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태그의 글 목록 5개

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가끔은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한번은,』이라는 책에 그의 영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사물의 상태」, 촬영감독은 앙리 아르캉이었다. 그가 소개한 한 컷의 사진 속에는 늙은 노인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잡고 있다. 노인도 빛이 발하고 있었지만, 그의 두 손 앞에 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사물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팔과 어깨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머지 빛을 발하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시선의 이끎에 빨간 표시를 붙였다. 그 짧은 순간, 표시 안쪽으로 원치 않은 작은 먼지가 따라 붙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에 실오라기 몇 개까지 작은 공간을 점거했다. 제거해보려 손톱으로 표시를 긁어 보았지만 요지부동..

가끔은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한번은,』이라는 책에 그의 영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사물의 상태」, 촬영감독은 앙리 아르캉이었다. 그가 소개한 한 컷의 사진 속에는 늙은 노인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잡고 있다. 노인도 빛이 발하고 있었지만, 그의 두 손 앞에 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사물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팔과 어깨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머지 빛을 발하고 있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시선의 이끎에 빨간 표시를 붙였다. 그 짧은 순간, 표시 안쪽으로 원치 않은 작은 먼지가 따라 붙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에 실오라기 몇 개까지 작은 공간을 점거했다. 제거해보려 손톱으로 표시를 긁어 보았지만 요지부동..

발터 벤야민: 사진의 작은 역사, 세상은 아름답다

발터 벤야민: 사진의 작은 역사, 세상은 아름답다

보고 읽고 쓰기/책

발터 벤야민의 짧은 에세이(40페이지 정도), 『사진의 작은 역사』를 읽고 나니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과 매우 흡사한 동질성을 느낄 수 있었다. 결론의 유사성은 매우 흥미로웠다. 바르트는 그의 에세이에서 장폴 사르트르의 『상상하는것』을 언급했지만, 벤야민의 이 책을 같이 언급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벤야민은 창조적 사진을 언급하며 반대 개념으로 구성적 사진을 제시했다. 바르트는 창조적 사진의 유사 개념으로 문명화된 코드를 언급했으며 구성적 사진에 대해서는 현실의 깨어남과의 투쟁을 제시했다. 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맞대어 비교해보면 비유는 다를지라도 서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유추된다. 유물론적 창조와 기호론적 코드 "사진이 잔더, 제르멘 크룰, 블로스펠트와 같은 사..

발터 벤야민의 짧은 에세이(40페이지 정도), 『사진의 작은 역사』를 읽고 나니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과 매우 흡사한 동질성을 느낄 수 있었다. 결론의 유사성은 매우 흥미로웠다. 바르트는 그의 에세이에서 장폴 사르트르의 『상상하는것』을 언급했지만, 벤야민의 이 책을 같이 언급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벤야민은 창조적 사진을 언급하며 반대 개념으로 구성적 사진을 제시했다. 바르트는 창조적 사진의 유사 개념으로 문명화된 코드를 언급했으며 구성적 사진에 대해서는 현실의 깨어남과의 투쟁을 제시했다. 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맞대어 비교해보면 비유는 다를지라도 서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유추된다. 유물론적 창조와 기호론적 코드 "사진이 잔더, 제르멘 크룰, 블로스펠트와 같은 사..

우사미 요시히로, 이케다 신: DANCE EARTH, 움직여라! 그것이 시작이다

우사미 요시히로, 이케다 신: DANCE EARTH, 움직여라! 그것이 시작이다

보고 읽고 쓰기/책

여행작가 이케다 신과 그룹 EXILE의 멤버, USA(우사, 본명: 우사미 요시히로)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여행, 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여행, 이것의 시작을 알리는 ‘발구름’이다. ‘춤’에 관련된 여행 이야기니 그 춤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할 듯하다. 책의 여러 곳에서 지은이가 언급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애리조나의 인디언, 주니(Zuni)족의 ‘Ghost Dance’에 대한 것이다. 죽은 자와 재회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둥글게 모여 한마음으로 추는 춤. / 아주 오래 전 인디언은 평화를 얻기 위해 몸을 바쳐 고스트 댄스를 추었다. / 그리고 그 춤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부족들을 화해로 인도했다. / 부족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불가결한 의식이었으리라. / 그러나 결집하고 단결하는 ..

