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카테고리의 글 목록 32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물질적 형상에서 비물질적 형상으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물질적 형상에서 비물질적 형상으로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사진을 일종의 ‘수열적’ 이미지, 즉 원본 없는 복제로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허상적(simulacral)' 이미지, 즉 그것에 상응하는 지시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재현으로서 다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사진을 현실의 물리적인 흔적이나 지표적인 자국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실재의 효과’를 산출하는 코드화된 구축물로 보았다. 〔중략〕 허상에 대한 논의에서는 장 보드리야르와 미셀 푸코 그리고 질 들뢰즈 등이 중요한데, 보드리야르는 허상 개념을 통해 상품에서 진행된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했고, 푸코와 들뢰즈는 재현에 대한 플라톤적인 오래된 구상에 도전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630쪽. 독서모임(질 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에서 발제자의 잘 정리된 말을 듣고 머릿..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사진을 일종의 ‘수열적’ 이미지, 즉 원본 없는 복제로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허상적(simulacral)' 이미지, 즉 그것에 상응하는 지시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재현으로서 다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사진을 현실의 물리적인 흔적이나 지표적인 자국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실재의 효과’를 산출하는 코드화된 구축물로 보았다. 〔중략〕 허상에 대한 논의에서는 장 보드리야르와 미셀 푸코 그리고 질 들뢰즈 등이 중요한데, 보드리야르는 허상 개념을 통해 상품에서 진행된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했고, 푸코와 들뢰즈는 재현에 대한 플라톤적인 오래된 구상에 도전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630쪽. 독서모임(질 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에서 발제자의 잘 정리된 말을 듣고 머릿..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다니엘 뷔랭이 말하고자 했던 것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다니엘 뷔랭이 말하고자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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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글은 미니멀리즘의 한계들이란 것으로 어제 읽은 글(“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과 이어져요. 한스 한케는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과 「솔 골드먼과 알렉스 디로렌조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 작품을 통해 사진이 지켜야만 했던 중립성, 그러니까 사회적·정치적 중립성에 저항했다고 하네요. 한케 이전에도 사진 저널리즘이 있었는데 왜 유독 한케 작품이 그렇게 평가 받는지 고민을 좀 해보니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에서 지키려 했던 중립성과 연관이 있겠더군요. 여하튼 오늘은 그 두 번째 사례로 다니엘 뷔랭이 등장해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뷔랭의 「사진-기억: 회화-조각」 작품은 커다랗군요. 원통형 미술관을 관통하는 현수막이라고 하는데..

오늘 읽은 글은 미니멀리즘의 한계들이란 것으로 어제 읽은 글(“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과 이어져요. 한스 한케는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과 「솔 골드먼과 알렉스 디로렌조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 작품을 통해 사진이 지켜야만 했던 중립성, 그러니까 사회적·정치적 중립성에 저항했다고 하네요. 한케 이전에도 사진 저널리즘이 있었는데 왜 유독 한케 작품이 그렇게 평가 받는지 고민을 좀 해보니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에서 지키려 했던 중립성과 연관이 있겠더군요. 여하튼 오늘은 그 두 번째 사례로 다니엘 뷔랭이 등장해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뷔랭의 「사진-기억: 회화-조각」 작품은 커다랗군요. 원통형 미술관을 관통하는 현수막이라고 하는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오랜만에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읽었어요. 그동안 온 신경이 독서모임에 모이다 보니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지루해서 잠시 꾸벅꾸벅 졸기도 했고 지난함을 달래기 위해 영화 감상문도 몇 자 끼적거리기도 했죠. 사실 이렇게 미술사 책을 다시 꺼낸 든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안 돼서 포기해버렸어요. 포기하니 여유가 생기더군요. 물론 포기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미술사 책 보는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미술사를 알겠다는 것이 아니고 책 보는 방법을 이제야 좀 알겠어요.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연대순으로 되어 있고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사진이니 중간에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참 지루했는데..

