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카테고리의 글 목록 186개

혹시 "사진 작품도 좋지만…흰 참새를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라는 기사를 읽어 보셨는지?

혹시 "사진 작품도 좋지만…흰 참새를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라는 기사를 읽어 보셨는지?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기사는 사진을 찍는 사람(사진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네)이 사진에 찍히는 대상에 가하는 폭력을 다루고 있다. 춘천에 흰 참새가 발견된 모양이다. 전국에서 몰려온 많은 사람들이 흰 참새를 찍기 위해 너도나도 셔터를 눌렀는데 문제는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개방된 장소에 모이를 두고 참새를 유인해 촬영하는 방식 탓에 참새가 천적에 노출돼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기사는 "정말로 자연을 사랑한다면 당장, 편하게 찍기 위해 연출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 그대로 지켜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라는 공감되는 말로 마무리된다. 여기까지는 특별히 주목할 점은 없어보인다. 단지 해당 기사에 첨부된 몇 장의 사진이 좋은 글의 의도와 맞물리지 않는다. 생태 사진을 찍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지목하면서 정작 사진을..

기사는 사진을 찍는 사람(사진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네)이 사진에 찍히는 대상에 가하는 폭력을 다루고 있다. 춘천에 흰 참새가 발견된 모양이다. 전국에서 몰려온 많은 사람들이 흰 참새를 찍기 위해 너도나도 셔터를 눌렀는데 문제는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개방된 장소에 모이를 두고 참새를 유인해 촬영하는 방식 탓에 참새가 천적에 노출돼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기사는 "정말로 자연을 사랑한다면 당장, 편하게 찍기 위해 연출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 그대로 지켜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라는 공감되는 말로 마무리된다. 여기까지는 특별히 주목할 점은 없어보인다. 단지 해당 기사에 첨부된 몇 장의 사진이 좋은 글의 의도와 맞물리지 않는다. 생태 사진을 찍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지목하면서 정작 사진을..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인간은 ‘세계 밖 존재’라는 의미를 생각하며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내 앞에 보이는 145mmx260mm 무선노트는 ‘세계 내 사물’이다. 인간은 ‘세계 밖 존재’로 세계를 그대로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앞에 있는 무선노트를 왜 알고 있을까?처음 생각은 이랬다. 내 앞에 무선노트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알 수 있지만, 내가 있는 곳 반대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무선노트는 알 수 없다고.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 잠시 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로라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편 세계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거짓된 실재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통해 반대편 세계를 본다는 것은 어쨌든 세계를 알 수 있는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즉, 매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못됐다. 내 앞에서 본 무..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사진을 읽어주는 페이스북 자동 대체 텍스트 기능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청각영상에서 시각영상으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미 변했지만)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자동 대체 텍스트(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으로 사진을 읽어 그 상황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도 사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사진은 ‘말이 필요 없는 매체’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직 AAT 기능은 불완전하다. AAT가 사진을 읽어 변환된 텍스트엔 반드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진을 읽는다는 시도와 그것을 청각영상인 말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직 페이스북의 AAT 기능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각장애..

라이트세이버로 포스와 문지기를 물리치자

라이트세이버로 포스와 문지기를 물리치자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잘 읽고 있어요. 알고 계시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7월호, 2~3면 인쇄 오류를 발견했다. 비슷한 사연이 있으면 위안이 될까 싶어 공식 사이트에서 관련 안내를 찾았다. 아쉽게도 관련 안내를 찾질 못해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겼다. ‘얼마나 기다려야할까?’ ‘물어보면 뭐라고 말하지?’ 이런저런 질문을 정리하고 있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문의를 남긴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가끔 인쇄 오류가 있다고 한다. 등기우편으로 다시 발송해준다며 죄송하다고 한다. 사실, 전화 한 분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죄가 있다면 인쇄기 탓이니까. 검수하는 사람 탓이라고? 어떻게 일일이 인쇄 오류를 확인할 수 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니까 실수도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

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잘 읽고 있어요. 알고 계시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7월호, 2~3면 인쇄 오류를 발견했다. 비슷한 사연이 있으면 위안이 될까 싶어 공식 사이트에서 관련 안내를 찾았다. 아쉽게도 관련 안내를 찾질 못해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겼다. ‘얼마나 기다려야할까?’ ‘물어보면 뭐라고 말하지?’ 이런저런 질문을 정리하고 있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문의를 남긴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가끔 인쇄 오류가 있다고 한다. 등기우편으로 다시 발송해준다며 죄송하다고 한다. 사실, 전화 한 분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죄가 있다면 인쇄기 탓이니까. 검수하는 사람 탓이라고? 어떻게 일일이 인쇄 오류를 확인할 수 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니까 실수도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

