었던 홀로코스트가 아닌 시뮬라크르의 홀로코스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망각과 기억 사이의 관계’의 이해가 선제 되야 할 듯하다. 역주를 옮겨보면 “들뢰즈 식으로 추론해 보겠습니다. 만약 기억이 영구히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 영원히 망각이란 없을 것이고 망각이 없으면 기억도 없을 것이다.”라고 그 관계를 풀어놓았다. 망각의 측면에서 봐도 같다. 영구한 망각이 있다면 기억은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다. “기억과 망각은 같은 것의 서로 다른 모습일 따름이다.” 망각과 기억 사이의 관계를 이해했으니, 이제 시뮬라크르..

보드리야르가 역사 사건의 부활에 영화보다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차가운 중간매체, 즉 텔레비전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유대인 학살 장면을 방영한 TV 프로, 「홀로코스트」를 제시한다. 역사의 학살 사건이었던 홀로코스트가 아닌 시뮬라크르의 홀로코스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망각과 기억 사이의 관계’의 이해가 선제 되야 할 듯하다. 역주를 옮겨보면 “들뢰즈 식으로 추론해 보겠습니다. 만약 기억이 영구히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 영원히 망각이란 없을 것이고 망각이 없으면 기억도 없을 것이다.”라고 그 관계를 풀어놓았다. 망각의 측면에서 봐도 같다. 영구한 망각이 있다면 기억은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다. “기억과 망각은 같은 것의 서로 다른 모습일 따름이다.” 망각과 기억 사이의 관계를 이해했으니, 이제 시뮬라크르..

군주론, 강력한 도움을 준 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군주론, 강력한 도움을 준 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보고 읽고 쓰기/책

타인이 강력해지도록 도움을 준 자는 자멸을 자처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세력은 도움을 주는 자의 술책이나 힘을 통해서 커지는데, 이 두 가지는 도움을 받아 강력해진 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책 중국 한(漢)나라의 장수였던 한신(韓信)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서초패왕(西楚覇王)으로 불린 항우(項羽)를 제압하는데 큰 공적을 세웠지만, 모함으로 결국 처형되는 그의 최후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다.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달리던 개가 삶아지고 높이 나는 새가 다하니 좋은 활이 사장된다. 적국이 파괴되니 지혜로운 신하가 죽고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나는 진실로 삶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한신이 처형당하기 전 말했다고 전해지는 토사구팽(兎死狗烹)과 니..

타인이 강력해지도록 도움을 준 자는 자멸을 자처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세력은 도움을 주는 자의 술책이나 힘을 통해서 커지는데, 이 두 가지는 도움을 받아 강력해진 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책 중국 한(漢)나라의 장수였던 한신(韓信)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서초패왕(西楚覇王)으로 불린 항우(項羽)를 제압하는데 큰 공적을 세웠지만, 모함으로 결국 처형되는 그의 최후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다.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달리던 개가 삶아지고 높이 나는 새가 다하니 좋은 활이 사장된다. 적국이 파괴되니 지혜로운 신하가 죽고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나는 진실로 삶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한신이 처형당하기 전 말했다고 전해지는 토사구팽(兎死狗烹)과 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