오랜만에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읽었어요. 그동안 온 신경이 독서모임에 모이다 보니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지루해서 잠시 꾸벅꾸벅 졸기도 했고 지난함을 달래기 위해 영화 감상문도 몇 자 끼적거리기도 했죠. 사실 이렇게 미술사 책을 다시 꺼낸 든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안 돼서 포기해버렸어요. 포기하니 여유가 생기더군요. 물론 포기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미술사 책 보는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미술사를 알겠다는 것이 아니고 책 보는 방법을 이제야 좀 알겠어요.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연대순으로 되어 있고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사진이니 중간에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참 지루했는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텅 빔, 무표정, 중성을 드러내는 반모더니즘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텅 빔, 무표정, 중성을 드러내는 반모더니즘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스트루트와 루프의 초기 작업이 물질적인 지지체로서나 장인적 기술의 수단으로서나 시대에 뒤처진 흑백사진을 고수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조르조 데 키리코의 회화에서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반(反)모더니즘적 충동이 여기에서도 작동하는지, 작동한다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여기서 반(反)모더니즘이란 현재를 멜랑콜리아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 선진 과학 기술의 생산 수단과 필연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아방가르드 모델과 단절하며, 상실의 조건에서 어떻게 기억을 재구성하는가와 같이 전후 시기의 중대한 질문을 배경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69쪽. 토마스 스트루트(Thomas Struth, 1954~)와 토마스 루프(Thomas Ruff, ..

스트루트와 루프의 초기 작업이 물질적인 지지체로서나 장인적 기술의 수단으로서나 시대에 뒤처진 흑백사진을 고수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조르조 데 키리코의 회화에서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반(反)모더니즘적 충동이 여기에서도 작동하는지, 작동한다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여기서 반(反)모더니즘이란 현재를 멜랑콜리아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 선진 과학 기술의 생산 수단과 필연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아방가르드 모델과 단절하며, 상실의 조건에서 어떻게 기억을 재구성하는가와 같이 전후 시기의 중대한 질문을 배경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69쪽. 토마스 스트루트(Thomas Struth, 1954~)와 토마스 루프(Thomas Ruff, ..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에드 루샤가 말하는 의미 없는 잉여존재 세계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에드 루샤가 말하는 의미 없는 잉여존재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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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같은 분류 글에서 앤디 워홀은 자신의 반복 효과를 “계속해서 몇 번이고 끔찍한 그림들을 보게 되면, 그 그림은 실제로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34쪽)고 말했는데, 에드 루샤(Ed Ruscha, 1937-)의 『선셋 대로의 모든 건물』이나 『26개의 주유소』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홀의 반복 효과로 우울함을 느꼈다면, 루샤의 사진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이런 감정이 생길까요. 게다가 워홀와 같이 정확히 똑같은 반복이 아님에도 말이죠. 루샤의 사진이 정확히 똑같지 않지만 유형적으로 같은 틀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보던 그 풍경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책에서는 루샤의 작업을 “엔트로피에 대한 실..

이전 같은 분류 글에서 앤디 워홀은 자신의 반복 효과를 “계속해서 몇 번이고 끔찍한 그림들을 보게 되면, 그 그림은 실제로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34쪽)고 말했는데, 에드 루샤(Ed Ruscha, 1937-)의 『선셋 대로의 모든 건물』이나 『26개의 주유소』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홀의 반복 효과로 우울함을 느꼈다면, 루샤의 사진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이런 감정이 생길까요. 게다가 워홀와 같이 정확히 똑같은 반복이 아님에도 말이죠. 루샤의 사진이 정확히 똑같지 않지만 유형적으로 같은 틀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보던 그 풍경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책에서는 루샤의 작업을 “엔트로피에 대한 실..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정확하게 똑같은 반복을 통해 스투디움을 지나 푼크툼에 다다를 수 있을까?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정확하게 똑같은 반복을 통해 스투디움을 지나 푼크툼에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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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죠. 이런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반복을 통해 사진을 보면 좀 더 의미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복은 유사함의 되풀이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은 똑같은 것을 되풀이합니다. 워홀의 반복은 외상적 현실을 가리고, 그러니까 동일한 사건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관람자는 무감각해지는데, 이것을 알아챈 관람자 내부의 균열을 통해 작동합니다. 이 외상적 지점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은 단지 개인 사건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차원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주장은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 개인..

