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태그의 글 목록 (3 Page) 67개

하루하루 적는 저널 글쓰기

하루하루 적는 저널 글쓰기

열정으로 찍은 사진, 냉정하게 적은 글

요즘 상당히 즐거운 작업을 하고 있다. 남들에겐 별스런 일일 게다. 예전에는 글을 많이 생산해서 다산왕으로 등극하고 싶었다. 질보다는 양이라고 할까? 아무래도 텅 빈 글 목록을 보면 이런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어느 정도 글을 채워 넣고 나니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 같은 글 또 써서 뭐하나?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글이 참 많다. 당시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옛 글을 찾아보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완성된 글은 없다’고 하지만 시작도 못한 글이 대부분이다. 부끄럽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널’의 본래 뜻이 생각났다. 하루하루 적는 기록.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한다. 날짜와 함께 요약 단어를 적어둔다. 이것을 묶..

요즘 상당히 즐거운 작업을 하고 있다. 남들에겐 별스런 일일 게다. 예전에는 글을 많이 생산해서 다산왕으로 등극하고 싶었다. 질보다는 양이라고 할까? 아무래도 텅 빈 글 목록을 보면 이런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어느 정도 글을 채워 넣고 나니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 같은 글 또 써서 뭐하나?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글이 참 많다. 당시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옛 글을 찾아보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완성된 글은 없다’고 하지만 시작도 못한 글이 대부분이다. 부끄럽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널’의 본래 뜻이 생각났다. 하루하루 적는 기록.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한다. 날짜와 함께 요약 단어를 적어둔다. 이것을 묶..

두 명의 수전 손택 그리고 수전 손택

두 명의 수전 손택 그리고 수전 손택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얼마 전, 수전 손택의 책을 책장에 나란히 놓았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돌려 보게 된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흡족하다. 내가 그녀의 글을 모두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그녀를 만났고 이해하려고 했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말하면 왠지 친근감이 느껴진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거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감정이 아닐까. 유형의 존재가 사라지고 무형의 존재로 돌아갔지만, 이렇게 다시 유형의 존재로 만날 수 있다는 신비감 때문이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1992)를 읽고 있어도 같은 신비감을 느낀다. 아마도 이것은 유년 시절, 내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애절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형의 존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착각 때문이..

얼마 전, 수전 손택의 책을 책장에 나란히 놓았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돌려 보게 된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흡족하다. 내가 그녀의 글을 모두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그녀를 만났고 이해하려고 했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말하면 왠지 친근감이 느껴진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거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감정이 아닐까. 유형의 존재가 사라지고 무형의 존재로 돌아갔지만, 이렇게 다시 유형의 존재로 만날 수 있다는 신비감 때문이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1992)를 읽고 있어도 같은 신비감을 느낀다. 아마도 이것은 유년 시절, 내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애절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형의 존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착각 때문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보고 읽고 쓰기/영화

일요일이면 한 주의 둘째 날이자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진다. 무거운 눈꺼풀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면 어김없이 남들이 자는 시간에 슬그머니 눈이 떠진다.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요일 오후 풍경인가 보다. 나도 모르게 손에 쥐어진 텔레비전 리모컨을 발견한다. 마침 흥미로운 영화가 막 시작을 했다. 《The Giver》라는 영화로 국내에서는 《더 기버 : 기억전달자》라는 제목으로 2014년 개봉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프 브리지스가 맡은 역할이 더 기버이다. 또렷한 정신으로 본 영화가 아니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초반은 흑백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천연색으로 변했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흑백에서 다시 천연색으로 변했던 것 같다. 최근에 본 영화 ..

일요일이면 한 주의 둘째 날이자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진다. 무거운 눈꺼풀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면 어김없이 남들이 자는 시간에 슬그머니 눈이 떠진다.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요일 오후 풍경인가 보다. 나도 모르게 손에 쥐어진 텔레비전 리모컨을 발견한다. 마침 흥미로운 영화가 막 시작을 했다. 《The Giver》라는 영화로 국내에서는 《더 기버 : 기억전달자》라는 제목으로 2014년 개봉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프 브리지스가 맡은 역할이 더 기버이다. 또렷한 정신으로 본 영화가 아니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초반은 흑백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천연색으로 변했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흑백에서 다시 천연색으로 변했던 것 같다. 최근에 본 영화 ..

