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245개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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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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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라이트세이버로 포스와 문지기를 물리치자

라이트세이버로 포스와 문지기를 물리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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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잘 읽고 있어요. 알고 계시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7월호, 2~3면 인쇄 오류를 발견했다. 비슷한 사연이 있으면 위안이 될까 싶어 공식 사이트에서 관련 안내를 찾았다. 아쉽게도 관련 안내를 찾질 못해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겼다. ‘얼마나 기다려야할까?’ ‘물어보면 뭐라고 말하지?’ 이런저런 질문을 정리하고 있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문의를 남긴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가끔 인쇄 오류가 있다고 한다. 등기우편으로 다시 발송해준다며 죄송하다고 한다. 사실, 전화 한 분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죄가 있다면 인쇄기 탓이니까. 검수하는 사람 탓이라고? 어떻게 일일이 인쇄 오류를 확인할 수 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니까 실수도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

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잘 읽고 있어요. 알고 계시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7월호, 2~3면 인쇄 오류를 발견했다. 비슷한 사연이 있으면 위안이 될까 싶어 공식 사이트에서 관련 안내를 찾았다. 아쉽게도 관련 안내를 찾질 못해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겼다. ‘얼마나 기다려야할까?’ ‘물어보면 뭐라고 말하지?’ 이런저런 질문을 정리하고 있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문의를 남긴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가끔 인쇄 오류가 있다고 한다. 등기우편으로 다시 발송해준다며 죄송하다고 한다. 사실, 전화 한 분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죄가 있다면 인쇄기 탓이니까. 검수하는 사람 탓이라고? 어떻게 일일이 인쇄 오류를 확인할 수 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니까 실수도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

뒤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

뒤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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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여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이런 날은 유독 하루가 길었다. 늘 하는 일은 정해져있는데 뜻하지 않은 시간이 생겨서 그럴까? 비가 온다.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보인다. 사실, 창문은 아니다. 방충망의 오밀조밀한 틈에 고여 있던 빗물이 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곤 한다. 방충망이라니, 비 오는 날, 참 낭만적이지 않은 단어다. 정말 그렇다. 이제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는 보기 힘들다. 아마도 그것은 사진을 통해 각인된 거짓 정보일지도 모른다. 나는 방충망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지만, 애써 분위기를 내려 그것을 창문으로 둔갑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금, 나는 그랬다. 사실을 알고 나니 또렷하게 방충망이 보인다. 방충망 너머엔 수평으로 흘러내리..

이걸 여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이런 날은 유독 하루가 길었다. 늘 하는 일은 정해져있는데 뜻하지 않은 시간이 생겨서 그럴까? 비가 온다.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보인다. 사실, 창문은 아니다. 방충망의 오밀조밀한 틈에 고여 있던 빗물이 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곤 한다. 방충망이라니, 비 오는 날, 참 낭만적이지 않은 단어다. 정말 그렇다. 이제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는 보기 힘들다. 아마도 그것은 사진을 통해 각인된 거짓 정보일지도 모른다. 나는 방충망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지만, 애써 분위기를 내려 그것을 창문으로 둔갑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금, 나는 그랬다. 사실을 알고 나니 또렷하게 방충망이 보인다. 방충망 너머엔 수평으로 흘러내리..

관광지에서 만난 제주도 정낭의 다른 의미

관광지에서 만난 제주도 정낭의 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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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주도 대문을 정낭이라고 한다. 정주석이라는 기둥에 걸린 정낭 개수로 집주인의 출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다 옛 이야기다. 이제는 체험학습이나 성읍민속마을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흥미로운 정낭을 봤다. 사실, 정낭을 닮은 안내판이라고 할까.만약 ‘출입문’이라는 글자와 방향을 지시하는 화살표가 없었다면 앞서 얘기했던 정낭의 의미를 떠올렸을 것이다. 집주인이 근처에 있는지, 하루 정도 출타 중인지, 꽤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는 그 의미 말이다.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맞물렸던 건 아닌가 싶다. 아마 집주인도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여러 번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제대로 된 제주도를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제주도는 뭘까? 내게 있어..