사진 한 장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죠. 이런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반복을 통해 사진을 보면 좀 더 의미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복은 유사함의 되풀이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은 똑같은 것을 되풀이합니다. 워홀의 반복은 외상적 현실을 가리고, 그러니까 동일한 사건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관람자는 무감각해지는데, 이것을 알아챈 관람자 내부의 균열을 통해 작동합니다. 이 외상적 지점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은 단지 개인 사건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차원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주장은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 개인..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펙터클한 미국 역사에 등장한 4명의 사진가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펙터클한 미국 역사에 등장한 4명의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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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800쪽이 살짝 넘는 책,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이야기입니다. 464쪽부터 며칠 읽었으니 반은 넘긴 셈입니다. 이번 글은 무엇보다 많은 사진가가 등장합니다. 왜 〈1959d〉라고 분류했을까 싶습니다만, 해당 시기는 대공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를 획득한 미국이 스펙터클한 소비사회로 변모한 시기이며 이후 1960년대는 각종 암살사건, 흑인 민족주의가 등장한 변혁과 격동의 시기입니다. 아마도 이런 의미로 다음 시기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과연 이런 시기에 사진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질문이 좀 얄궂습니다. 어찌되었든, 혼란스러운 시기에 등장한 수많은 사진가 가운데 다섯 사진가를 살펴봅니다. 로이 데카라바(Roy DeCarava, 1919-2009)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다시 돌아온 800쪽이 살짝 넘는 책,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이야기입니다. 464쪽부터 며칠 읽었으니 반은 넘긴 셈입니다. 이번 글은 무엇보다 많은 사진가가 등장합니다. 왜 〈1959d〉라고 분류했을까 싶습니다만, 해당 시기는 대공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를 획득한 미국이 스펙터클한 소비사회로 변모한 시기이며 이후 1960년대는 각종 암살사건, 흑인 민족주의가 등장한 변혁과 격동의 시기입니다. 아마도 이런 의미로 다음 시기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과연 이런 시기에 사진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질문이 좀 얄궂습니다. 어찌되었든, 혼란스러운 시기에 등장한 수많은 사진가 가운데 다섯 사진가를 살펴봅니다. 로이 데카라바(Roy DeCarava, 1919-2009)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촬영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경꾼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촬영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경꾼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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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는 생각은 (매일 요즘이지만) 촬영자와 구경꾼의 차이는 무얼까 싶은 겁니다. 여러 경우 수가 있겠지만, 범위를 좁혀서 촬영자가 구경꾼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촬영자는 사진을 찍는 사람입니다.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굳이 구분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이라는 전제로 시작해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구경꾼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둘은 결국 하나인데, 둘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입니다. 이제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등장시켜 봅니다. 어제 공부했던 것은 1936년 설립된 미국 농업안정국(FSA, Farm Securities Administration)의 의미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로이 에머슨 스트라이커(Roy..

요즘 드는 생각은 (매일 요즘이지만) 촬영자와 구경꾼의 차이는 무얼까 싶은 겁니다. 여러 경우 수가 있겠지만, 범위를 좁혀서 촬영자가 구경꾼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촬영자는 사진을 찍는 사람입니다.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굳이 구분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이라는 전제로 시작해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구경꾼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둘은 결국 하나인데, 둘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입니다. 이제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등장시켜 봅니다. 어제 공부했던 것은 1936년 설립된 미국 농업안정국(FSA, Farm Securities Administration)의 의미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로이 에머슨 스트라이커(Roy..

1900년 이후의 미술사: 기계 복제 시대에 상실된 아우라를 사진 매체를 통해 극복하려 했던 앙드레 말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기계 복제 시대에 상실된 아우라를 사진 매체를 통해 극복하려 했던 앙드레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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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19세기 후반 스위스 미술사학자 하인리히 뵐플린이 말한 “어떤 대상을 미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의미의 문제가 된다.”〔298〕라는 말을 풀어보려 합니다. 사실,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발터 벤야민이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1935)에서 언급한 복제 방식을 통한 정치적 생산 논의와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말한 의미는 관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기호학에서는 이것을 기호들 간의 가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적어 놓은 것을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 1901-1976)가 이해하기 쉽게 일례를 들었습니다. “그리스 조각의 위대함을 이해하려면 수백의 그리스 조각들을 보느니 차라리 그것을 이집트나..

오늘은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19세기 후반 스위스 미술사학자 하인리히 뵐플린이 말한 “어떤 대상을 미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의미의 문제가 된다.”〔298〕라는 말을 풀어보려 합니다. 사실,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발터 벤야민이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1935)에서 언급한 복제 방식을 통한 정치적 생산 논의와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말한 의미는 관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기호학에서는 이것을 기호들 간의 가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적어 놓은 것을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 1901-1976)가 이해하기 쉽게 일례를 들었습니다. “그리스 조각의 위대함을 이해하려면 수백의 그리스 조각들을 보느니 차라리 그것을 이집트나..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익명화 그리고 개성이 사라진 초상사진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익명화 그리고 개성이 사라진 초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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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이론을 궁금해 하는 사진가면 대부분 읽는다는 그의 짧은 글, 〈사진의 작은 역사〉와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이 언급되고 있더군요. 대부분 후작 얘기라 예전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전작부터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작은 역사〉를 읽은 분이라면, 외젠 아제의 적막한 파리 거리의 사진과 사진 표제를 강조하는 벤야민의 말이 인상 깊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벤야민은 늘 대상의 껍질을 벗겨 동등하게 대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것이 전체주의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그는 부르주아라는 계급의 상실을 포착하는데 있어 사진이 기가 막힌 매체라고..

