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태그의 글 목록 (2 Page) 42개

김아타: 《Atta Kim: ON AIR》, 반성적 사유를 통한 시선

김아타: 《Atta Kim: ON AIR》, 반성적 사유를 통한 시선

보고 읽고 쓰기/책

〈Flower〉는 9·11, 홀로코스트의 아이스 기념비가 녹아내린 물을 1,000개의 세라믹 그릇에 담아서 거기에 새로운 생명인 꽃을 피워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ON AIR 프로젝트는 결국 예술이 과거를 치유하고 현재와 소통하며 미래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라는 내 신념에서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50〕 언 물, 차가움, 결정, 여름 등이 나열된다. ‘얼음’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이것 모두는 관념으로 규정된 것이다. 김아타는 물을 얼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비를 만든다. 그리고 녹는 데로 두었다. 얼음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무너트리고 요즘과 관계한다. 결국, 얼음은 미래를 향하는 생명꽃으로 승화되는 배양분이 된다. 옛날 상처가 녹아내..

〈Flower〉는 9·11, 홀로코스트의 아이스 기념비가 녹아내린 물을 1,000개의 세라믹 그릇에 담아서 거기에 새로운 생명인 꽃을 피워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ON AIR 프로젝트는 결국 예술이 과거를 치유하고 현재와 소통하며 미래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라는 내 신념에서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50〕 언 물, 차가움, 결정, 여름 등이 나열된다. ‘얼음’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이것 모두는 관념으로 규정된 것이다. 김아타는 물을 얼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비를 만든다. 그리고 녹는 데로 두었다. 얼음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무너트리고 요즘과 관계한다. 결국, 얼음은 미래를 향하는 생명꽃으로 승화되는 배양분이 된다. 옛날 상처가 녹아내..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여행법》, 꾹꾹 눌러 담은 자유에 또 다른 자유를 찾는 여행 출발 그때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여행법》, 꾹꾹 눌러 담은 자유에 또 다른 자유를 찾는 여행 출발 그때

보고 읽고 쓰기/책

헌책을 산다는 것은 옛 자국을 만나는 것이다. 자국은 책 앞표지나 글을 읽는 동안 셀 수 없이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남긴 자국을 찾을 수 없는 책도 만난다. 문학사상사에서 1999년 발행된 《하루키의 여행법》 처음 판이 그렇다. 아마도 곱게 책을 읽고 책꽂이에 놓아두다 헌책방 책꽂이에 놓이지 않았을까 싶다. 무려 16년 동안. “아니, 좀 여러 가지로 직접 보고 싶었지요. 그게 어디든, 실제 이 눈으로 보지 않고는 어떤 곳인지 모르지 않겠어요?”〔45〕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달 동안 멕시코에 머무르면서 ‘나는 왜 멕시코에 왔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서로에게 여행이라는 것은 떠난다는 뜻에서 같지만, 목적은 서로 다르다. 물론, 떠난다는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있겠지만. 하루키는 스스로 물..

헌책을 산다는 것은 옛 자국을 만나는 것이다. 자국은 책 앞표지나 글을 읽는 동안 셀 수 없이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남긴 자국을 찾을 수 없는 책도 만난다. 문학사상사에서 1999년 발행된 《하루키의 여행법》 처음 판이 그렇다. 아마도 곱게 책을 읽고 책꽂이에 놓아두다 헌책방 책꽂이에 놓이지 않았을까 싶다. 무려 16년 동안. “아니, 좀 여러 가지로 직접 보고 싶었지요. 그게 어디든, 실제 이 눈으로 보지 않고는 어떤 곳인지 모르지 않겠어요?”〔45〕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달 동안 멕시코에 머무르면서 ‘나는 왜 멕시코에 왔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서로에게 여행이라는 것은 떠난다는 뜻에서 같지만, 목적은 서로 다르다. 물론, 떠난다는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있겠지만. 하루키는 스스로 물..

이상엽: 《이상엽의 실크로드탐사》, 헌책방에서 만난 젊은 날의 자국

이상엽: 《이상엽의 실크로드탐사》, 헌책방에서 만난 젊은 날의 자국

보고 읽고 쓰기/책

역사를 알지 못하니 백여 장의 사진을 보고 어찌 느낄지 두려움이 앞선다. 요즘 이상엽의 책을 자주 접하고 있다. 마음먹고 찾는 건 아닌데 도서관이나 서점, 헌책방에서 눈에 띈다. 타인의 마음도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은 나도 알 수 없나 보다. 이 책은 헌책방에서 우연히 만났다. 책장에 꽂혀 있는 많은 사진집 중 일본 작가 사진집을 구해 볼 생각으로 뒤지던 중 맨 위에 놓여있었다. 이렇게 만나고 보니 우연치고는 기막히다. 그럼에도 방대한 역사 얘기에 두려운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며칠 후) 중국은 말라카가 인근의 왕국들과 교역할 상품을 저장하기 가장 좋은 장소라 판단했다. 당시 정화함대가 이 곳 멀라카에서 했던 일을 중국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 곳에는 큰 강이 있고 강에는 나무다리가 있다. ..

