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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잔혹하고 우매한 두 군주

맹자: 잔혹하고 우매한 두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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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를 읽다 보면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 자주 등장한다. 두 임금은 중국의 신화 속 군주로 훌륭한 군주를 가리켜요순과 같다고 말하며 성군(聖君)을 칭송한다. 나는 요순(堯舜)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해 공자 또는 맹자가 자주 언급함은 그리 탐탁지 않지만 이루 상 편의 ‘7 ˙2 요순의 도로써 나라를 다스려라’에서 맹자가 말한 다음 구절은 마음에 와 닿는다. 백성에게 포악하게 구는 것이 심할 경우는 군주 자신은 시해당하고 나라는 망하게 되며, 심하지 않을 경우는 군주 자신은 위태로와지고 나라의 영토는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일단 '어둡다[幽]'거나 '잔인하다[.]'고 이름이 붙여지면, 비록 효성스런 자식과 손자가 나와도 백 대가 지나도록 그것을 고칠 수 없다(暴其民甚, 則身弑國亡, 不甚, 則..

『맹자』를 읽다 보면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 자주 등장한다. 두 임금은 중국의 신화 속 군주로 훌륭한 군주를 가리켜요순과 같다고 말하며 성군(聖君)을 칭송한다. 나는 요순(堯舜)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해 공자 또는 맹자가 자주 언급함은 그리 탐탁지 않지만 이루 상 편의 ‘7 ˙2 요순의 도로써 나라를 다스려라’에서 맹자가 말한 다음 구절은 마음에 와 닿는다. 백성에게 포악하게 구는 것이 심할 경우는 군주 자신은 시해당하고 나라는 망하게 되며, 심하지 않을 경우는 군주 자신은 위태로와지고 나라의 영토는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일단 '어둡다[幽]'거나 '잔인하다[.]'고 이름이 붙여지면, 비록 효성스런 자식과 손자가 나와도 백 대가 지나도록 그것을 고칠 수 없다(暴其民甚, 則身弑國亡, 不甚, 則..

맹자: 고전을 읽는 이유

맹자: 고전을 읽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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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많으니 그 이유도 다양할 듯하다. 자기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소설을 읽기도 한다. 시도 한 편 읽는다면 또 즐겁기만 하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문장을 읽어 내리며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문도 생기고 질문도 생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의문과 질문에 대한 답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읽고 있는 그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독서란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양방향적인 대화이며 이를 통해 벗을 사귀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맹자는 고전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사람이 지은 시를 외우고 옛사람이 지은 책을 읽으면서도 옛사람에 대해서 ..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많으니 그 이유도 다양할 듯하다. 자기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소설을 읽기도 한다. 시도 한 편 읽는다면 또 즐겁기만 하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문장을 읽어 내리며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문도 생기고 질문도 생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의문과 질문에 대한 답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읽고 있는 그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독서란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양방향적인 대화이며 이를 통해 벗을 사귀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맹자는 고전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사람이 지은 시를 외우고 옛사람이 지은 책을 읽으면서도 옛사람에 대해서 ..

니코마코스 윤리학: 행복을 추구하는 올바른 방법은 중용에 다가감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행복을 추구하는 올바른 방법은 중용에 다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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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기존 10부에서 6부로 줄여 출간된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홍석영 풀어씀, 풀빛, 2005년)은 나와 같이 인문학 또는 철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입문 초보자에게 적절한 지침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철학에 흥미가 생겨 이런저런 문헌을 읽었지만 이해했다니 보다 머리가 복잡해졌다는 결론이 더 컸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했던 머리와 심란했던 마음이 다소 진정됨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은 초반에 소개된 ‘중용’에 관한 표이다. 아마도 이 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따로 정리한 듯 보인다. 그중 한 가지 예를 들어오면 ‘관후’에 관련된 중용이 있다. 관후는 재물에 관련된 것으로 재물을 적절하게 얻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덕(..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기존 10부에서 6부로 줄여 출간된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홍석영 풀어씀, 풀빛, 2005년)은 나와 같이 인문학 또는 철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입문 초보자에게 적절한 지침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철학에 흥미가 생겨 이런저런 문헌을 읽었지만 이해했다니 보다 머리가 복잡해졌다는 결론이 더 컸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했던 머리와 심란했던 마음이 다소 진정됨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은 초반에 소개된 ‘중용’에 관한 표이다. 아마도 이 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따로 정리한 듯 보인다. 그중 한 가지 예를 들어오면 ‘관후’에 관련된 중용이 있다. 관후는 재물에 관련된 것으로 재물을 적절하게 얻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덕(..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청소년 인문교양매거진 유레카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청소년 인문교양매거진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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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잡지, 『청소년 인문교양매거진 유레카』를 발견했다. 발견은 늘 모험이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흥분될 수밖에 없다. 잡지의 슬로건은 ‘논술 대비’다. 그렇다고 꼭 수험생만 읽는 잡지는 아닌 듯하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샘플을 보니 아이와 함께 토론해보면 어떨까 싶은 주제가 참 많다. 요즘 같은 시대에 늘 유쾌한 말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12월에 발행된 384호 특집 논쟁은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 작가의 의도냐, 독자의 해석이냐”로 오래 전부터 논란꺼리를 다룬다. 사실, 철 지난 논쟁이다. 이미 해석을 넘어 감각 또는 담론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늘 관련 논쟁은 꼭 한 번 생각해봐야할 꼭지다. 아이유의 신곡‘제제’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아이유가 《나의 라임오렌지》를..

