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카테고리의 글 목록 32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물질적 형상에서 비물질적 형상으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물질적 형상에서 비물질적 형상으로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사진을 일종의 ‘수열적’ 이미지, 즉 원본 없는 복제로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허상적(simulacral)' 이미지, 즉 그것에 상응하는 지시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재현으로서 다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사진을 현실의 물리적인 흔적이나 지표적인 자국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실재의 효과’를 산출하는 코드화된 구축물로 보았다. 〔중략〕 허상에 대한 논의에서는 장 보드리야르와 미셀 푸코 그리고 질 들뢰즈 등이 중요한데, 보드리야르는 허상 개념을 통해 상품에서 진행된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했고, 푸코와 들뢰즈는 재현에 대한 플라톤적인 오래된 구상에 도전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630쪽. 독서모임(질 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에서 발제자의 잘 정리된 말을 듣고 머릿..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사진을 일종의 ‘수열적’ 이미지, 즉 원본 없는 복제로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허상적(simulacral)' 이미지, 즉 그것에 상응하는 지시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재현으로서 다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사진을 현실의 물리적인 흔적이나 지표적인 자국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실재의 효과’를 산출하는 코드화된 구축물로 보았다. 〔중략〕 허상에 대한 논의에서는 장 보드리야르와 미셀 푸코 그리고 질 들뢰즈 등이 중요한데, 보드리야르는 허상 개념을 통해 상품에서 진행된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했고, 푸코와 들뢰즈는 재현에 대한 플라톤적인 오래된 구상에 도전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630쪽. 독서모임(질 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에서 발제자의 잘 정리된 말을 듣고 머릿..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다니엘 뷔랭이 말하고자 했던 것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다니엘 뷔랭이 말하고자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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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글은 미니멀리즘의 한계들이란 것으로 어제 읽은 글(“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과 이어져요. 한스 한케는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과 「솔 골드먼과 알렉스 디로렌조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 작품을 통해 사진이 지켜야만 했던 중립성, 그러니까 사회적·정치적 중립성에 저항했다고 하네요. 한케 이전에도 사진 저널리즘이 있었는데 왜 유독 한케 작품이 그렇게 평가 받는지 고민을 좀 해보니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에서 지키려 했던 중립성과 연관이 있겠더군요. 여하튼 오늘은 그 두 번째 사례로 다니엘 뷔랭이 등장해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뷔랭의 「사진-기억: 회화-조각」 작품은 커다랗군요. 원통형 미술관을 관통하는 현수막이라고 하는데..

오늘 읽은 글은 미니멀리즘의 한계들이란 것으로 어제 읽은 글(“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과 이어져요. 한스 한케는 「샤폴스키와 그 밖의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과 「솔 골드먼과 알렉스 디로렌조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1971) 작품을 통해 사진이 지켜야만 했던 중립성, 그러니까 사회적·정치적 중립성에 저항했다고 하네요. 한케 이전에도 사진 저널리즘이 있었는데 왜 유독 한케 작품이 그렇게 평가 받는지 고민을 좀 해보니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에서 지키려 했던 중립성과 연관이 있겠더군요. 여하튼 오늘은 그 두 번째 사례로 다니엘 뷔랭이 등장해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뷔랭의 「사진-기억: 회화-조각」 작품은 커다랗군요. 원통형 미술관을 관통하는 현수막이라고 하는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추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았나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오랜만에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읽었어요. 그동안 온 신경이 독서모임에 모이다 보니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지루해서 잠시 꾸벅꾸벅 졸기도 했고 지난함을 달래기 위해 영화 감상문도 몇 자 끼적거리기도 했죠. 사실 이렇게 미술사 책을 다시 꺼낸 든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안 돼서 포기해버렸어요. 포기하니 여유가 생기더군요. 물론 포기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미술사 책 보는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미술사를 알겠다는 것이 아니고 책 보는 방법을 이제야 좀 알겠어요.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연대순으로 되어 있고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사진이니 중간에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참 지루했는데..