여행작가 이케다 신과 그룹 EXILE의 멤버, USA(우사, 본명: 우사미 요시히로)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여행, 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여행, 이것의 시작을 알리는 ‘발구름’이다. ‘춤’에 관련된 여행 이야기니 그 춤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할 듯하다. 책의 여러 곳에서 지은이가 언급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애리조나의 인디언, 주니(Zuni)족의 ‘Ghost Dance’에 대한 것이다. 죽은 자와 재회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둥글게 모여 한마음으로 추는 춤. / 아주 오래 전 인디언은 평화를 얻기 위해 몸을 바쳐 고스트 댄스를 추었다. / 그리고 그 춤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부족들을 화해로 인도했다. / 부족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불가결한 의식이었으리라. / 그러나 결집하고 단결하는 ..

노순택: 사진의 털, 룩(Rook) 앤 룩(Look)

노순택: 사진의 털, 룩(Rook) 앤 룩(Look)

보고 읽고 쓰기/책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할 때쯤, 만나게 된 책이 사진작가 노순택의 이다.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감에 따라 내 마음은 요동치고 두렵기까지 했다. 빨리 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그저 책장을 덮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원하고 또 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사진은 잔잔하다. 수 없이 이뤄진 자기 검열의 흔적이 엿보인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감출 수 있는가? 아니, 어떻게 하면 이렇게 적나라할 수 있는가? "사진은 가위질이다. 이어진 시간을 찰칵, 펼쳐진 공간을 싹둑 잘라낸다. 시간과 공간을 프레임 안에 가둔다. / (중략) / 나는 이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찍..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할 때쯤, 만나게 된 책이 사진작가 노순택의 이다.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감에 따라 내 마음은 요동치고 두렵기까지 했다. 빨리 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그저 책장을 덮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원하고 또 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사진은 잔잔하다. 수 없이 이뤄진 자기 검열의 흔적이 엿보인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감출 수 있는가? 아니, 어떻게 하면 이렇게 적나라할 수 있는가? "사진은 가위질이다. 이어진 시간을 찰칵, 펼쳐진 공간을 싹둑 잘라낸다. 시간과 공간을 프레임 안에 가둔다. / (중략) / 나는 이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찍..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플라톤의 동굴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플라톤의 동굴

보고 읽고 쓰기/책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 시작해서 다시 동굴을 찾는 것으로 끝이 나는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는 읽는 내내 나에게 태양의 빛을 비춰주었다. 풍부한 사진의 역사와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사진 작가, 비평가의 등장은 사진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하던 나에게 강렬한 다 갈래의 빛이었다. 『사진에 관하여』의 어느 것도 소중하지 않다 생각되는 글이 없어 수전 손택이 언급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256에 달하는 페이지 중 나의 흔적, 즉 밑줄이 그어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흥분되고 또 감미로우며 때로는 충격적인 언급에 내내 고뇌했다. 잠시 책 표지 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수전 손택을 바라본다. 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플라톤의 동굴로 돌아가보자. 진리의 실재를 볼 수 없는 포로들에게 플래시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 시작해서 다시 동굴을 찾는 것으로 끝이 나는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는 읽는 내내 나에게 태양의 빛을 비춰주었다. 풍부한 사진의 역사와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사진 작가, 비평가의 등장은 사진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하던 나에게 강렬한 다 갈래의 빛이었다. 『사진에 관하여』의 어느 것도 소중하지 않다 생각되는 글이 없어 수전 손택이 언급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256에 달하는 페이지 중 나의 흔적, 즉 밑줄이 그어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흥분되고 또 감미로우며 때로는 충격적인 언급에 내내 고뇌했다. 잠시 책 표지 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수전 손택을 바라본다. 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플라톤의 동굴로 돌아가보자. 진리의 실재를 볼 수 없는 포로들에게 플래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