옛 제주도 대문을 정낭이라고 한다. 정주석이라는 기둥에 걸린 정낭 개수로 집주인의 출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다 옛 이야기다. 이제는 체험학습이나 성읍민속마을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흥미로운 정낭을 봤다. 사실, 정낭을 닮은 안내판이라고 할까.만약 ‘출입문’이라는 글자와 방향을 지시하는 화살표가 없었다면 앞서 얘기했던 정낭의 의미를 떠올렸을 것이다. 집주인이 근처에 있는지, 하루 정도 출타 중인지, 꽤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는 그 의미 말이다.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맞물렸던 건 아닌가 싶다. 아마 집주인도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여러 번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제대로 된 제주도를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제주도는 뭘까? 내게 있어..

B사감을 만난 운수 좋은 날

B사감을 만난 운수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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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출은 지인의 뜻하지 않은 약속 때문이었다. 가볍게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B사감을 만나게 된 운수 좋은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사감은 현진건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여자기숙학교 기숙사 사감이다. 그녀는 못 생겼다고 하던데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마디로 핑크빛이다. 프리즘에 다른 빛은 없고 온통 핑크빛만 존재한다고 할까.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3일까지 이 열리고 있다. 처음엔 그가 누군가 싶었는데 전시장에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이 사람이 사진 잡지에서 봤던 그 사람이구나 싶었다. 사진의 매력은 역시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남에 있는데 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 컸다. 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로 각인되는 현상을 사진으로 직접 목격하니 그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

오랜만에 외출은 지인의 뜻하지 않은 약속 때문이었다. 가볍게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B사감을 만나게 된 운수 좋은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사감은 현진건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여자기숙학교 기숙사 사감이다. 그녀는 못 생겼다고 하던데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마디로 핑크빛이다. 프리즘에 다른 빛은 없고 온통 핑크빛만 존재한다고 할까.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3일까지 이 열리고 있다. 처음엔 그가 누군가 싶었는데 전시장에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이 사람이 사진 잡지에서 봤던 그 사람이구나 싶었다. 사진의 매력은 역시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남에 있는데 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 컸다. 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로 각인되는 현상을 사진으로 직접 목격하니 그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

사진에서 말하지 않는, 다르지만 같은 감정

사진에서 말하지 않는, 다르지만 같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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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에게 뭔가를 주지 않는다. 당신이 나서서 취해야 한다.”(디파티드 The Departed, 2006)라는 영화의 문구처럼, 막막할 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난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하지? 연휴동안 다녀온 제주도 여행 탓에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오려 애를 쓸 때, 우연히 컴퓨터 문서로 발행되는 를 읽었다. 잘은 모르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인터넷을 통해 발행하는 듯하다. 표지를 보면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다. 아, 표지에 실린 그림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모양새가 전문 잡지는 아니라는 소리다. 문득, 학교를 휴학하고 인터넷 방송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영상이 아닌 소리가 중심인 시대였다...

“아무도 당신에게 뭔가를 주지 않는다. 당신이 나서서 취해야 한다.”(디파티드 The Departed, 2006)라는 영화의 문구처럼, 막막할 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난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하지? 연휴동안 다녀온 제주도 여행 탓에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오려 애를 쓸 때, 우연히 컴퓨터 문서로 발행되는 를 읽었다. 잘은 모르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인터넷을 통해 발행하는 듯하다. 표지를 보면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다. 아, 표지에 실린 그림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모양새가 전문 잡지는 아니라는 소리다. 문득, 학교를 휴학하고 인터넷 방송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영상이 아닌 소리가 중심인 시대였다...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변두리 사진 보고서: 우리는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을까>를 읽고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변두리 사진 보고서: 우리는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을까>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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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는 물질로 이뤄진 사물이다. 사진은 사물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보존된 형상을 보고 사물을 인식한다. 물론 인식 대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며 사진에 보존된 사물은 실재 사물이 아닌 그 사물의 형상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물질이라 한다면, 사물은 물론 사진도 물질이라 말할 수 있다. 물질은 물체를 이루는 존재이다. 고대엔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단 하나라는 설이 있었다. 이후 생각이 확장되어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하나가 아니라 네 개라는 설이 등장한다. 여기에 어떤 성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물질은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고 믿었다. 흔히 알고 있는 연금술의 시초다. 그러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연금술은 실패했고 물질의..

