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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로스: 『호주 사진가의 눈을 통해 본 한국 1904』, 사라진 것 그리고 남겨진 것

조지 로스: 『호주 사진가의 눈을 통해 본 한국 1904』, 사라진 것 그리고 남겨진 것

보고 읽고 쓰기/감상

1900년대의 제물포 항구(현재 아트플랫폼 일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시간여행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짜릿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입체사진을 촬영해 판매하던 조지 로스 George Rose (1861-1942)는 1904년 한국을 방문했다. 완고했던 빗장이 허물어지고 속수무책으로 거센 서양문물의 유입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격동의 시대에 두 개의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들고 찾은 것이다. 사진가 구본창 님의 추천글에는 이런 말이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가 유진 앗제의 파리 기록사진도 그 제작 의도는 화가의 밑그림용이었던 것처럼 조지 로스의 사진도 세계의 낯선 지역을 보여 주려는 상업적인 목적이 우선이었다. […] 그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이 사진이 아니었다면 ..

1900년대의 제물포 항구(현재 아트플랫폼 일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시간여행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짜릿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입체사진을 촬영해 판매하던 조지 로스 George Rose (1861-1942)는 1904년 한국을 방문했다. 완고했던 빗장이 허물어지고 속수무책으로 거센 서양문물의 유입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격동의 시대에 두 개의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들고 찾은 것이다. 사진가 구본창 님의 추천글에는 이런 말이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가 유진 앗제의 파리 기록사진도 그 제작 의도는 화가의 밑그림용이었던 것처럼 조지 로스의 사진도 세계의 낯선 지역을 보여 주려는 상업적인 목적이 우선이었다. […] 그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이 사진이 아니었다면 ..

빔 벤더스: 『한번은,』, 사진의 개인 혹은 대중적 사용

빔 벤더스: 『한번은,』, 사진의 개인 혹은 대중적 사용

보고 읽고 쓰기/감상

1 사진은 모호하다. 글은 모호함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은 글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에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다. 구체적으로 ‘사진을 위한 설명’이 아닌 ‘설명을 위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읽힌 사진은 이미 정해진 시선으로 바라볼 일만 남게 된다. 고정된 ‘사진 읽기’는 대상의 상(像) 혹은 지시만을 남긴다. 존 버거는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에서 고정된 ‘사진 읽기’를 역사와 동치 시킨다. 즉, 결정된 관념 혹은 영원한 의미로서의 ‘사진 읽기’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함을 언급했다. 저항의 하나로 존 버거와 장 모르가 시도한 것은 짧은 서문과 함께 일련의 사진들을 나열한 「만일 매 순간에…」이다. 그들은 이런 시도가 핵심적인 언어적 표현이나 줄거리..

1 사진은 모호하다. 글은 모호함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은 글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에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다. 구체적으로 ‘사진을 위한 설명’이 아닌 ‘설명을 위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읽힌 사진은 이미 정해진 시선으로 바라볼 일만 남게 된다. 고정된 ‘사진 읽기’는 대상의 상(像) 혹은 지시만을 남긴다. 존 버거는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에서 고정된 ‘사진 읽기’를 역사와 동치 시킨다. 즉, 결정된 관념 혹은 영원한 의미로서의 ‘사진 읽기’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함을 언급했다. 저항의 하나로 존 버거와 장 모르가 시도한 것은 짧은 서문과 함께 일련의 사진들을 나열한 「만일 매 순간에…」이다. 그들은 이런 시도가 핵심적인 언어적 표현이나 줄거리..

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사진노트

가끔은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한번은,』이라는 책에 그의 영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사물의 상태」, 촬영감독은 앙리 아르캉이었다. 그가 소개한 한 컷의 사진 속에는 늙은 노인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잡고 있다. 노인도 빛이 발하고 있었지만, 그의 두 손 앞에 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사물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팔과 어깨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머지 빛을 발하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시선의 이끎에 빨간 표시를 붙였다. 그 짧은 순간, 표시 안쪽으로 원치 않은 작은 먼지가 따라 붙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에 실오라기 몇 개까지 작은 공간을 점거했다. 제거해보려 손톱으로 표시를 긁어 보았지만 요지부동..

가끔은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한번은,』이라는 책에 그의 영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사물의 상태」, 촬영감독은 앙리 아르캉이었다. 그가 소개한 한 컷의 사진 속에는 늙은 노인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잡고 있다. 노인도 빛이 발하고 있었지만, 그의 두 손 앞에 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사물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팔과 어깨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머지 빛을 발하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시선의 이끎에 빨간 표시를 붙였다. 그 짧은 순간, 표시 안쪽으로 원치 않은 작은 먼지가 따라 붙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에 실오라기 몇 개까지 작은 공간을 점거했다. 제거해보려 손톱으로 표시를 긁어 보았지만 요지부동..

노순택: 어부바, 갈등과 참여 그리고 그 필연성

노순택: 어부바, 갈등과 참여 그리고 그 필연성

보고 읽고 쓰기/감상

뭐라고 말을 시작해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다. 노순택의 는 그렇게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사진집 제목에서 풍기는 내음은 따뜻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업힌 내 어린 시절의 사진 한 장이 떠올랐지만 이내 그 기억은 뒤틀리고 말았다. 노순택을 언급할 때 '뒤틀림'이 항상 뱀의 꼬리처럼 따라 붙는 이유가 이것인지. 齬蜉波(어긋날 어, 하루살이 부, 물결 파)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끝내 알아내지는 못했다. 특히, 마지막 '물결 파'는 도통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억지로라도 의미를 부여하고자 결국 사성음까지 다가갔다. '파'는 사성음으로 'bō'라고 표기되며 발음 또한 '바'와 유사하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봉 또는 막대기를 지칭한다. 막대기는 일본 전통 ..

뭐라고 말을 시작해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다. 노순택의 는 그렇게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사진집 제목에서 풍기는 내음은 따뜻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업힌 내 어린 시절의 사진 한 장이 떠올랐지만 이내 그 기억은 뒤틀리고 말았다. 노순택을 언급할 때 '뒤틀림'이 항상 뱀의 꼬리처럼 따라 붙는 이유가 이것인지. 齬蜉波(어긋날 어, 하루살이 부, 물결 파)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끝내 알아내지는 못했다. 특히, 마지막 '물결 파'는 도통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억지로라도 의미를 부여하고자 결국 사성음까지 다가갔다. '파'는 사성음으로 'bō'라고 표기되며 발음 또한 '바'와 유사하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봉 또는 막대기를 지칭한다. 막대기는 일본 전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