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태그의 글 목록 4개

주형일: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주형일: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 읽고 쓰기/책

감상(문)을 쓸 땐 주로 옆에 책을 놓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엔 감상의 대상인 책이 없다. 조금 난처한 상황인데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의도이다. 과연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늘 궁금했다. 적확하게 말하면 개념이다. 개념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 앞서 생각하고 정리한 선구자의 도움이 필요함은 당연하다.지금부터 적는 글은 오로지 기억을 통해 적는 상념의 성격이다. 상념은 여러 가지 생각인데 그 생각이 내가 감상을 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다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이미지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려 한다.이미지에 대해..

감상(문)을 쓸 땐 주로 옆에 책을 놓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엔 감상의 대상인 책이 없다. 조금 난처한 상황인데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의도이다. 과연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늘 궁금했다. 적확하게 말하면 개념이다. 개념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 앞서 생각하고 정리한 선구자의 도움이 필요함은 당연하다.지금부터 적는 글은 오로지 기억을 통해 적는 상념의 성격이다. 상념은 여러 가지 생각인데 그 생각이 내가 감상을 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다른 책에서 본 것을 통해 드러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이미지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려 한다.이미지에 대해..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변두리 사진 보고서: 우리는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을까>를 읽고

포토닷(2016년 4월호)에 실린 <변두리 사진 보고서: 우리는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을까>를 읽고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물체는 물질로 이뤄진 사물이다. 사진은 사물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보존된 형상을 보고 사물을 인식한다. 물론 인식 대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며 사진에 보존된 사물은 실재 사물이 아닌 그 사물의 형상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물질이라 한다면, 사물은 물론 사진도 물질이라 말할 수 있다. 물질은 물체를 이루는 존재이다. 고대엔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단 하나라는 설이 있었다. 이후 생각이 확장되어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하나가 아니라 네 개라는 설이 등장한다. 여기에 어떤 성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물질은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고 믿었다. 흔히 알고 있는 연금술의 시초다. 그러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연금술은 실패했고 물질의..

물체는 물질로 이뤄진 사물이다. 사진은 사물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보존된 형상을 보고 사물을 인식한다. 물론 인식 대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며 사진에 보존된 사물은 실재 사물이 아닌 그 사물의 형상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물질이라 한다면, 사물은 물론 사진도 물질이라 말할 수 있다. 물질은 물체를 이루는 존재이다. 고대엔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단 하나라는 설이 있었다. 이후 생각이 확장되어 물체를 이루는 물질은 하나가 아니라 네 개라는 설이 등장한다. 여기에 어떤 성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물질은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고 믿었다. 흔히 알고 있는 연금술의 시초다. 그러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연금술은 실패했고 물질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공간,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

이미지가 떠오르는 공간,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

보고 읽고 쓰기/전시회

올해가 아마 두 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는 말 그대로 책을 찾는 길손과 지킴이 혹은 주인의 만남의 공간이다. 작년에는 어색함에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했다. 숫기가 없는 내 탓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잔치 내내 쭉 같이했다. 앉아만 있었지만. 요즘 읽는 책은 이해하기 바쁘다.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글은 그림을 보듯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데, 머리로 쓴 글은 그게 참 어렵다. 머리로 쓴 글은 이래서 참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도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지. 나는 밤에 본, '히어 컴스 더 붐'과 같은 지루하거나 유치하거나 단순한 영화를 좋아한다. 내 웃음 성향이 이렇다. 물론, ‘흐르는 강물처럼’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와 같은 영화도 늘 기억하지만 몇..

올해가 아마 두 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잔치’는 말 그대로 책을 찾는 길손과 지킴이 혹은 주인의 만남의 공간이다. 작년에는 어색함에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했다. 숫기가 없는 내 탓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잔치 내내 쭉 같이했다. 앉아만 있었지만. 요즘 읽는 책은 이해하기 바쁘다.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글은 그림을 보듯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데, 머리로 쓴 글은 그게 참 어렵다. 머리로 쓴 글은 이래서 참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도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지. 나는 밤에 본, '히어 컴스 더 붐'과 같은 지루하거나 유치하거나 단순한 영화를 좋아한다. 내 웃음 성향이 이렇다. 물론, ‘흐르는 강물처럼’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와 같은 영화도 늘 기억하지만 몇..

실재와 이미지

실재와 이미지

보고 읽고 쓰기/책

누차 언급했지만, 내가 장 폴 사르트르의 『상상계』를 읽게 된 계기는 명확했다. 나는 롤랑 바르트가 『밝은 방: 사진에 관한 노트』(동문선, 2006)에서 언급한 '온실사진'의 의미가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그 의미는 존재에 대한 단순한 인식, 즉 '그곳에-존재-했었음'으로 해석된다. 지시대상과 우연적 또는 실존적으로 연결된 기호를 말하는 지표(index)는 사진의 본질로 인식된다. 이런 의미에서 회화는 도상(icon), 즉 지시대상과 닮음의 관계에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1990년대)으로 사진의 지표성이 무너졌지만, 어머니의 어린 시절이 담긴 온실사진은 아직 순수한 사진이 아니었나 짐작한다. 실재의 대상과 이미지로서의 대상을 가르는 놀라운 차이라는 사실로부터, 감정의 환원 불가능한 두 부류를 구별할 ..

누차 언급했지만, 내가 장 폴 사르트르의 『상상계』를 읽게 된 계기는 명확했다. 나는 롤랑 바르트가 『밝은 방: 사진에 관한 노트』(동문선, 2006)에서 언급한 '온실사진'의 의미가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그 의미는 존재에 대한 단순한 인식, 즉 '그곳에-존재-했었음'으로 해석된다. 지시대상과 우연적 또는 실존적으로 연결된 기호를 말하는 지표(index)는 사진의 본질로 인식된다. 이런 의미에서 회화는 도상(icon), 즉 지시대상과 닮음의 관계에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1990년대)으로 사진의 지표성이 무너졌지만, 어머니의 어린 시절이 담긴 온실사진은 아직 순수한 사진이 아니었나 짐작한다. 실재의 대상과 이미지로서의 대상을 가르는 놀라운 차이라는 사실로부터, 감정의 환원 불가능한 두 부류를 구별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