물체는 물질로 이뤄진 사물이다. 사진은 사물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보존된 형상을 보고 사물을 인식한다. 물론 인식 대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며 사진에 보존된 사물은 실재 사물이 아닌 그 사물의 형상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물질이라 한다면, 사물은 물론 사진도 물질이라 말할 수 있다. 물질은 물체를 이루는 존재이다. 고대엔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단 하나라는 설이 있었다. 이후 생각이 확장되어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하나가 아니라 네 개라는 설이 등장한다. 여기에 어떤 성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물질은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고 믿었다. 흔히 알고 있는 연금술의 시초다. 그러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연금술은 실패했고 물질의..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비기닝 291 젊은 날의 초상>을 읽고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비기닝 291 젊은 날의 초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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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는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미리 사회경험을 쌓는 활동으로 여겼던 시절이 있다. 요즈음, 이렇게 말하면 욕먹기 딱 좋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불안한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다 옛날 얘기다. 꾹 참고 잠시 할 생각이던 아르바이트가 한 해, 두 해를 거듭한다.포토닷 2016년 4월에 “비기닝 291 젊은 날의 초상”이란 제목으로 세 명의 사진가의 사진이 실렸다. 그 가운데 이혜진이 찍은 사진이 특히 눈에 띤다. 제목은 ‘花樣年華(화양연화)’다. 사진엔 어제 만난 그 아르바이트가 앉아있다. 물론, 정말 그 아르바이트는 아니다. 초상이니까. 흔히들 지나고 나면 아름답다 말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가끔 스칠 때가 있다. 한 번뿐인 특권으로 받아들이기..

아르바이트는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미리 사회경험을 쌓는 활동으로 여겼던 시절이 있다. 요즈음, 이렇게 말하면 욕먹기 딱 좋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불안한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다 옛날 얘기다. 꾹 참고 잠시 할 생각이던 아르바이트가 한 해, 두 해를 거듭한다.포토닷 2016년 4월에 “비기닝 291 젊은 날의 초상”이란 제목으로 세 명의 사진가의 사진이 실렸다. 그 가운데 이혜진이 찍은 사진이 특히 눈에 띤다. 제목은 ‘花樣年華(화양연화)’다. 사진엔 어제 만난 그 아르바이트가 앉아있다. 물론, 정말 그 아르바이트는 아니다. 초상이니까. 흔히들 지나고 나면 아름답다 말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가끔 스칠 때가 있다. 한 번뿐인 특권으로 받아들이기..

책 목차로 살펴보는 구석기시대

책 목차로 살펴보는 구석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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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를 약 70만 년 전으로 추측한다. 아마도 이는 단양 금굴 구석기유적 연대와 맞물려 있는 듯하다. 구석기인은 주로 먹을거리를 찾아 이동했고 동굴 혹은 막집에 거주했다. 그런데 우리는 구석기인의 이동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발굴된 유물을 지도에 표시하고 측정된 연대를 살펴보면 쉽게 추측할 수 있겠다. 물론, 누군가 열심히 유물을 발견하고 세상에 알려야 가능한 일이다. 스페인 아마추어 고고학자 사투올리가 발견한 구석기시대 알타미라 동굴 벽화처럼 말이다. 그가 발견한 동굴 벽화로 구석기인은 동굴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체로 한국사 요약정리를 보면, 구석기시대는 글 수가 100자도 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다음 살펴 볼 책들을 읽는 건 효율을 따지는 시대에 ..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를 약 70만 년 전으로 추측한다. 아마도 이는 단양 금굴 구석기유적 연대와 맞물려 있는 듯하다. 구석기인은 주로 먹을거리를 찾아 이동했고 동굴 혹은 막집에 거주했다. 그런데 우리는 구석기인의 이동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발굴된 유물을 지도에 표시하고 측정된 연대를 살펴보면 쉽게 추측할 수 있겠다. 물론, 누군가 열심히 유물을 발견하고 세상에 알려야 가능한 일이다. 스페인 아마추어 고고학자 사투올리가 발견한 구석기시대 알타미라 동굴 벽화처럼 말이다. 그가 발견한 동굴 벽화로 구석기인은 동굴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체로 한국사 요약정리를 보면, 구석기시대는 글 수가 100자도 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다음 살펴 볼 책들을 읽는 건 효율을 따지는 시대에 ..

