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 태그의 글 목록 12개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들춰보니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들춰보니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일반성에 맞서, 과학에 맞서 나의 내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소리를 듣게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내밀함입니다. 롤랑 바르트,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변광배 옮김, 민음사, 2015년, 15쪽 롤랑 바르트의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읽다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가 생각났다. 둘 다 앞 페이지만 들춰 봤을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루 빨리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놓아야 다른 책을 만져볼 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또 현실이다.

일반성에 맞서, 과학에 맞서 나의 내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소리를 듣게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내밀함입니다. 롤랑 바르트,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변광배 옮김, 민음사, 2015년, 15쪽 롤랑 바르트의 《롤랑바르트, 마지막 강의》 가운데 서문을 읽다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가 생각났다. 둘 다 앞 페이지만 들춰 봤을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루 빨리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놓아야 다른 책을 만져볼 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또 현실이다.

두 명의 수전 손택 그리고 수전 손택

두 명의 수전 손택 그리고 수전 손택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얼마 전, 수전 손택의 책을 책장에 나란히 놓았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돌려 보게 된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흡족하다. 내가 그녀의 글을 모두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그녀를 만났고 이해하려고 했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말하면 왠지 친근감이 느껴진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거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감정이 아닐까. 유형의 존재가 사라지고 무형의 존재로 돌아갔지만, 이렇게 다시 유형의 존재로 만날 수 있다는 신비감 때문이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1992)를 읽고 있어도 같은 신비감을 느낀다. 아마도 이것은 유년 시절, 내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애절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형의 존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착각 때문이..

얼마 전, 수전 손택의 책을 책장에 나란히 놓았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돌려 보게 된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흡족하다. 내가 그녀의 글을 모두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그녀를 만났고 이해하려고 했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말하면 왠지 친근감이 느껴진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거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감정이 아닐까. 유형의 존재가 사라지고 무형의 존재로 돌아갔지만, 이렇게 다시 유형의 존재로 만날 수 있다는 신비감 때문이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1992)를 읽고 있어도 같은 신비감을 느낀다. 아마도 이것은 유년 시절, 내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애절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형의 존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착각 때문이..

다큐멘터리 사진과 다큐멘터리 양식

다큐멘터리 사진과 다큐멘터리 양식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사진을 대신해 그 어떤 도덕적 주장을 내놓는다고 해도, 결국 사진은 이 세계를 백화점이나 벽 없는 미술관으로 뒤바꿔 놓았다.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피사체가 소비품으로 격하되고, 미적 논평의 대상으로 격상된다. 이제 사람들은 카메라를 통해서 현실을, 그도 아니면 현실들을 구매하거나 구경한다.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이재원 옮김. 이후. 2005. 8쪽. 수전 손택의 글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물론, 틈틈이 말이죠. 2013년 말에 《사진에 관하여》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관련해서 몇 개의 글도 적었고요. 일 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다시 책을 들춰 보는 이유는 역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읽었던 여러 책이 떠오르고 조각이 맞춰지는 기분입니다. 그런 의미에..

사진을 대신해 그 어떤 도덕적 주장을 내놓는다고 해도, 결국 사진은 이 세계를 백화점이나 벽 없는 미술관으로 뒤바꿔 놓았다.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피사체가 소비품으로 격하되고, 미적 논평의 대상으로 격상된다. 이제 사람들은 카메라를 통해서 현실을, 그도 아니면 현실들을 구매하거나 구경한다.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이재원 옮김. 이후. 2005. 8쪽. 수전 손택의 글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물론, 틈틈이 말이죠. 2013년 말에 《사진에 관하여》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관련해서 몇 개의 글도 적었고요. 일 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다시 책을 들춰 보는 이유는 역시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읽었던 여러 책이 떠오르고 조각이 맞춰지는 기분입니다. 그런 의미에..

흥미를 잃어가는 기억 더듬기 놀이

흥미를 잃어가는 기억 더듬기 놀이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요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도 여행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두 번의 제주도도 겨울이라 그 때 생각이 납니다. 노스탤지어로 치부하기에는 좀 그렇고, 어떤 이유인지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한번은 자동 필름 카메라로 기록했고, 한번은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했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옆지기가 예쁘게 책에 붙여 정리를 했죠.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디지털화된 상태로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차이가 있네요. 두 번의 방문 중 어떤 것이 더 기억이 남았는지 곱씹어 봅니다. 사실, 첫 번째 방문은 십 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뭘 하고 돌아다녔을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옆지기랑 말이죠. 용 닮은 바위에도 가고 영화 박물관 같은 곳도 가보고, 흰색 아반떼를 빌려 돌아 ..

요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도 여행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두 번의 제주도도 겨울이라 그 때 생각이 납니다. 노스탤지어로 치부하기에는 좀 그렇고, 어떤 이유인지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한번은 자동 필름 카메라로 기록했고, 한번은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했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옆지기가 예쁘게 책에 붙여 정리를 했죠.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된 것은 디지털화된 상태로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차이가 있네요. 두 번의 방문 중 어떤 것이 더 기억이 남았는지 곱씹어 봅니다. 사실, 첫 번째 방문은 십 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뭘 하고 돌아다녔을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옆지기랑 말이죠. 용 닮은 바위에도 가고 영화 박물관 같은 곳도 가보고, 흰색 아반떼를 빌려 돌아 ..