드디어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이론을 궁금해 하는 사진가면 대부분 읽는다는 그의 짧은 글, 〈사진의 작은 역사〉와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이 언급되고 있더군요. 대부분 후작 얘기라 예전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전작부터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작은 역사〉를 읽은 분이라면, 외젠 아제의 적막한 파리 거리의 사진과 사진 표제를 강조하는 벤야민의 말이 인상 깊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벤야민은 늘 대상의 껍질을 벗겨 동등하게 대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것이 전체주의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그는 부르주아라는 계급의 상실을 포착하는데 있어 사진이 기가 막힌 매체라고..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콩밭에서 콩을 찾는 심정으로 낯설게 하기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콩밭에서 콩을 찾는 심정으로 낯설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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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의 개념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운동과 형식주의의 중심 개념 중의 하나다. 형식주의의 중요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었던 빅토르 스클로프스키는 그의 글 「과정으로서의 예술(Art as Process)」(1916)에서 “예술의 목적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봄으로써 대상의 감각을 전하는 것이다. 예술의 과정은 버성김과 소외의 과정이다. 예술에 있어서의 지각 과정은 그것 자체로서 목적이며 동시에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김우룡 엮음, 《사진과 텍스트》. 눈빛출판사. 2011. 74쪽. 요즘 공부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미술사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시대에 굵직한 상황과 인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 셈이죠. 책 제목이 《1900년 이후의 미술사》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진을 살펴보기 위..

낯설게 하기의 개념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운동과 형식주의의 중심 개념 중의 하나다. 형식주의의 중요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었던 빅토르 스클로프스키는 그의 글 「과정으로서의 예술(Art as Process)」(1916)에서 “예술의 목적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봄으로써 대상의 감각을 전하는 것이다. 예술의 과정은 버성김과 소외의 과정이다. 예술에 있어서의 지각 과정은 그것 자체로서 목적이며 동시에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김우룡 엮음, 《사진과 텍스트》. 눈빛출판사. 2011. 74쪽. 요즘 공부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미술사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시대에 굵직한 상황과 인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 셈이죠. 책 제목이 《1900년 이후의 미술사》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진을 살펴보기 위..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비정형의 임무는 무엇인가?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비정형의 임무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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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가 말했던 ‘비정형’은 (잘은 모르지만) 자크 데리다의 해체가 떠오릅니다. 먼저 그가 말하는 비정형 단어의 의미, 정확하게는 임무인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언급된 아래 글을 먼저 읽어보면, ‘비정형’의 임무는 그 자체로 형식, 혹은 분류의 문제가 되는 의미 체계 전반을 해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정형은 분류를 해체시킴으로써 사물들의 “지위를 강등시키거나” 폄하하며 사물들을 동일한 분류로 묶는 데 필요한 유사성이라는 토대와 단절시킨다.〔263〕 아마 그것의 첫 번째 임무는 파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안으로만 들어가서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는, 아니 정말 있는 것인지도 잘 알 수 없는, 고유한 본질을 찾는다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임무 내용이 재밌다 느꼈던 것은 철거 후 ..

조르주 바타유가 말했던 ‘비정형’은 (잘은 모르지만) 자크 데리다의 해체가 떠오릅니다. 먼저 그가 말하는 비정형 단어의 의미, 정확하게는 임무인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 언급된 아래 글을 먼저 읽어보면, ‘비정형’의 임무는 그 자체로 형식, 혹은 분류의 문제가 되는 의미 체계 전반을 해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정형은 분류를 해체시킴으로써 사물들의 “지위를 강등시키거나” 폄하하며 사물들을 동일한 분류로 묶는 데 필요한 유사성이라는 토대와 단절시킨다.〔263〕 아마 그것의 첫 번째 임무는 파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안으로만 들어가서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는, 아니 정말 있는 것인지도 잘 알 수 없는, 고유한 본질을 찾는다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임무 내용이 재밌다 느꼈던 것은 철거 후 ..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바이마르 독일에 유행한 여행 사진 의미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바이마르 독일에 유행한 여행 사진 의미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1920~30년대 바이마르 독일에 등장한 화보 잡지 열풍 속에서 여성 사진가의 활약이 돋보였던 장르는 여행 르포르타주입니다. 잠시 국내 얘기를 하자면, 일제강점기 때 국내를 방문한 오스트레일리아 입체 사진가, 조지 로스가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성은 아닙니다만 당시 여행 사진의 목적을 설명하기에 적합합니다. 관광공사의 2007년 ‘조지로스가 본 100년 전 한국과 호주’ 보도 자료에 따르면, “당시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없던 대중들은 낯선 이국의 풍경을 담은 스테레오그래프 사진에 열광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쟁 이후 망명 생활에서 비롯된 여행 사진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로테 야코비와 지젤 프로인트의 작업은 억압된 환경 속에서 세계 발전을 알리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었습니다...

