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태그의 글 목록 6개

스완네 집쪽으로: 달콤한 사탕

스완네 집쪽으로: 달콤한 사탕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민음사의 「스완네 집 쪽으로」으로는 두 권으로 갈무리된다. 첫 권은 (실제로는 초록 계통의 색이지만) 색이 바랜 탓인지 내게는 약간 헛구역질이 날듯한 민트색으로 보인다. 조금은 두려운 맛이지만 가끔 끌리는 날이 있는 색상이다. 특정한 색상의 이름만으로 맛이나 향을 나타내는 것이 더러 있다. 민트색도 그런 종류 가운데 하나이다. 민트의 향과 맛에 익숙해질 때쯤 나는 두 번째 색상, 그것도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보라색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이때가 벌써 2년 전 과거 얘기가 됐지만 말이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는다는 것은 도무지 그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끝도 없는 우물 속으로 뛰어드는 기분이다. 2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에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를 읽기 ..

민음사의 「스완네 집 쪽으로」으로는 두 권으로 갈무리된다. 첫 권은 (실제로는 초록 계통의 색이지만) 색이 바랜 탓인지 내게는 약간 헛구역질이 날듯한 민트색으로 보인다. 조금은 두려운 맛이지만 가끔 끌리는 날이 있는 색상이다. 특정한 색상의 이름만으로 맛이나 향을 나타내는 것이 더러 있다. 민트색도 그런 종류 가운데 하나이다. 민트의 향과 맛에 익숙해질 때쯤 나는 두 번째 색상, 그것도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보라색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이때가 벌써 2년 전 과거 얘기가 됐지만 말이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는다는 것은 도무지 그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끝도 없는 우물 속으로 뛰어드는 기분이다. 2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에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를 읽기 ..

스완네 집쪽으로: 몸짓

스완네 집쪽으로: 몸짓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글로 쓴 몸짓이다. 아직 첫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앞으로 인용할 문구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몸짓은 비언어를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신체 언어 혹은 보디랭귀지를 뜻한다. 우리는 언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곤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언어가 신체 언어이다.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목적보다 서로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 말을 한다. 말하는 것이 그저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면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국에서 열심히 보디랭귀지를 통해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줬으면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다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글로 쓴 몸짓이다. 아직 첫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앞으로 인용할 문구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몸짓은 비언어를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신체 언어 혹은 보디랭귀지를 뜻한다. 우리는 언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곤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언어가 신체 언어이다.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목적보다 서로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 말을 한다. 말하는 것이 그저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면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국에서 열심히 보디랭귀지를 통해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줬으면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다고..

스완네 집 쪽으로: 생틸레르 종탑이 사라지고 있다

스완네 집 쪽으로: 생틸레르 종탑이 사라지고 있다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광장 너머 하늘에는 예전에 성 루이 왕을 응시하였고, 지금도 바라보는 듯한 첨탑이 솟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틸레르 종탑이다. 종탑은 “우리 마을의 모든 일, 모든 시간, 모든 관점에 형태를 주고 완성하고 축성하는 것”**이다. 생틸레르 종탑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아팠다. 살아온 동안 생틸레르 종탑과 같은 것이 있었을까? 너무 어린 시절은 기억조차 없고 기억이 쌓일 때는 이미 도심 한 곳에 살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도심에서 오랜 기억을 품은 생틸레르 종탑과 같은 존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동인천 대한서림은 만나는 장소였다. 지금이야 손전화로 약속 장소가 담긴 지도를 보내주면 되지만, 손전화가 없던 시절은 누구나 알고 있고 찾기 쉬운 곳이 있었다. 만나는 장소가..

“광장 너머 하늘에는 예전에 성 루이 왕을 응시하였고, 지금도 바라보는 듯한 첨탑이 솟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틸레르 종탑이다. 종탑은 “우리 마을의 모든 일, 모든 시간, 모든 관점에 형태를 주고 완성하고 축성하는 것”**이다. 생틸레르 종탑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아팠다. 살아온 동안 생틸레르 종탑과 같은 것이 있었을까? 너무 어린 시절은 기억조차 없고 기억이 쌓일 때는 이미 도심 한 곳에 살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도심에서 오랜 기억을 품은 생틸레르 종탑과 같은 존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동인천 대한서림은 만나는 장소였다. 지금이야 손전화로 약속 장소가 담긴 지도를 보내주면 되지만, 손전화가 없던 시절은 누구나 알고 있고 찾기 쉬운 곳이 있었다. 만나는 장소가..

스완네 집 쪽으로: 비의지적인 기억의 힘

스완네 집 쪽으로: 비의지적인 기억의 힘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치 콩브레에는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두 층만이, 단지 저녁 7시만이 존재한다는 것처럼. 사실 누군가가 묻기라도 했다면, 콩브레에는 다른 것도 있고 다른 시간도 존재했다고 대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것은 단지 의지적인 기억, 지성의 기억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이런 기억이 과거에 대해 주는 지식은 과거의 그 어떤 것도 보존하지 않으므로 나는 콩브레의 다른 것에 대해서는 생각할 마음조차 없었던 것이다. 사실 내게 있어서 이 모든 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애써 기억한 의지적인 기억 그리고 우연히 다가온 비의지적인 기억. 문제는 의지적인 기억에 대한 경험은 있지만 비의지적인 기억에 대한 경험이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한..