뒤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

뒤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이걸 여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이런 날은 유독 하루가 길었다. 늘 하는 일은 정해져있는데 뜻하지 않은 시간이 생겨서 그럴까? 비가 온다.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보인다. 사실, 창문은 아니다. 방충망의 오밀조밀한 틈에 고여 있던 빗물이 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곤 한다. 방충망이라니, 비 오는 날, 참 낭만적이지 않은 단어다. 정말 그렇다. 이제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는 보기 힘들다. 아마도 그것은 사진을 통해 각인된 거짓 정보일지도 모른다. 나는 방충망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지만, 애써 분위기를 내려 그것을 창문으로 둔갑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금, 나는 그랬다. 사실을 알고 나니 또렷하게 방충망이 보인다. 방충망 너머엔 수평으로 흘러내리..

이걸 여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이런 날은 유독 하루가 길었다. 늘 하는 일은 정해져있는데 뜻하지 않은 시간이 생겨서 그럴까? 비가 온다.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보인다. 사실, 창문은 아니다. 방충망의 오밀조밀한 틈에 고여 있던 빗물이 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곤 한다. 방충망이라니, 비 오는 날, 참 낭만적이지 않은 단어다. 정말 그렇다. 이제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는 보기 힘들다. 아마도 그것은 사진을 통해 각인된 거짓 정보일지도 모른다. 나는 방충망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지만, 애써 분위기를 내려 그것을 창문으로 둔갑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금, 나는 그랬다. 사실을 알고 나니 또렷하게 방충망이 보인다. 방충망 너머엔 수평으로 흘러내리..

관광지에서 만난 제주도 정낭의 다른 의미

관광지에서 만난 제주도 정낭의 다른 의미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옛 제주도 대문을 정낭이라고 한다. 정주석이라는 기둥에 걸린 정낭 개수로 집주인의 출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다 옛 이야기다. 이제는 체험학습이나 성읍민속마을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흥미로운 정낭을 봤다. 사실, 정낭을 닮은 안내판이라고 할까.만약 ‘출입문’이라는 글자와 방향을 지시하는 화살표가 없었다면 앞서 얘기했던 정낭의 의미를 떠올렸을 것이다. 집주인이 근처에 있는지, 하루 정도 출타 중인지, 꽤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는 그 의미 말이다.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맞물렸던 건 아닌가 싶다. 아마 집주인도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여러 번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제대로 된 제주도를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제주도는 뭘까? 내게 있어..

옛 제주도 대문을 정낭이라고 한다. 정주석이라는 기둥에 걸린 정낭 개수로 집주인의 출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다 옛 이야기다. 이제는 체험학습이나 성읍민속마을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흥미로운 정낭을 봤다. 사실, 정낭을 닮은 안내판이라고 할까.만약 ‘출입문’이라는 글자와 방향을 지시하는 화살표가 없었다면 앞서 얘기했던 정낭의 의미를 떠올렸을 것이다. 집주인이 근처에 있는지, 하루 정도 출타 중인지, 꽤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는 그 의미 말이다.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맞물렸던 건 아닌가 싶다. 아마 집주인도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여러 번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제대로 된 제주도를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제주도는 뭘까? 내게 있어..

사진에서 말하지 않는, 다르지만 같은 감정

사진에서 말하지 않는, 다르지만 같은 감정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아무도 당신에게 뭔가를 주지 않는다. 당신이 나서서 취해야 한다.”(디파티드 The Departed, 2006)라는 영화의 문구처럼, 막막할 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난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하지? 연휴동안 다녀온 제주도 여행 탓에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오려 애를 쓸 때, 우연히 컴퓨터 문서로 발행되는 를 읽었다. 잘은 모르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인터넷을 통해 발행하는 듯하다. 표지를 보면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다. 아, 표지에 실린 그림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모양새가 전문 잡지는 아니라는 소리다. 문득, 학교를 휴학하고 인터넷 방송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영상이 아닌 소리가 중심인 시대였다...

“아무도 당신에게 뭔가를 주지 않는다. 당신이 나서서 취해야 한다.”(디파티드 The Departed, 2006)라는 영화의 문구처럼, 막막할 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난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하지? 연휴동안 다녀온 제주도 여행 탓에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오려 애를 쓸 때, 우연히 컴퓨터 문서로 발행되는 를 읽었다. 잘은 모르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인터넷을 통해 발행하는 듯하다. 표지를 보면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다. 아, 표지에 실린 그림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모양새가 전문 잡지는 아니라는 소리다. 문득, 학교를 휴학하고 인터넷 방송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영상이 아닌 소리가 중심인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