사진의 오브제

사진의 오브제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사진에서 사용하는 ‘오브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만들어진 것, 인공물이라는 예술의 관점을 해체하여 보여준 뒤샹의 일례가 그 ‘오브제’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비록 마르셀 뒤샹의 ‘기제품’도 인공물이지만 소위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단계를 거친 자연물을 표상한다는 의미에서 ‘반미술’적이라 할 수 있다. 수전 손택은 『사진에 관하여』(1977)에서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쓰이기 위해서 존재”함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 뒤샹의 ‘기제품’이라는 ‘반미술’ 혹은 ‘반예술’ 행위가 오늘날에는 ‘우울한 오브제’로 탈바꿈된 것이다. 2015.7.15 미학적으로 접근하..

사진에서 사용하는 ‘오브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만들어진 것, 인공물이라는 예술의 관점을 해체하여 보여준 뒤샹의 일례가 그 ‘오브제’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비록 마르셀 뒤샹의 ‘기제품’도 인공물이지만 소위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단계를 거친 자연물을 표상한다는 의미에서 ‘반미술’적이라 할 수 있다. 수전 손택은 『사진에 관하여』(1977)에서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쓰이기 위해서 존재”함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 뒤샹의 ‘기제품’이라는 ‘반미술’ 혹은 ‘반예술’ 행위가 오늘날에는 ‘우울한 오브제’로 탈바꿈된 것이다. 2015.7.15 미학적으로 접근하..

사진공간 배다리: 인문학 강좌, 수전 손택의 사진술, 그 끝

사진공간 배다리: 인문학 강좌, 수전 손택의 사진술, 그 끝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10월 14일 시작된 은 12월 9일 종강했다. 종강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벌써 끝인가 싶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거 같았지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흘러갔나 보다. 매번 2시간의 강의 동안, 부족함 없이 강의를 진행하신 이영욱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해본다. 늘 강의 시간이 부족했다. 전해주고 싶은 말씀과 수강생의 질문에 꼼꼼히 답변을 해주셨으니 2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도 부족했다. 사실, 9월에 개강했던 을 청강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싶어 주저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이런저런 고민을 속으로 되씹으며 어떤 의미일지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결국, 두 번의 강의를 아쉽게 보내고 나서 늦게나마 합류하였고 지금은 행복한 마음..

10월 14일 시작된 은 12월 9일 종강했다. 종강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벌써 끝인가 싶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거 같았지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흘러갔나 보다. 매번 2시간의 강의 동안, 부족함 없이 강의를 진행하신 이영욱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해본다. 늘 강의 시간이 부족했다. 전해주고 싶은 말씀과 수강생의 질문에 꼼꼼히 답변을 해주셨으니 2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도 부족했다. 사실, 9월에 개강했던 을 청강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싶어 주저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이런저런 고민을 속으로 되씹으며 어떤 의미일지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결국, 두 번의 강의를 아쉽게 보내고 나서 늦게나마 합류하였고 지금은 행복한 마음..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시각의 영웅주의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시각의 영웅주의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사진의 사실 혹은 진실 "언뜻 뭔가 아름다운 것을 봤는데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놓을 수 없어서 아쉬워하는 경우는 흔히 일어난다. 카메라가 이 세계를 미화하는 본연의 역활을 매우 성공적으로 완수한 탓에, 이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이 아름다운 것의 기준이 되어버렸다."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이재원 옮김, 이후, 2005, 131쪽. 예전에는 이런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어찌 보면 이런 아름다움은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진 탓이리라. 검색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유사한 사진을 내가 찍는다고 의미가 있을까? 사진이라는 것이 나타나기 전, 리얼리즘은 시각에 큰 영향을 받았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그것을 진정으로 아는 것이었다. 아마도 당시에는 아름다움과 추함이라..

사진의 사실 혹은 진실 "언뜻 뭔가 아름다운 것을 봤는데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놓을 수 없어서 아쉬워하는 경우는 흔히 일어난다. 카메라가 이 세계를 미화하는 본연의 역활을 매우 성공적으로 완수한 탓에, 이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이 아름다운 것의 기준이 되어버렸다."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이재원 옮김, 이후, 2005, 131쪽. 예전에는 이런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어찌 보면 이런 아름다움은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진 탓이리라. 검색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유사한 사진을 내가 찍는다고 의미가 있을까? 사진이라는 것이 나타나기 전, 리얼리즘은 시각에 큰 영향을 받았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그것을 진정으로 아는 것이었다. 아마도 당시에는 아름다움과 추함이라..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플라톤의 동굴에서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플라톤의 동굴에서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앞으로 총 8강으로 구성된 사진인문학 강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이야기해볼까 한다. 강의 내용을 옮겨 적기보다 내 안의 생각을 정리하는 목적이 크다. 강의교재는 수전 손택의 와 이다. 후자의 책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되므로 주로 전자의 책을 중점으로 하고자 한다. 아직도 은 불편하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1900년에 찍힌 어느 사진이 그 당시에 사람들을 감동시켰다면 그 이유는 피사체 때문이었겠지만,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면 그 이유는 1900년에 촬영됐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이리라. (중략) 사진을 찍은 뒤 곧장 보느냐 얼마간 세월이 흐른 다음 보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그 사진을 미적으로 다르게 경험한다. 결국 (제아무리 조잡한 사진일..

앞으로 총 8강으로 구성된 사진인문학 강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이야기해볼까 한다. 강의 내용을 옮겨 적기보다 내 안의 생각을 정리하는 목적이 크다. 강의교재는 수전 손택의 와 이다. 후자의 책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되므로 주로 전자의 책을 중점으로 하고자 한다. 아직도 은 불편하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1900년에 찍힌 어느 사진이 그 당시에 사람들을 감동시켰다면 그 이유는 피사체 때문이었겠지만,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면 그 이유는 1900년에 촬영됐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이리라. (중략) 사진을 찍은 뒤 곧장 보느냐 얼마간 세월이 흐른 다음 보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그 사진을 미적으로 다르게 경험한다. 결국 (제아무리 조잡한 사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