“마치 콩브레에는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두 층만이, 단지 저녁 7시만이 존재한다는 것처럼. 사실 누군가가 묻기라도 했다면, 콩브레에는 다른 것도 있고 다른 시간도 존재했다고 대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것은 단지 의지적인 기억, 지성의 기억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이런 기억이 과거에 대해 주는 지식은 과거의 그 어떤 것도 보존하지 않으므로 나는 콩브레의 다른 것에 대해서는 생각할 마음조차 없었던 것이다. 사실 내게 있어서 이 모든 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애써 기억한 의지적인 기억 그리고 우연히 다가온 비의지적인 기억. 문제는 의지적인 기억에 대한 경험은 있지만 비의지적인 기억에 대한 경험이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한..

스완네 집 쪽으로: 나를 유혹하는 온갖 해석

스완네 집 쪽으로: 나를 유혹하는 온갖 해석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엄마는 자신의 목소리에서 언어의 강력한 분출을 방해할지도 모르는 모든 잔재주나 꾸밈을 추방하고, 마치 자신의 목소리를 위해 쓰인 것처럼 보이는 문장들, 말하자면 엄마의 감수성이라는 음역 안에 들어 있는 문장들에 적합한 온갖 자연스러운 다정함이나 넘쳐 흐르는 부드러움을 표현하려고 하셨다. 〔…〕 그리고 한 문장이 끝나면 다음 문장으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읽어 가면서, 길이가 다른 문장을 균등한 리듬으로 만들었고 그렇게도 평범한 산문에 일종의 감상적이고도 연속적인 생명을 불어넣으셨다.”* 가끔, 익히 알고 있는 것이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기호가 의미하는 것이라든지, 예술작품 같은 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을 했던 것이 하나 있어요. 일단, 끌려가보자. 익히 알고 있는 것이 나와도, 온갖 해석..

“엄마는 자신의 목소리에서 언어의 강력한 분출을 방해할지도 모르는 모든 잔재주나 꾸밈을 추방하고, 마치 자신의 목소리를 위해 쓰인 것처럼 보이는 문장들, 말하자면 엄마의 감수성이라는 음역 안에 들어 있는 문장들에 적합한 온갖 자연스러운 다정함이나 넘쳐 흐르는 부드러움을 표현하려고 하셨다. 〔…〕 그리고 한 문장이 끝나면 다음 문장으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읽어 가면서, 길이가 다른 문장을 균등한 리듬으로 만들었고 그렇게도 평범한 산문에 일종의 감상적이고도 연속적인 생명을 불어넣으셨다.”* 가끔, 익히 알고 있는 것이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기호가 의미하는 것이라든지, 예술작품 같은 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을 했던 것이 하나 있어요. 일단, 끌려가보자. 익히 알고 있는 것이 나와도, 온갖 해석..

스완네 집 쪽으로: 바니시 냄새

스완네 집 쪽으로: 바니시 냄새

보고 읽고 쓰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금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을 읽고 있습니다. 정말 온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한 장도 채 읽기 어렵더군요.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줄다리기를 한다고 할까요? 줄타기일 수 있겠네요. 같이하거나 혼자하거나 그런 차이겠죠. 로쟈 님이 쓰는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에서 프루스트 책 얘기를 읽었습니다. 제목에 엄청 공감했습니다. “잃어버린 표지를 찾아서” 왜 공감을 했냐면, 민음사가 출판한 책 표지, 그러니까 두툼하고 감성이 듬뿍 담긴 표지를 보고 ‘이건 꼭 사야겠다’ 싶었거든요. 그 얘기를 하시더군요. 게다가 다른 출판사 얘기도 있는데 처음엔 두툼한 표지를 쓰다가 일반 표지로 출판되어 아쉬운 마음을 제목에 담았나 봅니다. 로쟈 님 말씀처럼 민음사는 꼭, 반드시, 계속, 지금처럼 다른 의미로 소..

조금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을 읽고 있습니다. 정말 온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한 장도 채 읽기 어렵더군요.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줄다리기를 한다고 할까요? 줄타기일 수 있겠네요. 같이하거나 혼자하거나 그런 차이겠죠. 로쟈 님이 쓰는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에서 프루스트 책 얘기를 읽었습니다. 제목에 엄청 공감했습니다. “잃어버린 표지를 찾아서” 왜 공감을 했냐면, 민음사가 출판한 책 표지, 그러니까 두툼하고 감성이 듬뿍 담긴 표지를 보고 ‘이건 꼭 사야겠다’ 싶었거든요. 그 얘기를 하시더군요. 게다가 다른 출판사 얘기도 있는데 처음엔 두툼한 표지를 쓰다가 일반 표지로 출판되어 아쉬운 마음을 제목에 담았나 봅니다. 로쟈 님 말씀처럼 민음사는 꼭, 반드시, 계속, 지금처럼 다른 의미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