오랜만에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읽었어요. 그동안 온 신경이 독서모임에 모이다 보니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지루해서 잠시 꾸벅꾸벅 졸기도 했고 지난함을 달래기 위해 영화 감상문도 몇 자 끼적거리기도 했죠. 사실 이렇게 미술사 책을 다시 꺼낸 든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안 돼서 포기해버렸어요. 포기하니 여유가 생기더군요. 물론 포기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미술사 책 보는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미술사를 알겠다는 것이 아니고 책 보는 방법을 이제야 좀 알겠어요.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연대순으로 되어 있고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사진이니 중간에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참 지루했는데..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텅 빔, 무표정, 중성을 드러내는 반모더니즘

1900년 이후의 미술사: 텅 빔, 무표정, 중성을 드러내는 반모더니즘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스트루트와 루프의 초기 작업이 물질적인 지지체로서나 장인적 기술의 수단으로서나 시대에 뒤처진 흑백사진을 고수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조르조 데 키리코의 회화에서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반(反)모더니즘적 충동이 여기에서도 작동하는지, 작동한다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여기서 반(反)모더니즘이란 현재를 멜랑콜리아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 선진 과학 기술의 생산 수단과 필연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아방가르드 모델과 단절하며, 상실의 조건에서 어떻게 기억을 재구성하는가와 같이 전후 시기의 중대한 질문을 배경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69쪽. 토마스 스트루트(Thomas Struth, 1954~)와 토마스 루프(Thomas Ruff, ..

스트루트와 루프의 초기 작업이 물질적인 지지체로서나 장인적 기술의 수단으로서나 시대에 뒤처진 흑백사진을 고수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조르조 데 키리코의 회화에서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반(反)모더니즘적 충동이 여기에서도 작동하는지, 작동한다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여기서 반(反)모더니즘이란 현재를 멜랑콜리아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 선진 과학 기술의 생산 수단과 필연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아방가르드 모델과 단절하며, 상실의 조건에서 어떻게 기억을 재구성하는가와 같이 전후 시기의 중대한 질문을 배경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69쪽. 토마스 스트루트(Thomas Struth, 1954~)와 토마스 루프(Thomas Ruff, ..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에드 루샤가 말하는 의미 없는 잉여존재 세계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에드 루샤가 말하는 의미 없는 잉여존재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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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같은 분류 글에서 앤디 워홀은 자신의 반복 효과를 “계속해서 몇 번이고 끔찍한 그림들을 보게 되면, 그 그림은 실제로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34쪽)고 말했는데, 에드 루샤(Ed Ruscha, 1937-)의 『선셋 대로의 모든 건물』이나 『26개의 주유소』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홀의 반복 효과로 우울함을 느꼈다면, 루샤의 사진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이런 감정이 생길까요. 게다가 워홀와 같이 정확히 똑같은 반복이 아님에도 말이죠. 루샤의 사진이 정확히 똑같지 않지만 유형적으로 같은 틀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보던 그 풍경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책에서는 루샤의 작업을 “엔트로피에 대한 실..

이전 같은 분류 글에서 앤디 워홀은 자신의 반복 효과를 “계속해서 몇 번이고 끔찍한 그림들을 보게 되면, 그 그림은 실제로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1900년 이후의 미술사』, 세미콜론, 2012, 534쪽)고 말했는데, 에드 루샤(Ed Ruscha, 1937-)의 『선셋 대로의 모든 건물』이나 『26개의 주유소』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홀의 반복 효과로 우울함을 느꼈다면, 루샤의 사진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이런 감정이 생길까요. 게다가 워홀와 같이 정확히 똑같은 반복이 아님에도 말이죠. 루샤의 사진이 정확히 똑같지 않지만 유형적으로 같은 틀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보던 그 풍경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책에서는 루샤의 작업을 “엔트로피에 대한 실..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정확하게 똑같은 반복을 통해 스투디움을 지나 푼크툼에 다다를 수 있을까?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정확하게 똑같은 반복을 통해 스투디움을 지나 푼크툼에 다다를 수 있을까?