이상엽 변경의 역사 토론회를 갔다 오다.

이상엽 변경의 역사 토론회를 갔다 오다.

사진노트

3월 5일, 사진가 이상엽의 변경의 역사(The History on Frontier 1679-2015) 토론회를 갔다 왔다. 당일, 비 예보를 듣긴 했는데 막상 작은 우산 하나를 들고 상경하려니 발걸음이 무겁다. 그나마 갈 수 있었던 건 같이 가는 지인 때문이다. 함께 가는 이가 없었으면 여지없이 방구석에서 청승맞은 비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일우스페이스에 도착한 것은 약 2시 50분. 찬찬히 사진을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가기로 했었는데 비 탓인지, 마음 탓인지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늘 정해진 대로 흐르진 않기 때문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게는 꽤 긴 시간이었다. 하루, 한 달, 일 년 그리고 셀 수 없는 시간을 축으로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는 사진. 좋았다. 무엇보다 같은 장면..

3월 5일, 사진가 이상엽의 변경의 역사(The History on Frontier 1679-2015) 토론회를 갔다 왔다. 당일, 비 예보를 듣긴 했는데 막상 작은 우산 하나를 들고 상경하려니 발걸음이 무겁다. 그나마 갈 수 있었던 건 같이 가는 지인 때문이다. 함께 가는 이가 없었으면 여지없이 방구석에서 청승맞은 비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일우스페이스에 도착한 것은 약 2시 50분. 찬찬히 사진을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가기로 했었는데 비 탓인지, 마음 탓인지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늘 정해진 대로 흐르진 않기 때문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게는 꽤 긴 시간이었다. 하루, 한 달, 일 년 그리고 셀 수 없는 시간을 축으로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는 사진. 좋았다. 무엇보다 같은 장면..

살기 좋은 나라보다 살기 안전한 나라

살기 좋은 나라보다 살기 안전한 나라

사진노트

3월 2일,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야당이 진행한 무제한토론이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국회 본회의 통과 소식을 들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무제한토론을 지지한 이들은 허무감에 빠질 새도 없이 4월 총선에서 뭔가 변화가 일길 기대한다. 살기 좋은 나라를 그토록 원했는데 이제는 살기 안전한 나라를 부르짖어야 하니 얼마나 허무한가! 안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러니까 안전은 누굴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 또는 내 가족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도 안전하면 괜찮은지,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안전해야 살기 안전한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은 안전을 보장받아야할 대상에 불..

3월 2일,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야당이 진행한 무제한토론이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국회 본회의 통과 소식을 들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무제한토론을 지지한 이들은 허무감에 빠질 새도 없이 4월 총선에서 뭔가 변화가 일길 기대한다. 살기 좋은 나라를 그토록 원했는데 이제는 살기 안전한 나라를 부르짖어야 하니 얼마나 허무한가! 안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러니까 안전은 누굴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 또는 내 가족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도 안전하면 괜찮은지,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안전하면 괜찮은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안전해야 살기 안전한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은 안전을 보장받아야할 대상에 불..