흥미로운 잡지, 『청소년 인문교양매거진 유레카』를 발견했다. 발견은 늘 모험이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흥분될 수밖에 없다. 잡지의 슬로건은 ‘논술 대비’다. 그렇다고 꼭 수험생만 읽는 잡지는 아닌 듯하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샘플을 보니 아이와 함께 토론해보면 어떨까 싶은 주제가 참 많다. 요즘 같은 시대에 늘 유쾌한 말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12월에 발행된 384호 특집 논쟁은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 작가의 의도냐, 독자의 해석이냐”로 오래 전부터 논란꺼리를 다룬다. 사실, 철 지난 논쟁이다. 이미 해석을 넘어 감각 또는 담론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늘 관련 논쟁은 꼭 한 번 생각해봐야할 꼭지다. 아이유의 신곡‘제제’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아이유가 《나의 라임오렌지》를..

사춘기도 모르는 어른

사춘기도 모르는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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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늘 즐겁다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축복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아이에 대해 공부할 기회는 정작 없었다. 아마도 내 아이이니 잘 알 수 있다는 오만함 때문이리라. 아장아장 걷는 녀석이 이제 자기 얘기를 하려는데 정작 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춘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는 아무리 부모에게 반항하고 못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줘도 부모는 여전히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기를 원해요. 의외로 “엄마, 아빠가 나를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친절하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게 위로해 줬으면 좋겠어요.” 하거든요. 오은영, 『내 아이가 힘겨운 부모들에게』, 녹색지팡이, 2015, ..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늘 즐겁다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축복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아이에 대해 공부할 기회는 정작 없었다. 아마도 내 아이이니 잘 알 수 있다는 오만함 때문이리라. 아장아장 걷는 녀석이 이제 자기 얘기를 하려는데 정작 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춘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는 아무리 부모에게 반항하고 못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줘도 부모는 여전히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기를 원해요. 의외로 “엄마, 아빠가 나를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친절하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게 위로해 줬으면 좋겠어요.” 하거든요. 오은영, 『내 아이가 힘겨운 부모들에게』, 녹색지팡이, 2015, ..

총체예술에서 개별예술로

총체예술에서 개별예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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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장르들은 각자 제 길을 걸어 순수회화, 순수음악, 순수문학, 그리고 순수건축이 된다. 예술이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하면서 ‘어디에 그림이 놓여 있고, 그 장소가 그 그림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그에 따라 “전체 속에서 불가결한 의미를 지니는 그런 뜻 깊은 형상의 세계를 형성하는 일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로써 “사물의 의미마저 상실된 것이다.” 이는 도상해석학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사실 오늘날 회화나 조각의 의미를 드러내는 데서 과거의 도상해석학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진중권,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휴머니스트, 2008, 352쪽

개별 장르들은 각자 제 길을 걸어 순수회화, 순수음악, 순수문학, 그리고 순수건축이 된다. 예술이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하면서 ‘어디에 그림이 놓여 있고, 그 장소가 그 그림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그에 따라 “전체 속에서 불가결한 의미를 지니는 그런 뜻 깊은 형상의 세계를 형성하는 일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로써 “사물의 의미마저 상실된 것이다.” 이는 도상해석학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사실 오늘날 회화나 조각의 의미를 드러내는 데서 과거의 도상해석학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진중권,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휴머니스트, 2008, 352쪽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들춰보니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들춰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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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성에 맞서, 과학에 맞서 나의 내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소리를 듣게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내밀함입니다. 롤랑 바르트,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변광배 옮김, 민음사, 2015년, 15쪽 롤랑 바르트의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읽다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가 생각났다. 둘 다 앞 페이지만 들춰 봤을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루 빨리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놓아야 다른 책을 만져볼 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또 현실이다.

일반성에 맞서, 과학에 맞서 나의 내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소리를 듣게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내밀함입니다. 롤랑 바르트,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변광배 옮김, 민음사, 2015년, 15쪽 롤랑 바르트의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읽다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가 생각났다. 둘 다 앞 페이지만 들춰 봤을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루 빨리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놓아야 다른 책을 만져볼 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또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