1920~30년대 바이마르 독일에 등장한 화보 잡지 열풍 속에서 여성 사진가의 활약이 돋보였던 장르는 여행 르포르타주입니다. 잠시 국내 얘기를 하자면, 일제강점기 때 국내를 방문한 오스트레일리아 입체 사진가, 조지 로스가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성은 아닙니다만 당시 여행 사진의 목적을 설명하기에 적합합니다. 관광공사의 2007년 ‘조지로스가 본 100년 전 한국과 호주’ 보도 자료에 따르면, “당시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없던 대중들은 낯선 이국의 풍경을 담은 스테레오그래프 사진에 열광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쟁 이후 망명 생활에서 비롯된 여행 사진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로테 야코비와 지젤 프로인트의 작업은 억압된 환경 속에서 세계 발전을 알리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었습니다...

1900년 이후의 미술사: 1920년대 사진사에서 중요한 두 여성의 자화상

1900년 이후의 미술사: 1920년대 사진사에서 중요한 두 여성의 자화상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어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여성 사진가를 다시 살펴봅니다. 게르마인네 크룰(Germaine Krull, 1897-1985)과 로테 야코비(Lotte Jacobi, 1896-1990)가 그들인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는 “20년대 사진사에서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의 자화상 사진을 비교해 보면, 바이마르 여성들의 사진의 특징과 거기에 구현된 긴장감이 보다 분명해진다.”〔258〕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가의 눈과 카메라의 뷰파인더가 겹치는 이런 초상 사진은 요즘 많은 사진가 프로필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반면, 야코비의 초상 사진은 (이곳에서 볼 수 없지만) 자신과 카메라가 함께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리모컨 선이 꼭 쥐여있습니다. 차이가 느껴지는지요? 결국 주체의 문제입니다. 사진 행위..

어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여성 사진가를 다시 살펴봅니다. 게르마인네 크룰(Germaine Krull, 1897-1985)과 로테 야코비(Lotte Jacobi, 1896-1990)가 그들인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에서는 “20년대 사진사에서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의 자화상 사진을 비교해 보면, 바이마르 여성들의 사진의 특징과 거기에 구현된 긴장감이 보다 분명해진다.”〔258〕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가의 눈과 카메라의 뷰파인더가 겹치는 이런 초상 사진은 요즘 많은 사진가 프로필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반면, 야코비의 초상 사진은 (이곳에서 볼 수 없지만) 자신과 카메라가 함께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리모컨 선이 꼭 쥐여있습니다. 차이가 느껴지는지요? 결국 주체의 문제입니다. 사진 행위..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화보 잡지와 신여성 등장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화보 잡지와 신여성 등장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과거 산업화 시기 여성의 경제참여율 상승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을 《1900년 이후의 미술사》(art since 1900: AS1900)에서 읽었습니다. “20~30년대 바이마르 독일에서 등장한 대중 소비자와 패션 잡지가 사진의 제작과 배포에 대한 새로운 구조”〔258〕로 여성 사진가들의 등장을 도왔다고 합니다. 1925년 독일에는 1150만 명의 여성(전체 노동자 수의 35.8퍼센트)이 전문 인력이었으나, 이들 대부분은 대량생산 하층 노동자, 화이트컬러 노동자, 그리고 상점 판매원들입니다. 과연 여성 사진가는 얼마나 있었을까요? 정확한 수치가 없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1933년 나치 정부에 의해 바우하우스가 폐쇄되기까지 열한 명의 전문 여성 사진가가 사진 과..

과거 산업화 시기 여성의 경제참여율 상승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을 《1900년 이후의 미술사》(art since 1900: AS1900)에서 읽었습니다. “20~30년대 바이마르 독일에서 등장한 대중 소비자와 패션 잡지가 사진의 제작과 배포에 대한 새로운 구조”〔258〕로 여성 사진가들의 등장을 도왔다고 합니다. 1925년 독일에는 1150만 명의 여성(전체 노동자 수의 35.8퍼센트)이 전문 인력이었으나, 이들 대부분은 대량생산 하층 노동자, 화이트컬러 노동자, 그리고 상점 판매원들입니다. 과연 여성 사진가는 얼마나 있었을까요? 정확한 수치가 없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1933년 나치 정부에 의해 바우하우스가 폐쇄되기까지 열한 명의 전문 여성 사진가가 사진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