그리스 장인들은 스냅 사진을 찍듯 순간을 포착했다.

그리스 장인들은 스냅 사진을 찍듯 순간을 포착했다.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쪼그리고 앉은 비너스〉를 보라. 방금 목욕을 마친 듯 몸을 살짝 옆으로 비틀면서 일어나려는 여신의 우연한 동작을 포착했다. 흔히 ‘원반 던지는 사람’이라 불리는 〈디스코볼로스〉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극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라면 이런 기묘한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스의 장인들은 이렇게 스냅사진을 찍듯 순간을 포착하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우연한 자세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길이를 일일이 표준화할 수는 없는 일. 때문에 그런 미세한 변화량을 처리하는 것은 예술가 개개인의 재량에 내맡겨졌다. 진중권,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휴머니스트, 2008, 24-25쪽 2016-4-7 사진가는 사진을 찍으면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작업, 그러니까 사진인화가..

〈쪼그리고 앉은 비너스〉를 보라. 방금 목욕을 마친 듯 몸을 살짝 옆으로 비틀면서 일어나려는 여신의 우연한 동작을 포착했다. 흔히 ‘원반 던지는 사람’이라 불리는 〈디스코볼로스〉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극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라면 이런 기묘한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스의 장인들은 이렇게 스냅사진을 찍듯 순간을 포착하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우연한 자세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길이를 일일이 표준화할 수는 없는 일. 때문에 그런 미세한 변화량을 처리하는 것은 예술가 개개인의 재량에 내맡겨졌다. 진중권,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휴머니스트, 2008, 24-25쪽 2016-4-7 사진가는 사진을 찍으면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작업, 그러니까 사진인화가..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하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하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우리가 지금보다 더 즐겁게 살아갈 방법을 알게 된다면,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 기뻐하는 기분 따위는 자기 자신 안에서 깔끔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타인에게 고통이 되는 것을 생각해내는 일도 아예 사라질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016-4-7 R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요즘은 어떤 얘기든지 R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몸은 이미 성년이지만 생각이나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다. R의 친구는 키가 190cm라고 하는데 전철 타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마 R이 친구에게 전철 타는 법을 가르쳐줘 이제 제법 수월하게 이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둘은 같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즐겁게 살아갈 방법을 알게 된다면,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 기뻐하는 기분 따위는 자기 자신 안에서 깔끔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타인에게 고통이 되는 것을 생각해내는 일도 아예 사라질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016-4-7 R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요즘은 어떤 얘기든지 R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몸은 이미 성년이지만 생각이나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다. R의 친구는 키가 190cm라고 하는데 전철 타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마 R이 친구에게 전철 타는 법을 가르쳐줘 이제 제법 수월하게 이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둘은 같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목표를 향해 쏘는 화살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목표를 향해 쏘는 화살

보고 읽고 쓰기/파편읽기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다 보니 이런 책이 힘이 된다.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도 들지만 주로 니체의 생각을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가 변용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쏘는 화살 비유에 우연은 어디에 속할지 궁금해진다. 2015-10-29 손택은 “진실은 균형”이라 말하면서 “진실의 반대인 불균형은 거짓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면, 니체의 불온함이 온당함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이해가 된다. 젊은 클라이스트가 독일 문학계의 원로 정치인이었던 괴테에게 보냈던 작품의 요소, 즉 저 원숙한 괴테가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을’ 정도로 괴테의 비위를 뒤틀리게 만들었던 요소―클라이스트의 희곡과 이야기들에서 드러나는 음울함, 히스테리, 불온한 의식, 고난에 대한 지독스러운 탐닉―가 바로 오늘날..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다 보니 이런 책이 힘이 된다.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도 들지만 주로 니체의 생각을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가 변용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쏘는 화살 비유에 우연은 어디에 속할지 궁금해진다. 2015-10-29 손택은 “진실은 균형”이라 말하면서 “진실의 반대인 불균형은 거짓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면, 니체의 불온함이 온당함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이해가 된다. 젊은 클라이스트가 독일 문학계의 원로 정치인이었던 괴테에게 보냈던 작품의 요소, 즉 저 원숙한 괴테가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을’ 정도로 괴테의 비위를 뒤틀리게 만들었던 요소―클라이스트의 희곡과 이야기들에서 드러나는 음울함, 히스테리, 불온한 의식, 고난에 대한 지독스러운 탐닉―가 바로 오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