역사를 알지 못하니 백여 장의 사진을 보고 어찌 느낄지 두려움이 앞선다. 요즘 이상엽의 책을 자주 접하고 있다. 마음먹고 찾는 건 아닌데 도서관이나 서점, 헌책방에서 눈에 띈다. 타인의 마음도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은 나도 알 수 없나 보다. 이 책은 헌책방에서 우연히 만났다. 책장에 꽂혀 있는 많은 사진집 중 일본 작가 사진집을 구해 볼 생각으로 뒤지던 중 맨 위에 놓여있었다. 이렇게 만나고 보니 우연치고는 기막히다. 그럼에도 방대한 역사 얘기에 두려운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며칠 후) 중국은 말라카가 인근의 왕국들과 교역할 상품을 저장하기 가장 좋은 장소라 판단했다. 당시 정화함대가 이 곳 멀라카에서 했던 일을 중국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 곳에는 큰 강이 있고 강에는 나무다리가 있다. ..

최종규: 『사진책과 함께 살기』, 사진 찍기와 사진 담기의 의미

최종규: 『사진책과 함께 살기』, 사진 찍기와 사진 담기의 의미

보고 읽고 쓰기/책

1 내 사진기에 담기는 사람들을 꾸밈없이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피사체가 되는 이들이 사진기 앞에서 절레절레 손을 젓’습니다. 느낌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조금도 훌륭하지 못한 사진만 쏟아집니다. ‘나와 너’가 없이 ‘빼앗는 사진’만 태어납니다. 내가 너를 섬기면서 나와 마찬가지로 섬겨야할 이웃을 느끼는 가운데 사진으로 다독여야 할 텐데, 나부터 나를 섬기지 않고 마구 굴리니까, 나부터 내 몸을 가꾸는 밥이 무엇이고 내 마음을 살찌우는 책이 무엇인지를 알아채지 못하니까, 나부터 내 눈길을 틔우는 사진이란 무엇이며, 내 마음결을 어루만지는 넋과 얼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를 붙잡지 못하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사진만 수두룩합니다. 현실을 등진 사진, 현실을 나 몰라라 하는 사진, 현실 앞에서 팔짱만 끼는 사진이..

1 내 사진기에 담기는 사람들을 꾸밈없이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피사체가 되는 이들이 사진기 앞에서 절레절레 손을 젓’습니다. 느낌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조금도 훌륭하지 못한 사진만 쏟아집니다. ‘나와 너’가 없이 ‘빼앗는 사진’만 태어납니다. 내가 너를 섬기면서 나와 마찬가지로 섬겨야할 이웃을 느끼는 가운데 사진으로 다독여야 할 텐데, 나부터 나를 섬기지 않고 마구 굴리니까, 나부터 내 몸을 가꾸는 밥이 무엇이고 내 마음을 살찌우는 책이 무엇인지를 알아채지 못하니까, 나부터 내 눈길을 틔우는 사진이란 무엇이며, 내 마음결을 어루만지는 넋과 얼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를 붙잡지 못하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사진만 수두룩합니다. 현실을 등진 사진, 현실을 나 몰라라 하는 사진, 현실 앞에서 팔짱만 끼는 사진이..

빔 벤더스: 『한번은,』, 사진의 개인 혹은 대중적 사용

빔 벤더스: 『한번은,』, 사진의 개인 혹은 대중적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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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진은 모호하다. 글은 모호함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은 글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에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다. 구체적으로 ‘사진을 위한 설명’이 아닌 ‘설명을 위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읽힌 사진은 이미 정해진 시선으로 바라볼 일만 남게 된다. 고정된 ‘사진 읽기’는 대상의 상(像) 혹은 지시만을 남긴다. 존 버거는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에서 고정된 ‘사진 읽기’를 역사와 동치 시킨다. 즉, 결정된 관념 혹은 영원한 의미로서의 ‘사진 읽기’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함을 언급했다. 저항의 하나로 존 버거와 장 모르가 시도한 것은 짧은 서문과 함께 일련의 사진들을 나열한 「만일 매 순간에…」이다. 그들은 이런 시도가 핵심적인 언어적 표현이나 줄거리..

1 사진은 모호하다. 글은 모호함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은 글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에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다. 구체적으로 ‘사진을 위한 설명’이 아닌 ‘설명을 위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읽힌 사진은 이미 정해진 시선으로 바라볼 일만 남게 된다. 고정된 ‘사진 읽기’는 대상의 상(像) 혹은 지시만을 남긴다. 존 버거는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에서 고정된 ‘사진 읽기’를 역사와 동치 시킨다. 즉, 결정된 관념 혹은 영원한 의미로서의 ‘사진 읽기’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함을 언급했다. 저항의 하나로 존 버거와 장 모르가 시도한 것은 짧은 서문과 함께 일련의 사진들을 나열한 「만일 매 순간에…」이다. 그들은 이런 시도가 핵심적인 언어적 표현이나 줄거리..