보고 읽고 쓰기/1900년 이후의 미술사

사진 한 장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죠. 이런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반복을 통해 사진을 보면 좀 더 의미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복은 유사함의 되풀이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은 똑같은 것을 되풀이합니다. 워홀의 반복은 외상적 현실을 가리고, 그러니까 동일한 사건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관람자는 무감각해지는데, 이것을 알아챈 관람자 내부의 균열을 통해 작동합니다. 이 외상적 지점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은 단지 개인 사건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차원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주장은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 개인..

사진 한 장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죠. 이런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반복을 통해 사진을 보면 좀 더 의미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복은 유사함의 되풀이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은 똑같은 것을 되풀이합니다. 워홀의 반복은 외상적 현실을 가리고, 그러니까 동일한 사건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관람자는 무감각해지는데, 이것을 알아챈 관람자 내부의 균열을 통해 작동합니다. 이 외상적 지점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은 단지 개인 사건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차원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주장은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 개인..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펙터클한 미국 역사에 등장한 4명의 사진가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펙터클한 미국 역사에 등장한 4명의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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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800쪽이 살짝 넘는 책,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이야기입니다. 464쪽부터 며칠 읽었으니 반은 넘긴 셈입니다. 이번 글은 무엇보다 많은 사진가가 등장합니다. 왜 〈1959d〉라고 분류했을까 싶습니다만, 해당 시기는 대공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를 획득한 미국이 스펙터클한 소비사회로 변모한 시기이며 이후 1960년대는 각종 암살사건, 흑인 민족주의가 등장한 변혁과 격동의 시기입니다. 아마도 이런 의미로 다음 시기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과연 이런 시기에 사진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질문이 좀 얄궂습니다. 어찌되었든, 혼란스러운 시기에 등장한 수많은 사진가 가운데 다섯 사진가를 살펴봅니다. 로이 데카라바(Roy DeCarava, 1919-2009)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다시 돌아온 800쪽이 살짝 넘는 책,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이야기입니다. 464쪽부터 며칠 읽었으니 반은 넘긴 셈입니다. 이번 글은 무엇보다 많은 사진가가 등장합니다. 왜 〈1959d〉라고 분류했을까 싶습니다만, 해당 시기는 대공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를 획득한 미국이 스펙터클한 소비사회로 변모한 시기이며 이후 1960년대는 각종 암살사건, 흑인 민족주의가 등장한 변혁과 격동의 시기입니다. 아마도 이런 의미로 다음 시기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과연 이런 시기에 사진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질문이 좀 얄궂습니다. 어찌되었든, 혼란스러운 시기에 등장한 수많은 사진가 가운데 다섯 사진가를 살펴봅니다. 로이 데카라바(Roy DeCarava, 1919-2009)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촬영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경꾼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1900년 이후의 미술사: 촬영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경꾼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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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는 생각은 (매일 요즘이지만) 촬영자와 구경꾼의 차이는 무얼까 싶은 겁니다. 여러 경우 수가 있겠지만, 범위를 좁혀서 촬영자가 구경꾼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촬영자는 사진을 찍는 사람입니다.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굳이 구분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이라는 전제로 시작해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구경꾼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둘은 결국 하나인데, 둘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입니다. 이제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등장시켜 봅니다. 어제 공부했던 것은 1936년 설립된 미국 농업안정국(FSA, Farm Securities Administration)의 의미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로이 에머슨 스트라이커(Roy..

요즘 드는 생각은 (매일 요즘이지만) 촬영자와 구경꾼의 차이는 무얼까 싶은 겁니다. 여러 경우 수가 있겠지만, 범위를 좁혀서 촬영자가 구경꾼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촬영자는 사진을 찍는 사람입니다.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굳이 구분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이라는 전제로 시작해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구경꾼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둘은 결국 하나인데, 둘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입니다. 이제 《1900년 이후의 미술사》를 등장시켜 봅니다. 어제 공부했던 것은 1936년 설립된 미국 농업안정국(FSA, Farm Securities Administration)의 의미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로이 에머슨 스트라이커(R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