느슨한 현실과 관계하며 또렷이 실존하는 유령집회

느슨한 현실과 관계하며 또렷이 실존하는 유령집회

사진노트

24일 광화문광장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한 ‘유령집회’가 열렸다. 뉴스를 통해 현장을 영상으로 봤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영상이나 사진이나 다른 느낌은 아니다. 실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니까 매체 특성 얘기가 아닌, ‘유령집회’라는 말과 같이 현실이 아닌 가상을 본다는 것은 변함없다.그래서인지 거부감이 없다. 아마도 현실과 또렷하게 연결되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된 탓일 게다. 그럼에도 홀로그램은 현실과 연결되어 지나간다.흥미로운 것은 뉴스, 보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거부감은 ‘집회’라는 말 때문에 생기는 거부감이라기보다 사진에서 대상이 이미 홀로그램이라는, 가상이라는 것을 안 탓이다. 이것은 뉴스, 보도가 없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4일 광화문광장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한 ‘유령집회’가 열렸다. 뉴스를 통해 현장을 영상으로 봤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영상이나 사진이나 다른 느낌은 아니다. 실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니까 매체 특성 얘기가 아닌, ‘유령집회’라는 말과 같이 현실이 아닌 가상을 본다는 것은 변함없다.그래서인지 거부감이 없다. 아마도 현실과 또렷하게 연결되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된 탓일 게다. 그럼에도 홀로그램은 현실과 연결되어 지나간다.흥미로운 것은 뉴스, 보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거부감은 ‘집회’라는 말 때문에 생기는 거부감이라기보다 사진에서 대상이 이미 홀로그램이라는, 가상이라는 것을 안 탓이다. 이것은 뉴스, 보도가 없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억압을 극복한 은수미 의원의 진실 발언

억압을 극복한 은수미 의원의 진실 발언

사진노트

지금 국회에선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당이 국회 안이 아니라 밖에서 야당은 무제한토론을 중단하라는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제한토론 가운데 무엇보다 감동했던 것은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발언을 소개했던 부분이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지 않는 게 아니라,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섭니다. 그게 참된 용기입니다.” 은 의원은 안기부 공포가 상당할 텐데 그것을 이겨냈다. 마이크 앞에 서서 10시간 18분을 발언하며 얼마나 두려웠을까. 함돈균은 『사물의 철학』한 꼭지인 ‘마이크’에서 마이크를 이렇게 정의했다. “무의식의 무대에서는 심리적 억압으로 표출될 수..

지금 국회에선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당이 국회 안이 아니라 밖에서 야당은 무제한토론을 중단하라는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제한토론 가운데 무엇보다 감동했던 것은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발언을 소개했던 부분이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지 않는 게 아니라,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섭니다. 그게 참된 용기입니다.” 은 의원은 안기부 공포가 상당할 텐데 그것을 이겨냈다. 마이크 앞에 서서 10시간 18분을 발언하며 얼마나 두려웠을까. 함돈균은 『사물의 철학』한 꼭지인 ‘마이크’에서 마이크를 이렇게 정의했다. “무의식의 무대에서는 심리적 억압으로 표출될 수..

미로를 만드는 저자와 미로를 찾는 독자

미로를 만드는 저자와 미로를 찾는 독자

사진노트

책은 더할 수 없는 물질이다. 반면, 텍스트는 손으로 잡을 수 없다. ‘저자의 죽음’에서 저자는 생산자 측면보다 신화 측면이 강하다. 신화가 죽고 다른 생산자가 출현한다. 그것이 바로 독자다. 저자가 작품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저자가 이제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저자는 미로를 개설한다. 중요한 것은 그 미로는 독자를 위한 것이다. 미로의 시작은 존재하지만,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자는 저자가 만든 미로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며 저자가 만든 미로를 따라간다. 그 과정을 즐기며 또 다른 미로를 생산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하나의 텍스트가 탄생한다. 저자와 독자의 만남은 진실을 말하는 저자의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에 달라붙는 다양한 의미를 생산..

책은 더할 수 없는 물질이다. 반면, 텍스트는 손으로 잡을 수 없다. ‘저자의 죽음’에서 저자는 생산자 측면보다 신화 측면이 강하다. 신화가 죽고 다른 생산자가 출현한다. 그것이 바로 독자다. 저자가 작품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저자가 이제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저자는 미로를 개설한다. 중요한 것은 그 미로는 독자를 위한 것이다. 미로의 시작은 존재하지만,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자는 저자가 만든 미로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며 저자가 만든 미로를 따라간다. 그 과정을 즐기며 또 다른 미로를 생산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하나의 텍스트가 탄생한다. 저자와 독자의 만남은 진실을 말하는 저자의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에 달라붙는 다양한 의미를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