권철: 『가부키초』, 다시 생각나는 잊혀진 몽(夢)

권철: 『가부키초』, 다시 생각나는 잊혀진 몽(夢)

보고 읽고 쓰기/책

“집에서 가부키초까지는 달려서 5분 거리. 가부키초 촬영을 시작할 무렵에는 화재도 취재했다. […] 2001년 기타 신주쿠에서 일어난 아파트 화재 때 불에 탄 시신을 촬영하고부터는 그때까지의 촬영 스타일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보도사진의 세계에서는 ‘사람들을 귀찮게 할수록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라고 말하지만 그런 촬영 스타일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자문하게 되었다.” ― 「긴박한 취재현장」, 84 쪽. 사진가 권철은 첫 꼭지에서 환락가의 풍경을 비교적 담담하게 소개 한 후 다음 꼭지에서는 경찰과 마약상의 쫓고 쫓기는 장면, 야쿠자와 흑인과의 거리 싸움 등을 밀착 취재해 소개한다. 세 번째 꼭지에서는 넓은 시야를 통해 ‘가부키초’의 탄생부터 문화적 측면을 돌아보고 네 번째 꼭지에서는 그가 그..

“집에서 가부키초까지는 달려서 5분 거리. 가부키초 촬영을 시작할 무렵에는 화재도 취재했다. […] 2001년 기타 신주쿠에서 일어난 아파트 화재 때 불에 탄 시신을 촬영하고부터는 그때까지의 촬영 스타일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보도사진의 세계에서는 ‘사람들을 귀찮게 할수록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라고 말하지만 그런 촬영 스타일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자문하게 되었다.” ― 「긴박한 취재현장」, 84 쪽. 사진가 권철은 첫 꼭지에서 환락가의 풍경을 비교적 담담하게 소개 한 후 다음 꼭지에서는 경찰과 마약상의 쫓고 쫓기는 장면, 야쿠자와 흑인과의 거리 싸움 등을 밀착 취재해 소개한다. 세 번째 꼭지에서는 넓은 시야를 통해 ‘가부키초’의 탄생부터 문화적 측면을 돌아보고 네 번째 꼭지에서는 그가 그..

존 버거와 장 모르: 『말하기의 다른 방법』, 반(半)언어로서의 사진의 의미

존 버거와 장 모르: 『말하기의 다른 방법』, 반(半)언어로서의 사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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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와 장 모르의 사진에 관한 것 존 버거와 장 모르의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 서문에는 이 책이 어떤 의미로 제작되었는지에 대해 잘 말하고 있다.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산악지방에 사는 농부들의 생활을 담은 사진집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사진에 관한 것이다. 즉, 오늘 날에 만연한 사진이라는 것의 의미와 활용에 대해 답을 찾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목적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첫 번째 목적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총 5부 중 2부의 에세이는 존 버거의 다른 책, 『보는 방법』(1972)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두 번째 목적에 부합되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먼저 장 모르..

존 버거와 장 모르의 사진에 관한 것 존 버거와 장 모르의 『말하기의 다른 방법』(1982) 서문에는 이 책이 어떤 의미로 제작되었는지에 대해 잘 말하고 있다.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산악지방에 사는 농부들의 생활을 담은 사진집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사진에 관한 것이다. 즉, 오늘 날에 만연한 사진이라는 것의 의미와 활용에 대해 답을 찾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목적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첫 번째 목적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총 5부 중 2부의 에세이는 존 버거의 다른 책, 『보는 방법』(1972)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두 번째 목적에 부합되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먼저 장 모르..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비틀린 시선.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비틀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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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림의 독자성은 그림이 걸려 있던 장소가 지닌 독자성의 한 부분이었다. 때로는 그림을 다른 데로 옮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그림을 두 장소에서 동시에 볼 수는 없었다. 카메라가 어떤 그림을 복제하면, 그 이미지의 독자성은 파괴된다. 그 결과 그 이미지의 의미는 변화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의미가 여러 가지로 늘어나고 많은 의미들로 조각조각 나누어진다.〔24, 25〕 존 버거가 첫 장 마지막 부분에 언급 하였듯이 위 생각은 발터 벤야민의 글, 《기계 복제 시대의 미술작품》에서 빌려 왔다. 기계 복제를 통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원본과 유사한 복제품을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이런 의미에서 처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비록, 많은 구경꾼이 새로운 경험에 황홀해했지만, 그 뒤편에는 또 다른 의미가 내포되었던..

모든 그림의 독자성은 그림이 걸려 있던 장소가 지닌 독자성의 한 부분이었다. 때로는 그림을 다른 데로 옮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그림을 두 장소에서 동시에 볼 수는 없었다. 카메라가 어떤 그림을 복제하면, 그 이미지의 독자성은 파괴된다. 그 결과 그 이미지의 의미는 변화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의미가 여러 가지로 늘어나고 많은 의미들로 조각조각 나누어진다.〔24, 25〕 존 버거가 첫 장 마지막 부분에 언급 하였듯이 위 생각은 발터 벤야민의 글, 《기계 복제 시대의 미술작품》에서 빌려 왔다. 기계 복제를 통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원본과 유사한 복제품을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이런 의미에서 처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비록, 많은 구경꾼이 새로운 경험에 황홀해했지만, 그 뒤편에는 또 다른 의미가 내포되었던..